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몰락하지 않기 위해 뛰어라
매스컴 패권 이동 속 최고 가성비는? 포털시대 급성장한 홈페이지 SNS 활성화되자 급속히 약화 사거리 중앙에 불탑 조성하듯 불교도 시대에 맞춰 홍보해야
네이버와 다음이 주도하는 포털의 시대가 열리자, 너도나도 홈페이지를 만들던 때가 있었다. 사찰도 예외는 아니었다. 홈페이지를 만든 이유는 불특정 다수에게 사찰을 알리고 내용을 게시하기 위해서였다. 즉 기저에 가격 대비 우수한 성능의, 가성비에 따른 홍보와 알림의 필연성이 존재했던 것이다.
그러나 개인 SNS가 활성화되면서, 포털의 시대도 서서히 막을 내리고 있다. 때문에 이제 홈페이지는 네이버 밴드나 페이스북(메타) 보다, 더 꼰대와 아재 같은 서비스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지난 반세기 동안 현대 문명은 ‘신문→라디오→TV→포털→SNS’로 이동해 왔다. 특히 1990년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하는 3차 산업혁명의 발달은, 포털이라는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유형의 새로운 강자를 등장시켰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인터넷의 빠른 발전은 포털을 왕좌에 올려놓은 동시에 포털의 권위를 단기간에 약화시키고 있다.
실제로 현재 네이버나 다음은 포털의 검색기능보다는, 쇼핑 등의 물건 판매에 더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이는 강자의 능동적인 변화가 아닌, 약자의 생존을 위한 변신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매스컴의 패권이 ‘신문→라디오→TV→포털’로 넘어가는 것과 비례해서, 홍보의 유효성도 시대에 따라 빠르게 변모해 왔다. 홍보는 소비자에 대한 노출 빈도와 비례한다. 즉 보다 많은 사람에게 반복 노출되면, 기본적인 목적은 달성되는 셈이다. 이런 점에서 막대한 자본만 있다면, 시쳇말로 아예 도배해 버리면 끝이 난다. 그러나 자본이 충분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가성비에 따른 선택이 필요적이며, 이에 따른 가치 판단은 당연히 필수적이다.
그런데 요즘은 이런 대상의 판단 자체가 쉽지 않다. 가성비 좋은 맞춤한 홍보 매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새롭게 대두하는 것이 개인 SNS 중 유튜브다. 유튜브가 코로나라는 희대의 버프를 받으며 포털을 넘어서는 강력한 매체로 떡상하자, 유튜브 광고 시장 역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게 된다. 또 유튜브에는 소위 ‘뒷광고’ 논란이 일기도 했던, 개인 유튜버의 광고도 존재한다.
사실 나 역시 불교 광고는 불교 관련 신문이나 방송보다, 구독자 5만 이상의 유튜브 채널에 홍보 영상을 올리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5만 이상의 채널 5개만 잡으면, 불교인의 대다수가 보는 맞춤형 타겟 광고가 완성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나는 불교계 전체와 관련된 공익적인 것은, 종단 차원에서 이들을 설득해 홍보하도록 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생각한다. 너무 빈번한 요구만 아니라면, 불교 유튜버로서 이는 또 하나의 책무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반적인 사찰에서 이러한 홍보를 부탁하기는 어렵다. 이런 상황에서 필요한 것이 사찰이나 개인 채널을 만들어 성장시키는 방법이다. 또 어느 정도 성장시키면, 비슷한 크기의 유튜브끼리 서로 연대해서 홍보하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포털이 급격하게 세력을 잃어가는 상황에서, 이제 홈페이지는 답이 될 수 없다. 과거에 홈페이지를 만들고 관리하는 노력이 유튜브로 옮겨져야만 한다. 왜냐하면 변화에 주저하고 있다 보면, 홍보의 사각지대 속에서 점차 말라 죽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유튜브는 이제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생존의 문제다. 어떤 분들은 ‘불교에 왜 굳이 홍보가 필요하냐?’고 반문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붓다는 맑은 가치로 시대를 계몽하고, 인류에게 행복과 안락을 주기 위해 불교를 창도한 것이다. 이는 바라나시에서 행하신 ‘전도선언’의 ‘인간과 신들의 이익과 행복을 위해 나아가라’는 가르침. 그리고 8종의 ‘열반경’에 전하는 붓다의 사리탑을 사원이 아닌 사거리 중앙에 위치하라고 하신 말씀을 통해서 확인해 볼 수 있다.
‘열반경’에서 붓다는 ‘왜 사거리 중앙에 불탑이 조성되어야 하느냐’와 관련해서, ‘그래야만 사람들이 불탑을 보면서 붓다를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하신다. 즉 오늘날의 유튜브는 속된 가치로 나아가는 것이 아닌, 붓다의 가르침에 근거해 불교를 널리 펴는 가장 온당한 수단일 수 있는 것이다.
자현 스님 중앙승가대 교수 kumarajiva@hanmail.net
[1613호 / 2021년 12월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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