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퇴촌 나눔의집(관장 원행 스님)에 거주하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김군자 할머니가 7월23일 오전 8시4분 나눔의집에서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이로써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38명 중 생존자는 37명으로 줄었다.
1926년 강원도 평창군에서 태어난 김군자 할머니는 1942년 중국 지린성 훈춘 위안소로 강제동원됐다. 몇 번의 탈출 시도는 실패했고 저항하다 맞아 왼쪽 고막이 터져 평생 왼쪽 귀가 들리지 않았다. 해방 후 38일을 걸어 함경북도 성진에 도착한 할머니는 위안소로 동원되기 전 결혼을 약속한 남자와 재회했다. 남자집안의 반대에 남자는 자살을 택했고 할머니는 임신한 채 월남했지만 아이도 5개월 만에 숨졌다.
이후 홀로 생활하던 할머니는 1998년 나눔의집에 입소했다. 정부에서 받은 보상금 중 1억원을 아름다운재단에, 1억5000만원을 퇴촌 성당에 장학금으로 기부했다. 2007년에는 미국 하원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청문회에 나가 위안부의 참상을 증언했다.
김군자 할머니는 “하루에 40여명을 상대로 성노리개가 되어야 했고 죽지 않을 만큼 맞아서 고막이 터졌다”고 위안소 생활을 기억했다. 평소 “살아있는 동안 일본 정부로부터 공식 사과와 정당한 배상을 받는 것이 소원”이라며 “배상을 받으면 모두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말해왔다.
빈소는 성남시 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7월25일 오전 8시10분, 장지는 나눔의집 추모공원이다. 오전 9시 나눔의집 역사관 광장에서 노제가 진행되며 오전 11시 서울 양재동 추모공원화장장으로출발한다. 031)768-0064
조장희 기자 banya@beopbo.com
[1402호 / 2017년 8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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