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리순례 10일차]해인사서 22km 나아가 경북 고령 예마을캠핑장 도착

모녀·부부 등 색다른 도반들 참여로 천리순례 의미 더해 동화사 회주 의현·주지 능종 스님 등 대중들 순례단 맞아

2021-10-10     김현태 기자
삼보사찰 천리순례단이 불보종찰 통도사를 향해 다시 발걸음을 뗐다.

법보종찰 해인사에서 법사리를 친견한 삼보사찰 천리순례단이 진신사리를 모신 불보종찰 통도사를 향해 다시 발걸음을 뗐다.

상월선원 만행결사는 10월10일 삼보사찰 천리순례 10일차 일정을 진행했다. 이날 경남 합천 해인사를 출발한 순례단은 22km를 나아가 경북 고령에 도착했다. 총 이동거리는 245km로 회향지 양산 통도사까지는 178km다. 차로 가면 2시간 남짓한 거리지만 순례단은 8일간 걸음걸음만으로 통도사까지 정진한다.

이번 천리순례에는 비구 48명, 비구니 6명, 우바새 14명, 우바이 26명 등 94명이 순례길에 올랐다. 한국불교 중흥과 국난극복을 발원하며 행선으로 순례를 함께하는 순례단은 서로를 격려하고 의지하며 어려움을 헤쳐 나가는 도반이다. 이번 순례 도반 중에는 가족이 함께하는 이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7조 하정수·박선민 대중은 모녀 참가자다. 엄마 하정수 불자의 권유에 딸 박선민 불자가 주저 없이 앞장섰다. 엄마 하정수 불자는 “지난해 자비순례 기사를 보고 큰 감동을 받았는데 마침 봉은사 스님들이 천리순례 동참을 제안해 주저 없이 참여를 신청했다”며 “출발 전 공황장애 진단을 받아 망설이기도 했지만 순례를 하면서 약도 끊을 만큼 크게 좋아졌다”고 밝혔다.

이어 “혼자였다면 불가능했을 길이지만 딸이 동행하고 여러 도반들이 함께해 큰 어려움 없이 순례를 이어가고 있다”며 “순간순간 걸음걸음마다 감사함을 느끼며 내년에 다시 순례길이 열리면 큰딸에게도 함께하자고 권할 것”이라고 말했다.

딸 박선민 불자는 “마침 시간적 여유가 생겨 순례에 동참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엄마가 건강해져 발걸음이 더욱 가볍다”며 “욕심부리지 않고 내려놓으니 모든 일이 감사하게 됐다. 이 마음을 놓치지 않도록 하심하며 정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번 순례 도반 중에는 가족이 함께하는 이들이 있어 눈길을 끈다. 7조 하정수·박선민 대중은 모녀 참가자다. 6조 이세옥·8조 윤재웅 대중은 부부다.

6조 이세옥·8조 윤재웅 대중은 부부다. 이세옥 불자는 “지난해 자비순례에 다녀온 남편이 너무 좋았다고 자주 이야기해 많은 사람이 왜 이 길을 걷는지 직접 느껴보고 싶어 따라나섰다”며 “불보종찰 통도사에서 함께 회향법회 갖기를 기도한다. 통도사에 도착하면 부처님께서 선물을 주지 않겠느냐”고 웃음을 보였다.

윤재웅 불자는 “우리는 부부이기 전에 초등학교 동창이고 함께 정진하는 50년지기 도반이다. 천리순례에 함께 나서준 도반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이번 천리순례길에는 되도록 생각을 비우고자 한다. 오직 순례에만 집중하며 함께 회향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응원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삼보사찰 천리순례 회향지인 고령 예마을캠핑장에는 동화사 회주 의현, 주지 능종 스님을 비롯해 9교구 사부대중이 순례단을 맞이했다. 의현 스님은 “삼보사찰 자비순례의 공덕으로 국난이 극복되고 불교가 중흥되기를 바라며 경북 고령에 도착한 순례단을 환영한다”며 “순례단이 불편함 없이 경북지역을 순례할 수 있도록 9교구 본말사 사부대중은 정성을 다하겠다”고 인사했다.

고령=김현태 기자 meopit@beopbo.com

[1604호 / 2021년 10월1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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