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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 제천불교연합회

침체된 지역불교, ‘화합’ ‘소통’으로 재건 꾀한다

▲ 제천불교연합회가 침체된 지역불교 활성화에 나선다. 사진은 20대 회장 대각사 주지 백운 스님 취임식.

8월12일 충북 세명대 학술관에서 열린 한 행사에 지역사회의 이목이 집중됐다. 제천불교연합회(회장 백운 스님, 대각사 주지) 주관으로 9월22일 예정된 ‘2017제천국제한방바이오산업엑스포’ 성공기원 법회가 봉행된 것. 지역 행사의 원만 회향을 위해 불교계가 앞장서 기원법회를 봉행한 것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게다가 제천불교연합회는 그동안 봉축행사 외에는 이렇다 할 공식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때문에 이날 행사는 제천불교의 변신을 예고하는 선포식과 다름 아니었다.

창립 35년 유서 깊은 단체
세월 흐름 따라 활력 잃어
20대 회장 백운스님 취임
조직재편·위상변화 예고
엑스포 성공기원법회 첫발

이날 법회에는 이근규 제천시장을 비롯해 지역 기관장들과 스님들, 불자 등 400여명이 참석했다. 애초 참석인원을 150여명으로 추산했지만, 법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지역 불교계는 물론, 지역사회의 호응과 기대가 모여 규모가 확대됐다. 여기에는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불교’로 거듭나겠다는 지역불교계의 발원과 더불어, 불교계의 새로운 바람을 기대하는 지역 불자들의 염원이 함께 담겼기 때문이라는 평가다.

제천불교연합회는 1982년 창립돼 올해로 35년을 맞은 유서깊은 단체다. 1976년 창립한 제천불교청년연합회가 모태가 됐으니, 실질적인 역사는 그보다 더 길다. 1980년대 중후반 무렵 백운 스님이 연합회에서 활동할 무렵 제천불교는 전국에서 손꼽히는 모범단체였다. 단순한 친목모임을 넘어 지역을 대표하는 하나의 공식단체로서 지역 병원 및 기관 등과 다양한 연대활동을 전개하며 세를 확대해갔다. 특히 지역병원과의 협약을 통해 스님과 불자들을 위한 진료비 할인 혜택을 이끌어 내는 등 실질적인 성과까지 창출하면서 규모는 더욱 확대됐고, 불교의 위상을 공고히 하는 굳건한 토대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서면서 당시의 위상도 서서히 사그라 들었다. 세월의 흐름에 따라 전국적으로 사암연합회가 침체기에 접어드는 시기였다. 시대적 변화에 따라 지역불교도 사회와 호흡하며 변화해 나가야 했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런 가운데 지난 7월 제20대 회장에 백운 스님이 취임하면서 제천불교계에 새로운 변화의 바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백운 스님은 제천불교연합회 창립 초기부터 제10대 집행부까지, 제천불교가 가장 활성화됐던 시기에 총무 소임을 맡아 연합회의 크고 작은 일을 도맡았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신임회장으로 취임한 백운 스님은 불교 위상 고취를 염원하는 스님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그리고 제천불교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확고한 결론을 내렸다. 가장 시급한 일은 ‘화합’과 ‘소통’이었다. 우선 연합회 내부의 ‘화합’을 강조했다. 불교계가 똘똘 뭉쳐야 대사회적인 영향력도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상대적으로 소외됐던 군소종단까지 포용하며 집행부 구성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종단, 사찰 구분 없이 지역불교를 위한 원력과 활동력을 갖춘 스님들이 신임 집행부로 대거 유입되면서 연합회 분위기도 확 달라졌다.

외부적으로는 지역사회와의 적극적인 소통에 돌입했다. 취임 전, 신임 집행부와 함께 제천시장과 제천시의장, 제천경찰청장과 상견례 자리도 마련했다. 연합회 신임 임원진이 지역 기관장과 면담을 가진 것은 처음이었다. 이날 상견례에서는 지역사회와 지역불교간의 상호협력을 통해 제천의 발전을 이끌자는 협의가 자연스레 모아졌다. 국제한방바이오산업엑스포 성공기원 법회도 그 일환이다. 불자들의 신심을 고취하고 불교의 가르침을 바르게 전하기 위한 성도재일 법회를 다시 봉행하는 등 지역 내 불교의 위상을 재정립할 수 있는 의미 있는 법석을 마련하기 위한 노력도 함께 진행 중이다.

오랜 역사를 넘어 시대에 발맞춘 새로운 변화를 일궈가고 있는 제천불교연합회에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화합 최우선으로 지역불교에 활력 불어넣을 것”

제천불교연합회장 백운 스님

 
“승가의 화합을 넘어 승가와 재가의 화합까지 도모하고자 합니다. 수레의 바퀴와 같이, 서로 존중하고 함께하는 가운데 결집된 불교의 힘이야말로 사회를 변화시키는 힘이 될 것입니다.”

제천불교연합회 제20대 회장 소임을 맡은 백운<사진> 스님은 처음부터 끝까지 화합의 의미를 강조했다. 침체된 연합회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는 활성화 방안은 화합에서 시작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스님은 “1986년부터 어른 스님들을 보필하며 연합회 총무 소임을 맡았지만, 이후 기도하느라 산문을 닫고 살았다”며 “변화한 세월에 부합하는 경험이 부족하기에 더 많이 듣고 더 많이 소통하면서 더불어 일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스님은 제20대 집행부가 해야 할 최우선 과제로 월례회의 시스템의 정상적인 작동을 꼽았다. 이에 임원들과는 수시로 만나 소통하는 한편, 매월 1회 초나흗날 연합회 소속 사찰 스님들이 모두 참석하는 월례회의 자리를 마련해 점심공양을 함께하며 근황을 나누고 지역현안을 공유할 수 있도록 했다. 화합의 첫 발은 자주 만나 교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합회 소속 60여 사찰 가운데 월례회의에 참석하는 곳은 20여군데에 불과하다. 스님은 “월례회의가 더욱 활성화될 수 있도록 다양한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연합회에서 시급한 당면과제가 ‘화합’이라면 난제는 열악한 재정이다. 연합회 소속 사찰 대부분이 살림살이가 넉넉지 않아 부담이 적지 않다. 여러 어려운 상황에서 기대가 높다보니 스님의 어깨가 적잖이 무겁다.

이에 대해 스님은 “부처님의 가르침을 원칙으로 삼아 한발한발 헤쳐나갈  방침”이라며 “화합과 결집을 토대로 지역사회와 소통하고 어울리다보면 연합회가 나아갈 방향과 역할이 뚜렷해지고, 이를 위해 최선을 다하다 보면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계기도 자연스레 마련되리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어려운 여건에도 연연하지 않고 묵묵히 노력하겠다는 다짐이다.

제천=송지희 기자 jh35@beopbo.com
 

[1404호 / 2017년 8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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