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비구니회, 광주시 가톨릭순례길 대책위 만든다
좌담회·특강·포럼 이어가며 문제 점검·공유 “중대한 역사·문화 왜곡…지속적 대응 필요”
전국비구니회가 경기도 광주시의 가톨릭 성지순례길 조성을 심각한 역사 왜곡으로 규정하고 대책위 결성을 추진한다. 전국비구니회는 남한산성과 천진암 등을 포함시킨 광주시의 가톨릭 성지순례길 조성의 부당함을 알리기 위해 특별강연과 포럼 등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전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유사 사례에 대한 감시와 역사 왜곡 현장 답사를 병행해 재발 방지와 올바른 인식 확산 노력도 지속할 방침이다.
전국비구니회(회장 본각 스님)는 10월14일 전국비구니회관에서 집행부와 중진급 비구니스님들이 참석하는 좌담회를 갖고 광주시가 추진하는 가톨릭 성지순례길 조성 사업에 대한 내용 공유와 대응 방안을 모색한다. 특히 광주시뿐 아니라 전국 지자체에서 이와 유사한 사업들이 추진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가톨릭의 불교 역사 지우기에 대한 대책위원회(가칭. 이하 대책위)’ 결성을 제안, 지속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할 전망이다. 전국비구니회는 대책위 결성을 통해 천진암·주어사 등 현재 문제가 불거지고 있는 불교유적에 대한 현장 답사와 함께 불교와 가톨릭 역사의 접점, 근현대 사찰 등을 중심으로 벌어진 가톨릭과의 관련성에 대한 학술연구 등을 병행해 올바른 역사 인식과 관심을 이끌어낼 계획이다.
이어 10월26일 오후 2시에는 이병두 종교평화연구원장을 전국비구니회관으로 초청해 ‘가톨릭의 역사 왜곡과 말살’을 주제로 특강을 갖는다. 특강은 전국비구니회가 주관하고 있는 ‘제7차 수행결사’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선착순 현장 동참과 온라인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을 통한 비대면 참여도 가능하다.
11월29일에는 포럼도 계획돼 있다. 주어사와 천진암을 중심으로 진행된 근현대 성지조성 사업의 형태와 이들 사찰이 갖는 역사적 의미를 학술적으로 조명하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해 대책을 마련할 전망이다.
전국비구니회 한국비구니승가연구소장 수경 스님은 “광주시의 가톨릭 성지순례길 조성 사업으로 불교계의 역사와 유적이 왜곡되는 이번 사태는 통탄스러운 동시에 우리 스스로 부끄럽게 여겨야 할 사안”이라며 “이번 사태가 벌어지기까지 그동안 인식하지 못했던 우리의 역사를 올바르게 밝히고 타종교계와 지자체에 의해 어떻게 역사 왜곡, 침탈이 자행되고 있는지 정확하게 인식하고 공감하기 위해 특강과 포럼을 진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전국비구니회는 이번 사태뿐 아니라 유사 사례를 확인하고 개선 시키기 위해 지속적인 관심을 갖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했다.
전국비구니회장 본각 스님은 “전국비구니회는 이번 사안을 폭넓게 검토하고 지속적 대응이 가능한 조직을 결성할 계획”이라며 “이번 사태를 바로 잡는 것이 우선이지만 궁극적으로는 올바른 역사 인식과 공존의 가치를 확산시켜 종교간 대립을 미연에 방지하고 상생의 길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스님들은 조선 500여년의 탄압 속에서도 불법을 계승하고 불자들의 신행을 올바르게 이끌어온 저력을 갖고 있다”며 “전국비구니회에서 역사 왜곡과 불교 유적 수호에 앞장서는 것은 선대 스님들이 지켜온 역사를 계승하는 동시에 종교간 평화를 이끌어낼 수 있는 상생과 화합의 불교 가치를 전하는 또 하나의 불사다”고 말했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603호 / 2021년 10월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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