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현성정사·용인 행복선원 등 분향소 마련
3월10일까지 운영…“스님 가르침 늘 함께할 것”
세계적인 불교수행자이자 영적지도자, 평화운동가로 세계인들의 존경을 받던 틱낫한 스님의 입적 소식에 한국불교계에서도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마가 스님(자비명상 대표)은 1월22일 서울 현성정사에 틱낫한 스님의 분향소를 마련했다. 마가 스님은 틱낫한 스님과의 인연을 밝히며 “수행을 어렵지 않게 현대적으로 바꿔 많은 사람이 일상에서도 수행하게 됐다”며 “한 사람으로 태어나 이렇게 아름답게 살다가는 분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스님의 뜻을 이어 끊임없이 정진하기 위해 마련했다”고 분향소의 취지를 밝혔다.
스님은 2003년 프랑스 플럼빌리지에서 틱낫한 스님과 처음으로 인연을 맺었다. 예불을 끝내고 의자에 앉아 쉬고 있던 마가 스님은 자욱한 겨울 안개 속에 포행하는 틱낫한 스님의 모습을 보고 환희로움을 느꼈다. 플럼빌리지에서의 인연으로 마가 스님은 2007년 100여명의 명상순례단을 이끌고 두 차례 베트남 중부 도시 사찰로 순례를 다녀왔으며 탁발행사에 참여했다. 또 틱낫한 스님이 뇌출혈로 쓰러진 이후 태국 플럼빌리지로 직접 병문안을 가기도 했다.
“틱낫한 스님은 몸은 사라질지 몰라도 법은 영원하다고 하셨습니다. 스님은 가셨지만 남겨주신 100여권의 저술과 가르침은 우리와 늘 함께하고 있습니다. 스님이 가르쳐주신 그 길을 한발 한발 걸어가는 것이 스님의 유훈을 받들고 정신을 선양하는 것 아닐까 생각합니다.”
마가 스님은 플럼빌리지에서 배운 틱낫한 스님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생명서원’ ‘나눔서원’ ‘책임서원’ ‘화합서원’ ‘치유서원’ 등 ‘그래도 괜찮아 5대 서원’을 세우고 2020년부터 자비명상과 플럼빌리지 프로그램을 융합한 ‘자비명상 지도자’ 프로그램을 동국대 평생교육원에서 가르치고 있다.
용인 행복선원(선원장 연암 스님)도 분향소를 마련해 조문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선원장 연암 스님은 틱낫한 스님에 대해 “말과 행동이 잔잔하시고 늘 평화롭고 자비가 넘치는 분이셨다”며 “때때로 법문할 때 뿜어나온 깊은 선정의 에너지는 아직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다.
연암 스님은 2005년 프랑스 플럼빌리지 수행프로그램에 직접 참여하고 틱낫한 스님과 함께 정진했다. 낯선 환경에 밤잠을 설치는 등 어려움도 있었으나 함께 정진한 기억은 행복으로 남았다. 이와 같은 인연으로 연암 스님은 행복선원장으로서 태국 플럼빌리지와 연계해 한국 불자들에게 플럼빌리지의 수행을 전파하고 있다.
“틱낫한 스님의 수행법 중에 평화로운 미소 수행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휠체어에 타신 상태에서도 스님의 얼굴엔 잔잔하고 평화로운 미소가 있었습니다. 스님처럼 저도 미소수행을 실천하려 노력합니다.”
한편 현성정사와 행복선원에 마련된 분향소는 49재인 3월10일까지 운영된다.
윤태훈 기자 yth92@beopbo.com
[1619호 / 2022년 2월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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