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표충사, ‘재악산 산이름 바로세우기’ 공동 추진

“천황산 아닌 재악산…산이름 바로 잡아야” 밀양 청년·여성 단체 모여 추진위 창립총회 표충사 주지 진각 스님 추진위와 협약 및 서명 “‘삼층석탑개수비’ 기록 바탕 산문에도 명시”

2021-07-16     주영미 기자

호국성지 밀양 표충사가 밀양지역 청년단체 및 여성단체 등과 공동으로 ‘재악산(載嶽山, 載岳山)’의 산이름 복원 운동을 전개한다.

‘재악산 산이름(표지석) 바로세우기 운동 추진위원회’는 7월13일 밀양시청 대강당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는 국토지리원의 표기상 ‘천황산(天皇山)’으로 기록되고 표지석까지 세워져 있는 표충사의 뒷산 제1봉의 명칭에 대해 ‘재악산’으로 변경하기 위한 시민운동을 출발하는 장으로 마련됐다. 행사에는 밀양불교사암연합회장이며 표충사 주지 진각, 연합회 사무총장 정무 스님과 박일호 밀양시장, 황걸연 밀양시의회 의장, 손정태 밀양문화원장, 민경우 추진위원장(밀양 마음산악회 대표)을 비롯한 추진위원, 도재국 향토사학자 등이 참석했다. 행사는 발기인대회, 창립총회, 결의 마당의 순서로 전개됐다.

특히 결의 마당에서는 표충사 주지 진각 스님과 재악산 산이름 바로세우기 운동 추진위원회가 공동청원 협약식을 갖고 재악산 산이름을 바로 세우기 위한 운동에 적극적으로 협력할 뜻을 모았다. 이 자리에서 양 단체는 재악산 정상 사자봉 부근의 돌무더기 이설 건의서를 밀양시청에 전달했다. 이어 동참 대중 전원이 재악산 산이름 복원 및 표지석 바로 세우기에 서명하며 서명 캠페인의 출발도 알렸다.

표충사 주지 진각 스님은 “재악산이라는 명칭은 표충사 삼층석탑에서 출토된 ‘재악산영정사삼층석탑개수비’를 비롯해 수많은 사적 기록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며 “표충사는 이 같은 역사적 자료를 토대로 지난 2017년 8월17일 산문 준공법회 당시에도 ‘재악산문(載嶽山門)’이라고 현판을 달아 표충사와 짝을 이루는 배산(配山)의 명칭을 재악산으로 분명히 표기했다”고 밝혔다. 이어 “제1봉뿐만 아니라 ‘재약산(載藥山)’으로 잘못 불리는 제2봉의 명칭도 수미봉으로 바로잡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일호 밀양시장도 “향토사학자와 많은 시민의 염원을 모아 산이름 바로 세우기를 다시 추진한다”며 “재악산의 산명이 하루빨리 정상화되어 밀양의 정기와 맥이 전통 그대로 이어질 수 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재악산 산이름 바로세우기 운동 추진위에 따르면, 재악산은 표충사의 뒷산으로 지맥이 둥글게 형성되어 있다. 해발 1189.2m의 제1봉 사자봉을 재악산으로 불러야 마땅하나 일제강점기 당시인 1923년 일본식 지명인 천황산으로 개칭됐다. 해방과 6.25전쟁 이후 1961년 지명유래조사 당시에도 시정되지 못했으며 1995년, 2015년 국가지명심의에서도 ‘천황산’을 주장하는 울산시 측의 반대로 가결되지 못했다. 또 제2봉인 수미봉도 재약산(載藥山)으로 표기되어 천황산과 혼재해 불리는 실정이다. 무엇보다 현재 사자봉 정상에는 ‘천황봉’이라는 표지석까지 세워져 있어 이를 바로 잡는 것뿐만 아니라 산 이름 자체를 변경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민경우 추진위원장은 “제1 사자봉, 2봉 수미봉과 더불어 재악산은 제3 문수봉, 제4 관음봉, 제5향로봉, 제6필봉 등 표충사의 북쪽 방향 사자봉을 중심으로 시계방향으로 산봉우리가 솟아있고 모든 봉우리 명칭이 불교적인 색채를 띠고 있어 하나의 산군임을 알 수 있다”며 “밀양의 역사와 정신이 깃든 재악산이 하루빨리 본 지명을 되찾아 그 명칭대로 밀양시민을 넉넉하게 품는 큰 산으로 자리할 수 있길 바란다”고 취지를 전했다.

 

밀양=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594호 / 2021년 7월2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