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 대장장이 아들 쭌다를 위로하고 교화하다

상한 음식 드시고도 쭌다의 공덕을 칭찬 마지막에 드신 상한 돼지고기 조금 드시고 땅에 묻으라 지시 다른 사람 먹지 못하게 한 뒤 고통에도 쭌다 죄책감 덜어줘 

2021-12-13     이필원 교수

‘대반열반경’은 부처님의 마지막 여정을 그린 경전이다. ‘디가니까야’에 16번째로 수록되어 있는 경전이다. 

이 경전에서는 부처님의 마지막 공양과 관련된 내용이 나온다. 대장장이 아들 쭌다(Cunda)가 바로 마지막 공양을 올린 주인공이다. 당시의 대장장이는 오늘날로 치면 하이테크놀로지에 종사하는 전문가이다. 그만큼 자산가 그룹에 속하는 사람이다. 그래서 대장장이 아들 쭌다는 부처님과 비구 승가를 모두 초대하여 공양을 올리게 된다. 

[쭌다] 세존이시여, 이제 시간이 되었습니다. 음식이 준비되었습니다.
… 세존께서는 비구승가와 함께 지정된 자리에 앉으셨다.

[붓다] 쭌다여, 부드러운 돼지고기로 만든 음식은 나에게 공양하고, 다른 여러 음식은 비구 승가에게 공양하여라.

[쭌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세존이시여.

[붓다] 쭌다여, 남은 부드러운 돼지고기로 만든 음식은 깊은 구덩이를 파서 묻어라. 쭌다여, 나는 신들을 포함하고 마라를 포함하고 범천을 포함한 세상에서, 사문, 바라문을 포함하고 신과 인간을 포함한 생명체들 가운데서, 여래를 제외한 어느 누구도 이 음식을 먹고 바르게 소화시킬 사람을 보지 못한다.

부처님께서 마지막으로 드신 공양은 연한 돼지고기 요리였다. 이것의 원어는 수까라맛다와(sūkaramaddava)인데, 다른 번역으로는 ‘송로 버섯 요리’라고도 한다. 그러나 대체로 ‘돼지고기 요리’로 번역하는 것이 더 일반적인 것 같다. 쭌다는 정성을 다해 여러 음식을 준비했는데, 부처님은 여러 음식 가운데 바로 이 음식만 콕 집어서 ‘나에게만 올려라’라고 말씀하신 것이다. 그리고는 몇 술 드시고, 남은 음식을 모두 웅덩이를 깊게 파서 묻으라고 하신 것이다. 그 이유는 그 음식을 소화시킬 수 있는 존재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를 조금 더 해석해 보면, 당시 쭌다가 정성껏 준비한 수까라맛다와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심하게 상한 요리였던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이를 아셨지만, 쭌다의 정성이 지극하여 그 공양을 받으신 것이었고, 그 음식을 조금 드시고 난 뒤에, 웅덩이를 파서 버릴 것을 당부하신 것이다.

이 음식을 드시고, 부처님은 발열과 복통, 그리고 피가 섞여 나오는 설사로 인해 그 이후 다른 공양을 드시지 못하셨다. 

그럼에도 부처님은 정진력으로 이러한 병환을 이겨내면서 열반의 여정을 계속 이어나가셨다. 그러던 중 시자 아난다 존자를 불러 이렇게 말씀하셨다.

[붓다] 아난다여, 대장장이 아들 쭌다가 이렇게 스스로 책망할지도 모른다. ‘아아 쭌다여, 여래께서는 네가 올린 음식을 마지막으로 드시고 반열반에 드시게 되었으니, 이것은 참으로 너의 잘못이고, 너의 불행이구나.’ 아난다여, 대장장이 아들 쭌다의 아들에게 이와 같이 말하여 자책감을 없애주어야 한다. ‘벗 쭌다여, 여래께서는 그대가 드린 음식을 마지막으로 드시고 반열반에 드시니, 이것은 그대의 공덕이고 그대의 행운입니다. … 벗 쭌다여, 공양된 음식을 드시고 여래께서 위없는 정등각을 깨달으신 것과 그 음식을 드시고 여래께서 반열반을 하신, 이 두 가지 음식은 그 어떤 공양보다도 큰 결실과 큰 이익을 가져다 줍니다. 이로 인해 벗 쭌다는 행복을 가져다 줄 업을 쌓았고, 복을 가져다 줄 업을 쌓았고, 명성을 가져다 줄 업을 쌓았고, 천상에 태어날 업을 쌓았고, 위세를 가질 업을 쌓았습니다.’라고. 

아난다여, 이렇게 대장장이 아들 쭌다의 자책감을 없애주어야 한다.

부처님께서는 마지막까지 당신을 위해 음식을 올린 대장장이 아들 쭌다를 걱정하신 것이다. 스스로의 자책은 물론이거니와 다른 사람들이 부처님의 반열반을 그의 탓으로 돌릴 것을 염려하신 것이다. 

그리고는 크나큰 연민심과 자애심으로 쭌다를 축원해 주시고, 그의 선업의 공덕을 증명해 주신 것이다. 쭌다는 이러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마음의 짐을 덜어낸 것은 물론 크나큰 복을 향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필원 동국대 경주캠퍼스 교수 nikaya@naver.com

[1613호 / 2021년 12월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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