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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과 비호세력

권력 앞세운 갑질 못지않게
허물 비호하는 것도 큰 문제
종교인은 올바른 행위가 관건

박찬주 전 육군 제2작전사령관 부부의 공관병 갑질로 세상이 떠들썩하다. 이들 부부는 공관병을 공관 관리 외에 조리, 빨래, 텃밭 가꾸기 등 잡무는 물론 폭언과 폭행, 호출용 전자 팔찌까지 착용시켜 필요할 때마다 불러 온갖 잡일을 시켰다. 게다가 자기 자식의 빨래와 음식도 시켰다니 군인이 아니라 하인이었던 셈이다. 그렇기에 “공관병을 아들 같은 마음으로 대했다”는 박 전 사령관 부인 발언에 많은 사람들이 공분하는 것도 당연하다.

교회 장로와 권사라는 이들 부부는 종교편향에도 거리낌이 없었다. 지난해 6월 구국기도회 간증 강사로 나가서는 “현재 정체된 기독교 교세 성장을 군 복음화로 풀어내야 한다”며 “저에게 주신 사명 ‘군 복음화’를 통해 민족 복음화 소명을 달성해야 한다는 것은 가슴 속에 잊지 않고 노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군 최고 지휘자로서의 이런 독한 신념이 있었기에 불교신자 공관병까지 교회에 데려갈 수 있었을 것이다. 또 상명하복의 군대에서 그동안 얼마나 많은 하급 군인들이 무기력하게 끌려갈 수밖에 없었을지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박찬주 전 사령관 부부의 갑질 행적이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이를 두둔하는 이들도 나온다. 수원 지역의 한 원로목사는 박 전 사령관 논란과 관련해 “4성 장군 사택에 배치되면 다 좋다고 한다. 각종 훈련은 다 열외고, 짬밥을 안 먹는다. 개들도 부잣집 개가 낫다. 밑에 사람 닦달하는 그게 우리 전통이요, 현실이었다”고 비호했다. 여기에다 독실한 기독교 국회의원인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까지 “좌파단체들이 군 장성들을 여론몰이로 내쫓고 있다”며 박 전 사령관을 감싸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국민적 여론을 외면한 채 자기 종교 챙기기 행태는 종교인 과세 문제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에 종교인 소득에 대해 과세를 부여하지 않는 나라는 한국이 유일하다. 이는 우리 헌법 38조에 명시된 납세의 의무와도 전면 배치된다. 그럼에도 종교인 과세가 1968년부터 지금까지 표류하는 것은 기독교계의 반발이 주된 원인이다. 한기총은 사이비가 세금을 내고 종교로 인정해 달라면 어떻게 할 것이냐는 구차한 반대 논리까지 내세우며 반대하고 있다.

안내던 세금을 내야하는 입장에서야 그럴 수 있다지만 이들을 비호하는 정치권도 큰 문제다. 더불어민주당 기독신우회 회장인 김진표 의원이 8월9일 종교인 과세를 2년 미루는 법안을 대표 발의하면서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공공도로 지하를 예배당으로 사용하려 했던 사랑의 교회 집사인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를 비롯해 이번 발의에 참가한 25명 의원 대부분이 기독교인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실련이 이들 국회의원을 향해 “저소득 종교인 보호와 조세정의보다 소수 종교인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규탄한 것도 이들이 국민이 아닌 종교적인 이해관계를 선택했기 때문이다.

▲ 이재형 국장
‘숫타니파타’에는 ‘행위에 의해 장사치가 되고, 행위에 의해 도둑이 되고, 행위에 의해 무사가 되고, 행위에 의해 왕이 되고, 행위에 의해 성자가 된다’고 했다. 기독교인이든 불교인이든 종교인이라면 늘 염두에 둬야 할 것이 바로 행위다. 박찬주 전 사령관 부부를 비롯해 홍준표, 김진표, 이혜훈 의원 등이 비판의 도마에 오른 것은 행위에서 비롯된다. 종교인의 올바르지 않은 행위는 결국 그 종교를 병들게 할 뿐이다.

이재형 mitra@beopbo.com

 

[1403호 / 2017년 8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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