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대산본 조선왕조실록·의궤 환지본처 해야”

중앙종회, 9월10일 결의문 채택 “문화재는 제자리 있을 때 가치”

2021-09-13     권오영 기자

중앙종회는 9월10일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 및 의궤의 환지본처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오대산사고본 조선왕조실록 및 의궤는 일제강점기 밀반출됐다가 월정사 등 민간단체의 노력으로 우리나라에 돌아왔지만, 정부가 장소의 적정성, 보관, 연구 등의 이유로 반환을 거부하고 있어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중앙종회는 결의문에서 “타향살이를 하는 오대산 사고본 조선왕조실록 및 의궤는 일제강점기, 일제의 야욕에 의해 강제로 침탈된 치욕적인 역사의 흔적”이라며 “일제의 약탈로 인해 고향 오대산을 떠나야 했던 오대산 사고본 조선왕조실록은 2006년 고국 땅에 되돌아온 후에도 아직까지 환지본처의 꿈을 실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를 대신해 월정사를 비롯한 불교계와 민간의 노력으로 일본에 있는 우리 문화재는 돌아올 수 있었다”며 “(그럼에도) 정부는 일본으로부터 돌려받은 문화재가 국유문화재가 됐기 때문에 지역에 돌려보내는 것은 곤란하다는 논리와 행태를 보이고 있어 참으로 실망스럽기 그지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중앙종회는 “△정부가 주창하는 ‘자치’와 ‘분권’의 실체는 무엇인지, 분권의 가치에는 ‘문화자치’ ‘문화분권’이 포함되지 않는 것인지, 지역 간의 문화격차를 해소하고 지역별로 특색 있는 고유의 문화를 발전시킨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지역문화진흥법을 시행하는 이유는 무엇인지, 지역의 문화재를 서울의 박물관 수장고에 쌓아 놓고 있는 작금의 상황 속에서 문화격차는 어떻게 해소할 것인가”를 따져 물었다.

중앙종회는 “문화재는 제자리에 있을 때 비로소 그 가치가 빛을 발할 수 있다”면서 “지역문화의 정체성을 찾을 수 있고 지역발전의 마중물이 될 수 있는 오대산 사고본 조선왕조실록과 의궤의 환지본처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601호 / 2021년 9월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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