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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래던 부처님 있는 도량서 만난 ‘치유’

[처음 만나는 여름, 템플스테이] 제천 덕주사

▲ 덕주사 입구에서 마애불로 향하는 길은 명상코스로도 손색이 없다. 월악산국립공원의 청정한 자연도 덕주사 템플스테이만의 자랑이다.

부처님으로 한을 달래던 도량이다. 충북 제천 월악산 덕주사(주지 보림 스님) 마애불에 애절한 이야기 한 토막이 서렸다. 이 절이 간직한 치유의 힘을 단박에 보여준다. 이 산사서 하룻밤이 특별한 이유도 여기 있다.

신라 덕주 공주가 마애불 조성
국립공원 품은 천혜 자연환경
‘비움·채움’ 템플스테이 주목

신라의 마지막 공주 덕주는 오빠 마의태자와 함께 금강산으로 향했다. 고국은 새롭게 일어서는 고려에 복속됐다. 덕주는 신라를 이끌어야 할 태자가 나라를 등져야만 하는 현실이 아팠다. 피난길에 오른 태자의 뒷모습에 속울음 삼키기도 했다. 남매는 문경 하늘재서 하룻밤을 신세졌다. 신기하게도 같은 꿈을 꿨다. 남매는 “북두칠성이 마주 보이는 자리에 영봉을 골라 마애불을 이루면 중생들에게 자비를 베풀 수 있다”는 관세음보살의 전언에 지금의 월악산 주봉인 영봉으로 향했다. 하지만 태자는 불사의 끝을 보지 않고 금강산으로 떠났다.

못내 그리웠던 덕주가 새기던 마애불 얼굴이 태자를 닮아갔다. 마애불은 왕권을 계승하지 못한 비련의 주인공인 태자를 향한 그리움으로 형상화 됐다. 덕주는 그렇게 망국의 한과 오라버니를 향한 그리움을 달랬다. 마의태자는 뒤늦게 마애불 바라보는 미륵석불을 조성했고, 미륵세계사 석불입상으로 남겨져 있다.

덕주사에는 마의태자와 덕주공주의 전설이 살아 쉼 쉬고 있다. 마애불이 증거다. 신라 진평왕 9년(586) 당시 월형산 월악사였지만 덕주공주가 높이 15m 마애여래입상(보물 제406호)을 조성한 이후 산은 월악산으로, 절은 덕주사로 불리게 됐다.

이 덕주사가 올해부터 ‘힐링, 비움과 채움’을 테마로 템플스테이를 진행하고 있다. 한국불교문화사업단의 지정을 앞둔 예비운영사찰이지만 벌써부터 입소문을 타고 있다. 상반기 누적 참가자가 500명을 훌쩍 넘었다. 이유가 뭘까.

 
무엇보다 마애불로 향하는 길이 일품이다. 덕주사 입구에서 가파른 돌길 따라 1.6km를 30~40분 정도 천천히 오르면 덕주공주가 새긴 마애불을 친견할 수 있다. 길 도중에 만나는 수많은 돌탑들도 낯선 신선함을 안겨 준다. 마애불로 가며 걷기명상을 할 수 있고, 중간 쉼터에서 잠시 명상도 가능하다. 월악산국립공원이라는 청정한 자연도 한 몫 거든다. 곳곳이 짙은 녹음으로 빛난다. 시원한 바람 몇 줄기가 덕주사를 지나면 여름 무더위도 한 풀 꺾인다. 국립공원 자연탐방로는 산책길로 그만이다. 여기에 사찰 고유의 문화도 체험할 수 있으니 기쁨도 두 배다. 

덕주사 주지 보림 스님은 “지치고 외로운 기억을 모두 비우고 고즈넉한 산사와 자연 안에서 행복의 씨앗을 찾아 새로운 삶의 에너지를 채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부처님 가르침으로 한과 그리움을 치유했던 역사와 천혜의 자연을 머금은 덕주사가 템플스테이 참가자를 기다린다. 043)653-1773

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399호 / 2017년 7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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