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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학 조계종 포교사단 사무국장-하

불교는 삶 지탱하는 근간이자 뿌리

 

서울 길상사에 둥지를 틀게 됐다. ‘청년불교 우리사랑’이 맺어준 인연이기도 했다. 2010년 법정 스님이 설립한 ‘맑고향기롭게’에서 기획실장 소임을 맡았다. 능인선원 때처럼 3가지 요건이 필요했다. 글 쓸 줄 알고 편집능력 있어야 했다. 홈페이지 관리는 물론 수행 경험은 필수였다.

군포교하며 큰 보람 느껴
전문포교사로 전법 재출발
육자명호 염불하면서 정진

당시 옷 안쪽 주머니에 항상 ‘금강경’을 넣고 다녔다. 1979년 정음사서 출간한 문고판인데 신림동 헌책방에서 500원에 구입해 수년째 읽었다. 1년 내내 넣고 다니며 출퇴근 등 시간 날 때마다 간경했다. 표지가 닳아 비닐 책표지를 두 번 갈았다. 환희심에 직장동료와 불교동호회 회원들에게 수십권 법공양하기도 했다. 훗날 서울 광화문서 봉행된 ‘금강경’ 독송법회에 참석해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열심히 독경했다.

아무튼 주요 소임은 맑고향기롭게 소식지를 편집하는 일이었다. 특히 머릿속에만 가득했던 부처님 지혜가 중생들과 함께하는 자비로 이어지는 현장이 좋았다. 어르신들과 말벗하고 농사일 돕고 그릇도 닦으면서 보살행의 구체화를 체험했다. 법정 스님이 입적하면서 자연스럽게 맑고향기롭게 일을 회향했고, 의왕에 위치한 천태종 대안사에서 사무장으로 근무했다. 이후 사단법인 불교아카데미 사무국장으로 교육을 기획하고 리더스아카데미를 관리하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분야별로 경력이 쌓였다. 사찰 홍보부터 봉사, 종무행정, 교육까지 불교계 업무를 두루 경험한 인연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자산이 됐다.

능인선원에서 근무할 때 조심스럽게 꿈꾸던 목표를 실현시키고 싶었다. 길상사불교대학도 졸업했고, 포교사 고시 준비에 결격 사유가 없었다. 2012년 여름, 불교아카데미와의 인연이 끝나자 포교사와의 인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우연인지 필연인지 포교사단서 제의가 들어왔고, 입사한 그해 2012년 17기 일반포교사를 품수했다. 전법현장에 뛰어들 수 있는 자격이라고나 할까? 어린이포교에 지원했지만 군포교로 배정됐다.
 

▲ 서울 광화문서 봉행된 ‘금강경’ 독송법회.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열심히 독경했다.

파주 백마부대를 왕복한 게 벌써 6년째다. 예불과 집전을 하고 장병들을 위한 간식도 사 나른다. 설법을 길게 한다. 쉬는 일요일에 법당에 나와 꾸벅꾸벅 졸던 군복무 시절을 떠올릴 때가 많다. 졸면서도 한 두 마디 인연되는 부처님 가르침이 닿을 수 있다는 믿음으로 설법 준비에 최선을 다한다. 집중해서 듣는 군장병들의 반짝이는 눈빛에 허투루 해선 안 되겠다는 소명의식도 생겼다. “아들이 힘들 때 큰 힘이 됐다”는 군장병 어머니의 감사전화는 지금도 잊지 못한다. 야외훈련 때는 연대장이 직접 요청해 군장병 200여명을 대상으로 야단법석을 열기도 했다.

내 인생이 또 다른 전환기를 맞이했다. 9월9일 11기 전문포교사 품수를 받았다. 전문 영역 개척이라는 숙제를 받은 느낌이다. 포교를 업그레이드 하고 싶었다. 군포교가 아닌 사회복지를 택했다. 군포교에만 갇혀 있고 싶지 않았다. 그렇다고 군포교를 그만둘 생각은 아니다.

불교는 내 삶의 근간이자 뿌리다. 법명이 ‘배울 학(學)’과 ‘바퀴 륜(輪)’, 학륜이다. 학은 계정혜 삼학을 구족한 지혜를 배우는 것이다. 륜은 실천이고 행이다. 상구보리가 학이고 하화중생이 륜이다. 지혜와 자비를 구족한 사람이 되라는 게 학륜의 뜻이다. ‘나무아미타불’ 육자명호를 수행 삼아 염불하고, 틈날 때마다 불서를 읽으면 이 역시 칭명, 관상염불 아닐까. 이 힘을 전법의 등불 삼아 정진하겠다.

정리=최호승 기자 time@beopbo.com
 

 

[1407호 / 2017년 9월 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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