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희 문체부 장관, 문재인 대통령 유감메시지 전해

1월21일 오전 승려대회 앞두고 원행 스님 예방 “문 대통령, 승려대회 열리게 된 것 유감스럽다” “불교계와 소통하며 정부가 고쳐야 할 점 개선” 정청래 의원·송영길 대표, 대회장서 참회 예정

2022-01-21     권오영 기자

조계종이 1월21일 서울 조계사에서 전국승려대회를 봉행하기로 한 가운데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이날 오전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예방해 “대통령께서도 승려대회가 열리게 된 것에 대해 유감스럽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사실상 현 정부에서 발생한 종교편향과 관련해 문 대통령이 불교계에 던지는 유감 메시지로 보인다.

황 장관은 이날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예방한 자리에서 “정부가 아무려면 종교편향을 하겠냐”면서도 “전국에서 스님들이 다 모이실 정도로 불교계가 그렇게 느낀다면 분명히 정부가 개선할 점이 분명히 있다. 앞으로 불교계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면서 정부가 고쳐나갈 부분은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해외순방 중인) 대통령께서도 걱정이 너무 많다”며 “승려대회가 열리게 된 것에 대해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불교계가 오해하지 않도록 스님들의 말씀을 잘 경청하고 소통해야 한다고 말씀하셨다”고 전했다.

황 장관은 또 “대통령님이 퇴임하시면 가장 큰 이웃이 통도사이고, 앞으로도 이웃하면서 자주 (만나고) 그러실 텐데, 앞으로 (종교편향과 같은) 그런 오해가 절대 생기지 않도록 (말씀하셨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바쁘신데도 이렇게 찾아주셔서 감사하고, (대통령의) 뜻을 잘 전달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 배석한 총무원 특보단장 혜일 스님은 “불교계가 현 정부 들어 거듭되고 있는 종교편향에 대해 문제 삼고 있는데 여기에 대해 대통령은 어떻게 하시겠다는 뜻이 있었냐”고 물었다.

이에 황 장관은 “지금 해외순방 중이셔서 자세한 이야기는 나누지 못했다”며 “돌아오시면 정확하게 보고를 드릴 계획”이라고 답했다. 이어 “다만 (종교편향 사건 등과 관련해) 우려가 많고, 이렇게 전국에서 스님들이 모이실 정도가 된 것에 대해 상당히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계시다”고 말했다.

중앙종회 종교편향특별위원장 선광 스님은 “현재 발생한 종교편향에 대해 주무장관이 소통 부족과 오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는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인식”이라고 지적했다.

황 장관은 “오늘 스님들께서 주시는 의견을 경청하고 주무장관으로서 (불교계와) 정확하게 소통을 해서 제도, 문화, 정책을 어떻게 바꿔나가야 할지 정부 차원에서 심사숙고해 나가겠다는 취지에서 말씀드린 것”이라며 “그동안 불교계가 정부의 방역지침을 가장 모범적으로 솔선수범해주셨는데 이렇게 모이시게 된 것에 대해 주무장관으로서 너무 걱정스럽고, 책임도 느낀다. 앞으로 소통을 잘해서 개선할 부분은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황희 장관은 이날 승려대회에서 영상메시지를 통해 정부 차원의 유감메시지를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이날 승려대회에서는 그동안 불교폄하 발언으로 스님과 불자들에게 큰 상처를 줬던 정청래 의원과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회장을 찾아 참회의 뜻을 전달할 것으로 전해졌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정 의원이 송영길 대표 등 당 관계자와 승려대회장을 찾아 자신의 발언으로 심려를 끼쳐드린 점 등에 대해 참회하고, 전통문화 계승 및 발전을 위해 앞장서겠다는 뜻을 전달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618호 / 2022년 1월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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