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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노원구불교사암연합회

새해부터 지역민과 함께하는 ‘친근한 불교’

▲ 노원구불교사암연합회가 노원구청 후원으로 매년 1월1일 새벽 불암산 중턱 헬기장에서 진행하는 해맞이 행사. 20년 넘는 세월동안 꾸준히 지속해 오다보니 이제 노원구 주민들에게는 빼놓을 수 없는 새해맞이 풍습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 노원구 주민들은 매년 1월1일 일출을 손꼽아 기다린다. 새해 첫 일출에 의미를 부여하는 마음이야 전국 모든 지역이 다르지 않겠지만, 노원구 주민들에게는 조금 남다른 기대감이 더해진다. 매년 1월1일 새벽, 다른 지역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노원구만의 특별한 새해맞이 행사가 열리기 때문이다. 바로 노원구불교사암연합회(회장 선묵혜자 스님, 도안사 주지)가 주최·주관하고 노원구청에서 후원하는 ‘불암산 해맞이 행사’다.

매년 20여년간 ‘해맞이 행사’
종교 넘어선 주민 축제의 장
지역사회 소통에 남다른 관심
사찰 30여곳…침체 분위기도
“자비나눔 행사 정례화하기로”

자칫 놓치면 1년 내내 아쉬움을 달랠 만큼 주민들 사이에서는 새해를 맞는 특별한 풍속으로 완전히 정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노원구 주민들이 1월1일 새벽이 되면 약속이나 한 듯 불암산 중턱 작은 헬기장에 옹기종기 모여드는 이유다. 

불암산 해맞이 행사는 노원구청에서 후원하기 훨씬 전부터 진행됐다는 게 지역 불자들의 설명이다. 애초 지역 사찰들이 신도와 지역주민들을 위해 마음을 모아 마련한 행사로 출발했기 때문이다.

노원구사암연합회 소속 한 스님은 “22년 전 연합회 소임을 처음 맡았을 때도 이미 해맞이 행사가 열리고 있었으니 역사로 보면 상당히 오랜 기간인 셈”이라며 “노원구 주민들과 일상적인 약속처럼 매년 빠뜨리지 않고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불교계 입장에서도 남다른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오랜 세월 해맞이 행사를 채워온 다채로운 프로그램 중에서도 백미는 단연 사암연합회가 진행하는 ‘기원문 낭독’이다. 새해 국가와 가정, 개인의 무사평안을 발원하는 노원구사암연합회의 애틋한 마음이 듬뿍 담긴 기원문인 만큼, 종교를 떠나 주민들에게 호응도가 높다.

여기에 오케스트라 연주 등 각종 문화행사, 구청장의 새해 덕담, 노원문인협회의 축시 낭송과 등 띄우기, 박 터뜨리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매년 새로운 재미를 더한다는 평가다.

행사의 마무리는 학도암에서의 떡국 공양이다. 매년 참여 인원이 적지 않은만큼 떡국을 대중공양 한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만, 지역민을 위해 회향한다는 취지에서 꾸준히 지속되고 있다.

결국 지난 세월 해맞이 행사가 그 특별함을 유지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지역주민들과 함께하기 위한 노원구불교사암연합회의 남다른 노력에 기반한 셈이다.

사실 노원구는 예로부터 ‘절골’이라 불릴 만큼 사찰이 많았다. 그러나 세월이 흐르면서 그 위상도 퇴색됐다. 대다수 사찰이 산중에 위치하다보니 현실적으로 지역사회와의 유대감을 지속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노원구는 전체 인구의 15% 이상이 국민기초수급자를 포함한 저소득 주민이며 장애인과 노인인구의 비율도 다른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다. 먹고 살기 바쁜 이들을 부처님 품으로 이끌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여기에 크고 작은 교회와 성당, 무속이나 점집 등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면서 지역사회 내 불교의 존재감은 서서히 약해져가고 있다는 우려가 많다.

현재 사암연합회에 가입한 사찰 수는 30여곳 가량. 실제로 회비를 내거나 활동하는 사찰 수는 반절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분기별 정기회의 및 정기 행사를 통해 지역사회를 위한 마음을 모아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연합회가 어려운 와중에도 해맞이 행사를 비롯해 신년하례법회, 봉축 연등달기, 연말 자비나눔 등 최소한의 활동을 이어가는 이유는 단 하나, ‘지역 사회와 함께하는 불교’가 되기 위함이다.

개별 사찰이 진행하는 나눔 사업에 남다른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불교 위상 강화를 위한 복안이다. 대표적으로 도안사가 매년 지역 어르신을 초청해 여는 경로잔치는 올해로 37년째 지속되고 있으며 여기에 사암연합회도 조금이나마 마음을 보태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안사 주지 선묵혜자 스님이 올해 사암연합회 회장 소임을 맡게 되면서 어르신을 대상으로 한 자비나눔 행사가 보다 확대될 것이란 기대도 적지 않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지역주민을 향한 자비의 끈을 놓지 않은 노원구사암연합회. 그 작지만 묵직한 원력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지는 이유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화합 기반으로 지역사회 나눔 확대”

노원구사암연합회장 선묵혜자 스님

 

 
“노원지역의 불교 활성화를 꾀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사암연합회 소속 사찰간 결속력을 증대해 보다 적극적인 활동을 이끌어낼 필요가 있습니다. 어려운 여건이지만 지역 사찰들이 마음을 모아 지역사회 내 불교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노원구불교사암연합회장 선묵혜자<사진> 스님의 다짐이다. 스님은 올해부터 회장 소임을 맡아 노원구불교사암연합회를 이끌게 됐다.

열악한 여건에서 지역불교 활성화를 위한 과제가 산적해 있다는 마음에 고민도 깊다. 이에 반해 지역 불교계는 신임 회장 스님을 향한 높은 기대감에 들뜬 모습이다. ‘108산사순례회’를 이끌며 신행문화의 새 역사를 만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다소 침체된 지역불교에도 새 바람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선묵혜자 스님은 새로운 사업의 확장이나 획기적인 변화를 얘기하기 보다는 기본과 원칙을 강조했다. 바로 화합과 지역사회 회향이다.

스님은 “불교가 지역사회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중생구제라는 불교 본연의 역할을 항상 염두에 두고 어려운 이웃들을 향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며 “현재 사암연합회 차원에서 비정기적으로 진행해 온 나눔 행사를 올해 연말부터는  정례화해 소외이웃을 위한 연탄나눔 등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노원구에 위치하고 있는 서울시 마지막 판자촌 ‘백사마을’을 염두에 둔 것으로, 자비나눔 행보를 통해 지역사회 내 불교의 위상을 높이고 어려운 이웃을 보듬는 종교 본연의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복안이다.

강북의 대치동으로 일컬어질 만큼 교육열이 높고 청소년 수가 많은 지역 특성을 반영해 젊은 세대를 위한 지원활동도 고민하고 있다.

스님은 “도안사 경로잔치를 진행하면서 청소년을 위한 장학금을 함께 지원하는 이유는 그들이 곧 미래사회를 지탱하는 힘이 되기 때문”이라며 “불교 또한 젊은 세대와의 교류 및 그들을 향한 지원활동을 지속적으로 이어갈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스님은 “무엇보다 각 사찰의 활동을 이끌어 사암연합회의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이를 위해 소속 사찰에 실질적으로 도움을 될 수 있는 사암연합회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산중사찰이 불가피하게 점유하고 있는 국유림 문제 등 각 사찰의 민원을 소상히 들어 살피고 사암연합회 차원에서 가능한 지원을 검토하겠다는 방침이다. 종단 간 차별없는 화합의 분위기를 고취해 나가겠다는 약속도 함께했다.

스님은 “마음이 모인다면 못 할 일이 없다”며 “그동안 연합회를 이끌어 온 회장스님들의 원력을 잇는다는 생각으로 한 번에 새롭게 바뀌는 극단적인 변화보다는 주어진 여건에서 조금씩 발전해 나가는 방식으로 사암연합회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397호 / 2017년 6월 2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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