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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 석유왕 폴 게티 등의 돈 사랑

“오로지 돈뿐이라는 생각을 갖고 계시군요”

▲ 그림=근호

구두쇠로 가장 유명한 인물은 디킨즈의 작품 ‘크리스마스 캐럴’의 주인공인 스쿠루지일 것이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베니스의 상인’에 나오는 샤일록 또한 판사 앞에서, 꾸어 준 돈을 갚지 못하는 밧사니오의 심장을 베어낼 것을 요구하고 있다.

돈이 많았음에도 항상 구두쇠
손님이 자신의 집 방문했을때
전화비 아끼려 공중전화 설치
돈 필요하지만 넘치면 화 불러

이솝 우화에도 구두쇠 이야기가 있다. 어느 부자가 황금을 모아 마당 한구석에 몰래 파묻어 두었는데 어느 날 도둑이 들어 황금단지를 가져가 버렸다. 그가 슬퍼하며 울음을 터뜨리자 그의 친구가 말했다.

“어차피 쓰지 않을 돈이니 지금도 거기에 있거니 하고 여기면 마찬가지가 아니겠나?”

이들은 문학작품 속의 주인공들이지만 이런 사람이 실제로도 있었다. 살아 있을 때 석유왕이라 불리던 영국인 폴 게티는 1976년 60억 달러의 재산을 남기고 죽었다. 당시 그는 20년 전부터 그때까지 미국 최고의 부자였는데, 그의 재산은 당대의 유명한 부자였던 하워드 휴즈, 조지프 케네디, 록펠러, 멜런트, 듀판트, 애스터보다 많았다.

그렇게 재산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굉장한 구두쇠였다. 게티는 런던의 리츠 호텔에 머물 때마다 가장 싼 방을 예약했고, 다른 사람과 만날 때 밥값을 상대방에게 치르도록 하거나 자기 몫만 치르는 때가 많았다.

외국에 사는 어떤 사람이 그에게 소포로 회중시계를 선물한 일이 있었다. 그는 그 선물을 받기 위해서는 관세를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알고는, 소포 수령을 거부하고나서 선물을 보낸 사람이 사는 나라를 여행 중인 친구에게 관세를 물지 않는 방법을 물은 다음 회중 시계를 그에게 부쳐주어 그 친구가 여행에서 돌아올 때 휴대해 가져오도록 했다.

1959년에 그는 자기 집에 공중전화를 가설하고 자신이 쓰는 전화에는 잠금 장치를 부착했다. 당시 런던의 통화당 비용은 18센트에 불과했다. 그는 공중전화 가설에 대해 의아해하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변명했다.

“손님이 내 전화로 10분 이상 통화를 하면 요금이 너무 많이 나올 거 아닌가? 나도 다른 사람 집에 가서 전화를 써야 할 경우에는 인근에 있는 공중전화를 쓴다네. 이렇게 공중전화를 설치하면 뒷날 손님과 나 사이에 돈 문제를 정산하지 않아도 되니까 좋지 않겠나? 모든 게 공평하자고 하는 일이지 뭐.”

사뮈엘 타퐁이라는 사람은 돈 많은 양조업자로서 큰 포도원도 갖고 있었다. 1934년 그는 투자에 실패하여 7만5000달러를 잃고는 절망하여 자살을 결심했다. 마을 상점으로 밧줄을 사러 간 그는 주인과 밧줄이 비싸다며 승강이를 벌인 끝에 값을 깎아 밧줄을 샀다. 타퐁은 그 밧줄로 목을 매어 죽었다. 죽은 다음 그가 남긴 재산은 200만 달러였다.

잭 베니라는 코미디언은 다음과 같은 이야기로 사람들을 웃기곤 했다. 어느 때 베니가 병원에 입원했는데 간호사가 빈 병을 주면서 소변 검사를 해야 되니 소변을 받아두라고 말했다. 방금 화장실에 다녀온 터라 그는 소변을 시원스레 볼 수 없었다. 얼마 후, 어렵사리 소변을 보긴 했지만 양이 매우 적었다. 소변이 담긴 병을 보더니 간호사가 이마를 찡그리며 말했다.

“진짜 구두쇠군요!”

역시 베니의 유머.

어느 구두쇠가 어느 날 밤에 길을 걷고 있다가 강도를 만났다. 강도가 총을 구두쇠의 옆구리에 대고 협박했다.

“돈을 내놓을래, 목숨을 내놓을래?”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구두쇠가 아무 대답도 하지 않자 강도가 총으로 그의 옆구리를 쿡 찌르며 재촉했다. “빨리 말해!”

그의 대답이 걸작이다.

“지금 생각하고 있잖아?”

그라우초 막스라는 코미디언도 돈을 주제로 많은 우스개 이야기를 남겼다. 어느 때 은행원이 그에게 “도와 드릴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씀해 주십시오.라는 편지를 보내자 그는 이런 답신을 보냈다.

“저를 도와줄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돈 많은 고객의 계좌에서 돈을 빼내어 제 계좌에 입금시켜 주는 것뿐입니다.”

어느 때 연예와 오락 전문지인 ‘버라이어티’가, 베니가 포함된 막스 가(家) 형제가 팀을 이루어 활동할 경우 일주일에 2만 달러의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기사를 실었다. 그는 곧 편집장에게 이런 편지를 보냈다.

“중요한 것은 오로지 돈뿐이라는 생각을 갖고 계신 것 같군요. 아무렴, 그렇고 말고요.”

도스토예프스키는 “돈은 주조(鑄造)된 자유”라고 말했다. 돈을 갖고 있으면 그 돈의 가치만큼 우리는 자유로워진다. 예를 들어 그는 갖고 싶은 물건을 갖지 못하는 부자유로부터 벗어날 수 있다. 또 그는 자기를 해치려는 다른 사람들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집, 울타리, 성(城), 경호원을 만들거나 둘 수 있으므로 그 문제로부터도 자유로울 수 있다.

물질만능의 시대라 불리는 21세기. 현시대는 “규칙은 금을 가진 사람이 만드는”(아먼드 해머) 시대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어느 코미디언처럼 생각한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이다. 그래서 나는 돈을 사랑한다.” 이런 생각을 가진 사람에게는 “지갑이 가벼워지면 마음이 무거워지고,”(벤자민 프랭클린) “상속녀는 언제나 아름다우며,”(존 들라이던) “호주머니에 돈이 있으면 멋있고 똑똑해 보일 뿐 아니라 휘파람까지 불 수 있다.”(이스라엘 속담)

그렇지만 기독교인 존 메이스필드는 말했다. “오 주여! 모든 죄의 원인은 돈!”이라고. 그리고 우리는 불교인으로서 부처님께서 탐심을 진심, 치심과 묶어어 삼독(三毒)으로 설하셨음을 기억한다. 부처님께서는 황금(돈)을 ‘독이 오른 뱀’에 비유하신 적이 있다.

우리에게는 돈이 꼭 필요하다. 그러나 생존(생활)에 필요한 정도를 넘어서는 돈은 있으면 좋고 없어도 나쁘지 않다. “돈은 좋은 하인이고 나쁜 주인이다.”(프란시스 베이컨) 그리고 “수의(壽衣)에는 주머니가 없다.”(이스라엘 격언) 결론은 이렇다. “금을 사랑하는 자는 바보다. 두려워하는 자는 노예다. 경배하는 자는 우상 숭배자다. 쌓아놓은 자는 멍청이이다. 이용하는 자가 똑똑한 자이다.” (‘어느 농부의 연감’)

김정빈 소설가·목포과학대교수 jeongbin22@hanmail.net
 

[1401호 / 2017년 7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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