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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사랑 체험을 자라게 하는 빛 명상

기자명 재마 스님

태양에 가까운 빛을 몸·마음으로 초대하기

지난 한 주 1분에서 10분 정도의 시간을 갖고 고마움의 들숨과 사랑의 날숨을 통해 사랑스런 느낌을 많이 체험하셨는지요? 의도를 갖고 온갖 미디어, 특히 핸드폰을 손에서 내려놓고 거리를 둬본 경험은 어떠셨는지요? 친절한 사랑(Loving-Kindness)의 손길은 여러분의 통각을 둔감하게 만들었는지요? 행복하셨으리라 상상하니 저도 기쁨의 미소를 살짝 짓습니다.

태양은 비로자나 부처님의
중생 향한 사랑과 돌봄 상징
부처님의 친절한 사랑의 빛
온 존재로 받는 명상에 행복

이번 주는 빛 명상의 세계로 여러분을 초대하고자 합니다. 태양에 가까운 빛을 우리의 몸과 마음으로 초대하는 명상입니다. 대승 경전 ‘대일경’에서는 비로자나(Vairocana)를 태양의 별명이라 하고, 붓다의 법이 인격화하여 우리를 양육하는 큰 태양(大日, Mahā-vairocana)으로 비유하며 이를 비로자나불(Vairocanabu ddha)이라고 합니다.

‘대일경’에서 태양은 방향성과 안과 밖, 낮과 밤의 구별을 가지고 빛을 비추지만 붓다의 지혜의 빛은 모든 곳에 두루두루 비추기 때문에 방향성이나 안과 밖, 낮과 밤의 구별을 넘어서 모든 어둠을 밝힌다고 합니다. 또한 태양은 모든 초목, 만물을 키워내고 자라게 해서 열매를 맺게 하는 것처럼, 붓다의 자비의 덕은 사람들의 근기와 업력에 따라 세간과 출세간의 성취를 일구어내고 피어나게 한다고 합니다. 나아가 태양은 어둠과 비바람과 먹구름이 몰려와도 다시 빛을 비추듯이, 중생을 완전한 행복으로 이끌려는 붓다의 대자대비의 덕도 중생의 무명과 번뇌의 구름을 걷히게 한다고 설합니다.  

태양은 바로 이러한 비로자나붓다의 중생에 대한 사랑과 돌봄을 상징합니다. ‘법화경’에서는 영산(靈山)에서 설법을 마치신 붓다께서 삼매에 들었을 때 미간의 백호에서 빛이 나와 동방의 1만8천 국토를 밝히셨다고 합니다. 이번 주는 감각과 상상력을 함께 활용하여 붓다의 광명을 받아들여 사랑과 돌봄을 체험하는 명상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우선 방해를 받지 않을 고요한 장소를 마련해봅니다. 만약 그렇지 못하다면 폰을 잠시 꺼놓고 눈을 감습니다. 호흡을 두세 번 천천히 깊게 들이쉬고 내쉬면서 몸의 긴장을 내려놓습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에게 필요한 아침에 떠오르는 둥근 태양이나 편안한 빛을 상상해봅니다.

만약 더 가능하다면 나로부터 1미터 정도 앞에 사랑과 연민이 가득한 붓다께서 앉아계신다고 상상합니다. 그 붓다의 미간에서 친절한 사랑의 환한 빛이 계속 흘러나오고 있음을 상상해봅니다. 그 빛이 나와서 나의 이마나 정수리로 스며들어오는 것을 상상합니다.

먼저 나의 양 미간 사이로 그 밝고 따뜻한, 친절한 사랑의 빛이 스며들어와 오른쪽, 왼쪽 눈과 양 볼을 거쳐 코와 콧구멍, 입과 혀, 치아와 턱관절 등 얼굴 앞면의 감각기관을 골고루 환하게 비추고 따뜻하게 돌보는 것을 느껴봅니다. 그리고 양 귀 속을 지나 뇌의 안쪽 시신경들이 자리한 시상하부를 거쳐 우뇌와 좌뇌를 환하게 비추어 친절한 사랑이 피어나게 하는 것을 느껴봅니다. 그 뒤 뇌와 척수를 이어주는 뇌간과 뇌척수를 타고 목뼈에서부터 등·허리뼈를 타고 꼬리뼈까지 척추를 환하게 비추고 따뜻하게 흐르는 사랑을 상상해봅니다. 또한 뇌척수액이 환하고 친절한 사랑의 빛으로 림프선과 임파선, 혈관을 따라 온몸으로 따뜻하게 흐르는 것을 느껴봅니다.

이때 따뜻하고 친절한 사랑의 빛이 나의 모든 어둠과 아픔과 좌절과 무기력, 외로움을 환하게 비춘 뒤 밝고 따뜻한 사랑으로 가득하게 하는 것을 상상해봅니다. 혈관을 흐르는 혈액들이 더 활기차고, 림프와 임파액에서 건강한 면역력들이 깨어나 나의 온 장기들로 따뜻하고 환하게 흘러들어가는 것을 상상합니다. 온 몸과 마음의 상처가 치유되고, 좌절과 무기력이 힘을 얻으며 온 존재가 사랑의 빛으로 가득함에 머물러봅니다.

자신의 몸과 마음이 환한 빛과 사랑으로 가득하게 되면 가까운 이에게 이 친절한 사랑의 빛을 비추어주는 상상으로 명상을 마무리합니다. 이 붓다의 친절한 사랑의 빛을 온 존재로 받아들이는 명상으로 행복한 한 주 되시기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재마 스님 jeama3@naver.com


[1398호 / 2017년 7월 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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