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세계인들에게 한국과 중국, 일본, 캄보디아 등에서 화려하게 꽃핀 불교미술을 탁본(拓本)으로 소개하는 자리가 펼쳐졌다.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은 10월15일까지 관내 전시실에서 ‘흑과 백 두드림의 예술, 세계 불교미술 탁본 특별전’을 갖는다. 문화재청 생생문화재사업 일환으로 열린 이번 행사에는 한·중·일 국보급 문화재와 앙코르와트, 보로부두르 등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불교미술 탁본 50여점이 전시된다.
탁본은 조형물의 무늬와 글, 조각 등을 확인하기 위해 표면에 종이를 붙이고 먹을 치는 판화기법 중 하나로 대상의 좌우가 전환되지 않는 게 특징이다. 이에 비석이나 고동기에 새겨진 역사적 기록들을 연구하는 금석학에서 주로 사용되며 불교계에선 불상이나 비석에 새겨진 석각(石刻)과 선화(?畵)를 확인하는데 널리 활용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서는 석탑이나 부도, 범종 문양의 탁본이 미술의 한 분야로 당당히 자리 잡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주목할 작품으로는 세계문화유산 석굴암 십일면관음보살 및 문수·보현보살의 탁본과 국보 제53·54호로 지정된 연곡사 동부도탑과 북부도탑의 전체를 한 폭에 담은 탁본이다. 이와 함께 중국 용문석굴을 대표하는 고양동석굴의 대형 마애불 탁본도 이채롭다. 2m에 달하는 이 작품은 한 폭의 대형 불화를 보는 듯 생동감을 느낄 수 있다. 또 운강석굴의 교각불상 탁본과 석가모니 부처님의 일대기를 새긴 부조도 탁본으로 감상할 수 있다.
일본 작품으로는 나라 지옥혈석굴의 아미타부처님 탁본과 나라 약사사의 탑 수연 비천상 탁본, 동대사 보살상을 비롯해 해수관음 탁본 등이 있다. 이와 함께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회랑의 벽면을 장식하고 있는 벽화 탁본과 인도네시아 세계문화유산 보로부두르 불교사원 탁본은 쉽게 접할 수 없는 작품이다.
한선학 관장은 “이번 전시는 한국과 중국 일본을 대표하는 국보급 문화재와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불교문화를 한 자리에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라며 “동양문화의 진수인 불교미술을 탁본이라는 도구를 통해 감상하고, 전 세계에 조성된 불교미술의 공통점과 차별성을 통해 문화의 다양성을 이해하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403호 / 2017년 8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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