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경 대종사, 사바세계 속히 돌아와 조계 선풍 드날리소서”

조계종, 12월10일 원경당 성진 대종사 영결식 원행 스님 등 대중 100여명…원로회의장 엄수

2021-12-10     권오영 기자
조계종은 12월10일 화성 용주사에서 원경당 성진 대종사의 영결식을 봉행했다. 총무원 홍보국 제공

해방과 분단의 격동기에 태어나 불문에 귀의해 치열한 정진으로 일관하며 후학 제접에 헌신했던 조계종 원로회의 부의장 원경당 성진 대종사의 영결식이 원로회의장으로 엄수됐다.

조계종은 12월10일 화성 용주사에서 6일 평택 만기사에서 홀연히 원적에 든 원경당 성진 대종사의 영결식을 사부대중이 동참한 가운데 봉행했다. 코로나19 방역수칙에 따라 참석 인원이 제한된 가운데 봉행된 이날 영결식에는 조계종 원로의장 세민 스님을 비롯한 원로의원, 총무원장 원행, 호계원장 보광, 교육원장 진우, 포교원장 범해, 화엄사 주지 덕문 스님을 비롯한 교구본사주지, 중앙종회의원, 동국대 이사장 성우, 전국비구니회장 본각 스님 등 종단 대표, 이원욱 국회정각회장, 주호영 명예정각회장 등 정관계 대표, 민학기 2교구신도회장 등 사부대중 100여명이 동참했다.

원로의장 세민 스님은 영결사에서 “대종사는 생멸을 멈추기 위해 근진(根塵)을 형탈(逈脫)하고 무생의 세계로 환귀해 시종이 없고 생멸이 없는 적멸의 삶을 이뤘다. 무생의 면목을 드러내기 위해 생사의 틀을 바꿨고 생멸이 없는 본분을 나투기 위해 견문각지(見聞覺知)를 멈췄다”며 “그러나 스님의 적멸 앞에 슬픔을 참을 수 없고, 가슴이 무너진다”고 애도했다. 이어 “여기 모인 대중의 비원을 듣고 우리 곁에 오셔서 불일을 밝히고 조계의 선풍을 드날려 달라”고 호소했다.

조계종 종정 진제 대종사는 원로회의 부의장 대원 대종사가 대독한 법어를 통해 중국 남전 선사의 법문을 인용하며 “향상일구의 진리만이 모든 불조가 면밀히 법을 전한 바탕이며, 그러한 안목을 갖춘 자는 천불 만조사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천하를 횡행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풀을 만나면 풀을 먹고, 물을 만나면 물을 마심이로다”고 설했다.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추도사를 통해 “얼마 전 조계사 마당에서 큰 목소리로 후학들에게 법계를 품서하시던 대종사님의 모습이 생생한데 이렇게 갑자기 열반에 드시니 허허로운 마음을 금할 길 없다”며 “큰 스님의 삶을 반추해보니 우리 종단의 소의경전인 금강경의 무상법문과 다름이 없다”고 추모했다. 이어 “가는 곳마다 일이 있다고 할 정도로 큰스님께서는 대중을 위해 솔선수범해 도량을 정비하셨고, 원로회의 부의장과 법계위원장을 맡아 법계를 중심으로 하는 승가의 법도를 바로 세웠다”며 “일생을 금강의 정진력으로, 금강경의 가르침으로 살아오신 대종사님이시여, 칠보연못의 연꽃 위에 좌정해 머무시다가 본래 서원에 따라 이 사바에 돌아오셔서 다시금 널리 교화를 드리워 주시길 간절히 청한다”고 애도했다.

이날 영결식에서는 종단과 정관계, 신도 등을 대표해 조계종 호계원장 보광, 화엄사 주지 덕문, 동국대 이사장 성우 스님과 이원욱 국회 정각회장, 민학기 제2교구신도회장이 조사를 통해 원경당 성진 대종사의 입적을 추모했다.

영결식에 이어 스님의 법구는 용주사 경내를 거쳐 다비장으로 이운됐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613호 / 2021년 12월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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