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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화 속 잃어버린 전통 소중함 기억하길"

  • 인터뷰
  • 입력 2017.06.20 12:23
  • 수정 2017.06.20 16:19
  • 댓글 1

'오불도' 기증 마티엘리 부부…6월20일 자승 스님 예방해 환담

▲ 로버트 마티엘리(Robert Mattielli)씨.

“근대화가 진행되면서 소중한 전통을 잃는 것은 세계적으로 공통된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린 시절 근대화와 더불어 쉽게 버려지는 전통 공예품들을 보며 매우 안타까웠습니다. 1960~80년대 한국에서도 이와 같은 일이 반복됐습니다. 한국에서 지내던 시절 전통을 보전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인사동 가게에서 공예품들을 많이 구입했습니다. 송광사 '오불도'도 그중의 하나입니다.”

송광사 성보문화재 ‘오불도’를 조건 없이 기증한 마티엘리(Mattielli) 부부가 6월20일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예방해 근대화 속 사라져간 전통에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로버트 마티엘리(92)씨는 “오불도의 아름다움을 더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포틀랜드 박물관에 기탁한 상황에서 도난성보라는 것이 밝혀졌고 한국으로 바로 반환할 수 있어 정말 다행”이라며 “문화재는 원래자리로 돌아갔을 때 가장 가치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마침내 '오불도'가 제자리를 찾게 돼 정말 기쁘다”며 “소장했던 20여년의 시간동안 ‘오불도’의 아름다움을 충분히 감상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958년부터 30여년 동안 한국에서 생활한 마티엘리씨는 “서울은 제2의 고향과 같다”며 “미8군부대에서 공예미술품관리를 하며 자연스럽게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대화 과정에서 가치절하 된 전통을 돌아보며 한국사회에서 잃어버린 가치들을 찾을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자승 스님은 “오불도를 잘 관리·보관해 기증해 준 마티엘리 부부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와 같은 환지본처의 사례가 드문 만큼 문화재 환수의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티엘리 부부는 1970년 초 서울의 한 골동품점에서 ‘오불도’를 처음 발견하고 구입했다. 그 당시 오불도는 형체를 알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된 상태였으나 1985년 마티엘리 부부가 미국으로 돌아가 보전처리를 한 뒤 2014년 포틀랜드 박물관에 기탁했다. 문화재청 소속 국립문화재연구소가 2014년 7월 ‘오불도’가 도난성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포틀랜드박물관(관장 Brian J.Ferriso) 측에 이를 알렸고 마티엘리 부부가 반환에 적극 동의하면서 12월14일 송광사 성보박물관에 이운됐다.

이번 ‘오불도’ 환수는 조계종·문화재청·원소장처(송광사)·기증자(마티엘리 부부)·기탁 박물관(포틀랜드박물관)의 협업으로 이뤄낸 성과다. 특히 성보문화재를 기반으로 한국과 미국, 송광사와 포틀랜드박물관 간의 지속가능한 문화교류 초석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해외 유출 불교문화재 환수의 모범사례를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자승 스님은 “오불도를 잘 관리·보관해 기증해 준 마티엘리 부부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이와 같은 환지본처의 사례가 드문 만큼 문화재 환수의 선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티엘리 부부는 6월23일 송광사성보박물관(관장 고경 스님)에서 열리는 ‘오불도 학술대회’ 및 특별전에 참석한 후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 송광사 성보문화재 ‘오불도’를 조건 없이 기증한 산드라, 로버트 마티엘리 부부가 브라이언 페리소 포틀랜드 박물관장, 메리베스 그레이빌 포틀랜드 박물관 큐레이터와 함께 6월20일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예방했다.

[1397호 / 2017년 6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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