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약사정사, 생명나눔실천본부와 함께 네팔 이주민 환자 치료비 지원
9월15일, 치료비 전달…하안거 기도비 등 300만 원 네팔 출신 니마 씨 척추 수술 사연 접하고 회향 결심 생명나눔실천본부도 9월 환자 선정…총 600만 원 지원
진주 약사정사의 자비행 원력과 생명나눔실천본부의 환자 지원사업이 만나 네팔 이주민의 수술비를 후원하는 나눔 불사가 전개됐다.
진주 약사정사(주지 진여 스님)와 생명나눔실천본부(이사장 일면 스님)는 최근 네팔 이주노동자 니마 씨에게 척추 수술 치료비를 지원하기로 뜻을 모았다. 진주 약사사정사에서 온라인 하안거 기도 동참금을 비롯한 모금액 300만 원, 생명나눔실천본부에서 9월9일 정기이사회를 통해 치료비 지원 환자로 니마 씨를 선정, 치료비 300만 원을 추가해 총 600만 원이 니마 씨에게 지원된다.
9월15일 진주 약사정사 법당에서는 약사정사의 모금액을 생명나눔실천 부산지역본부로 전달하는 지원금 전달식이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진주 약사정사 주지 진여 스님, 천영란 진주 전문요양시설 도리원 원장, 박동범 생명나눔실천 부산지역본부 사무국장, 약사정사 신도 등이 참석했다. 이날 약사정사는 온라인 하안거 기도 동참비와 도리원의 보시금, 주지 진여 스님의 희사금을 더해 총 300만 원을 생명나눔실천 부산지역본부로 전달하며 니마 씨의 건강을 기원했다.
주지 진여 스님은 “코로나로 인해 법회를 봉행하기 어렵게 되면서 유튜브 온라인 법회를 시작했고 지난 여름에는 처음으로 온라인 하안거 기도를 봉행하며 기도비를 모금해 뜻깊은 곳으로 회향할 원을 세웠다”며 “하안거가 끝나갈 무렵 불자 간호사님을 통해 니마 씨의 소식을 접하며 비록 수술비에는 미치지 않는 금액이지만 조금이라도 쾌유와 경제적인 회복에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나눔을 결심하게 되었다”고 취지를 전했다.
이어 스님은 “마침 우리 지역에서 깊은 불심으로 어르신들을 돌보시는 도리원 원장님께서도 보시금을 더해 주셨고 생명나눔실천본부에서도 치료비를 지원하게 되었다는 소식에 무척 감사하다”며 “원력을 모으면 더 큰 나눔을 실천할 수 있다는 법연의 이치를 실감하며 더욱 여실하게 정진할 것을 발원한다”고 다짐했다.
천영란 도리원 원장도 “스님께서 제안해주신 덕분에 좋은 일에 동참하게 되어서 제가 감사한 마음”이라며 “불자들의 정성으로 니마 씨의 건강이 빨리 회복되길 바란다”고 기원했다.
박동범 생명나눔실천 부산지역본부 사무국장 역시 “니마 씨를 위한 치료비가 마련될 수 있었던 것은 한 분 한 분이 보살행의 원력으로 정성과 열정을 쏟아주신 덕분”이라며 “큰 회향에 동참해주신 모든 사부대중께 감사드리며 불교계의 지원으로 니마 씨와 니마 씨의 가족 모두에게 경제적, 정신적으로 힘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진주 약사정사와 생명나눔실천본부의 치료비를 지원받게 된 네팔 국적의 여성 이주노동자 니마(33) 씨는 한국에 오기 전 네팔에서 어머니의 농사일을 도우며 살았다. 5년 전 지진으로 살던 집이 무너졌고 오빠 노르부 씨(한국 거주 7년차)가 일하는 한국으로 5년 전 넘어와 경기도 파주에 있는 화훼농가에서 일하게 되었다. 니마 씨와 노르부 씨는 성실하게 근무하며 착실하게 돈을 모았고 2년 전에는 무너진 집도 복구할 수 있었다.
그러던 중 니마 씨는 극심한 근육 통증으로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를 받았지만 허리 통증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아 결국 일을 그만두었다. 전문 병원을 찾아간 결과 1000만 원에 가까운 비용의 수술이 필요했다. 니마 씨와 노르부 씨는 네팔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고 노르부 씨의 급여와 남은 생활비까지 더해 겨우 수술비를 마련할 수 있었다. 노르부 씨는 오직 니마 씨의 회복을 기원하고 있지만 당장 빌린 돈을 갚기 힘든 것은 물론 생활비도 없는 실정이다.
수술 후 재활 치료 중인 니마 씨는 회복을 위해 최소 3개월 동안 거동을 자제해야 하고 오래 서 있을 수도 없는 상황이다. 니마 씨는 하루빨리 건강이 회복되어 일을 다시 하며 오빠의 부담을 덜어주고 싶어 하지만 지금은 그저 회복을 기다리고 있다.
치료비 지원 소식을 접한 니마 씨는 “수술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는 너무 막막하고 눈물만 났다. 이런 저에게 건강이 먼저라며 용기를 준 오빠 그리고 한 번도 본 적 없는 저에게 큰 도움을 주신 한국의 스님과 불자님과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며 “한국어 공부도 열심히 하고 빨리 나아서 건강한 모습으로 일하며 도와주신 분들에게 감사하며 살아가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약사정사는 경남 진주에 위치한 대한불교관음종 소속의 도심 포교 도량이다. 매일 오전5시 온라인을 통해 주지 진여 스님의 집전으로 한글 법화경 독송 제2차 1000일 정진을 이어가고 있다.
진주=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602호 / 2021년 9월2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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