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례 화엄사 “살생·폭력에 참담” 미얀마 민주화 지지 선언

3월19일, 산중총회서 입장문 채택

2021-03-19     신용훈 호남주재기자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본사 화엄사(주지 덕문 스님)가 3월19일 화엄사 화엄전에서 열린 산중총회에서 미얀마 민주화 운동을 지지하며 ‘미얀마 민주화를 위한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날 산중총회에는 주지 덕문 스님을 비롯한 100여명의 재적 스님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주지 덕문 스님은 “불교국가이면서 희생당하는 대부분이 불자들이고 그걸 떠나서라도 미얀마의 민주화운동에 같이 힘을 보태는 작은 정성으로 입장문에 동참해 달라”며 사부대중의 뜻을 물었고 만장일치로 입장문 발표를 찬성했다.

화엄사는 입장문을 통해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화엄사 본·말사 사부대중은 최근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미얀마 군부가 시민들에 대한 유혈 무력 진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미얀마 국민의 민주화운동을 지지한다”며 “불살생을 계율의 첫 번째로 삼고 있는 불교국가 미얀마에서 군부에 의해 민주화를 요구하는 국민들을 상대로 살생과 폭력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참담할 뿐”이라고 말했다.

또 “5.18 광주민주화운동 때 겪었던 커다란 희생을 기억하고 있는 우리는 폭력진압으로 인해 현재까지 약 100여명 이상의 안타까운 인명이 희생되고 수 천명이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에 동병상련을 느낀다”며 “미얀마군부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미얀마 국민들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고 폭력과 살생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화엄사는 “미얀마 시민들을 향한 군부의 살생과 폭력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며 “화엄사 대중은 미얀마 시민들의 민주화운동을 지지하고, 미얀마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노력을 요청하며 불자들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결의했다.

신용훈 기자 boori13@beopbo.com

다음은 입장문 전문.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지지합니다
- 미얀마군부는 살생과 폭력을 멈추라! -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화엄사 본말사 사부대중은 최근 미얀마 군부의 쿠데타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며, 미얀마 군부가 시민들에 대한 유혈 무력 진압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하며, 미얀마 국민의 민주화운동을 지지합니다.

미얀마 군부 쿠데타 이후 민주화를 요구하는 수많은 미얀마 국민들이 거리에서 피를 흘리며 쓰러져 가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공무원, 승려, 의료인들을 비롯한 미얀마의 국민들은 군부를 반대하며 민주주의 실현을 위해 저항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미얀마 국민의 약 90%는 불교신자입니다. 불살생을 계율의 첫 번째로 삼고 있는 불교국가 미얀마에서 군부에 의해 민주화를 요구하는 국민들을 상대로 살생과 폭력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참담할 뿐입니다. 5.18 광주민주화운동 때 겪었던 커다란 희생을 기억하고 있는 우리는 폭력진압으로 인해 현재까지 약 100여명 이상의 안타까운 인명이 희생되고 수 천명이 부상을 당했다는 소식에 동병상련을 느낍니다.

불교는 평화의 종교입니다. 부처님께서는 화엄경에서“온갖 종류의 뭇 생명에게 따라주고 섬기고 공양하기를 부모님 공경하는 것처럼 하고 스승이나 성자나 부처님 받드는 것과 똑같이 하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미얀마군부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받들어 미얀마 국민들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고 폭력과 살생을 당장 멈춰야 합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 화엄사 본말사 사부대중 일동은 미얀마 민주화운동을 지지하며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발표합니다.

-. 미얀마 시민들을 향한 군부의 살생과 폭력을 즉각 중단하고 쿠데타를 철회해야 합니다.

-. 미얀마 시민들의 민주화 운동을 적극 지지합니다.

-. 미얀마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노력을 요청합니다.

-. 미얀마 민주주의와 평화를 위해 불자들과 함께 노력하겠습니다.

2021년 3월 19일
대한불교조계종 제19교구본말사 사부대중 일동

[1578호 / 2021년 3월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