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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불교문헌 영역, 한국불교 세계전파 원동력

기자명 법보신문
  • 사설
  • 입력 2017.08.21 11:37
  • 댓글 0

조계종 근대한국불교대표문헌영역편찬위원회가 최근 ‘근대 한국불교 대표문헌 10권 영역’을 완료했다. 이 사업은 영문번역이라는 출판에 한정된 성과가 아니다. 한국불교의 진수를 세계 석학들에게 전해, 동아시아 불교를 제대로 통찰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하는 중대한 불사라 할 수 있다.

한국불교는 1700년이라는 결코 짧지 않는 긴 역사를 안고 있다. 인도의 마명과 용수의 반열에 오르지 않고는 결코 얻을 수 없는 ‘논(論)’이라는 칭송을 받은 ‘금강삼매경론’을 쓴 원효를 비롯해 의상, 의천, 보조, 서산, 경허, 만해 스님 등 세계적 고승들과 어깨를 겨를 수 있는 걸출한 인물들이 배출됐다.

그러나 세계 불교석학들의 손에 의해 서술되는 불교사에서 한국불교는 주목받지 못했다. 1990년대 중반 세계학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편찬한 종교사전 ‘companion encyclopedia of asian philosophy’에서 조차 한국불교를 설명한 대목을 찾아볼 수 없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화엄·반야를 중심으로 한 교학과 선의 요체라 단언할 수 있는 간화선이 펄펄 살아있는 한국불교가 세계 석학들의 시야에 잡히지 않는 이유는 복잡할 것 같지만 의외로 간단하다. 한국불교의 정수가 담긴 각종 문헌을 영어로 번역해 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2009년 법보신문이 ‘아마존 닷컴’을 비롯한 국내외 출판 현황을 토대로 영문 불교책자 국내 간행을 조사해 그 결과를 보도한 바 있다. 당시 자료에 따르면 1970년대에 3권, 80년대 11권, 90년대 19권이었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영문 불교책자 국내 발간은 거의 없었던 셈이다.

다행스러운 건 2009년 9월 당시 44권을 기록함으로써 출판비율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는 점이다. 물론 영문으로 번역해야 할 방대한 문헌이 산적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09년에 보인 수치조차도 조족지혈이지만 말이다.

입적에 든 지관 스님이 총무원장 당시 추진한 ‘전통사상총서’ 사업은 한국불교 문헌영역에 대한 지평을 종단이 열어가겠다는 의지의 천명이어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자승 총무원장 집행부가 이 불사에 대한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했다면 이 사업은 계승되지 못했고 지금의 성과물도 없을 것이다. 조계종은 결과적으로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대표적인 고승 문집을 선별한 ‘한국전통사상총서’ 한글·영역을 발간한데 이어 근대 한국불교 대표문헌 10권까지 발행했다. 현대 한국불교 대표문헌에 대한 3차 영역사업(2018~2022)에 거는 기대도 크다. 결코 중단 돼서는 안 되는 불사다.
 

[1404호 / 2017년 8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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