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도연 인도 JTS 사무국장, 부산 미소원 초청 특강

2월4일, 코로나로 인해 3년 만에 한국 방문 “둥게스와리 문맹률 인도 평균보다 낮아져”

2022-02-06     주영미 기자

“30년 가까운 인도 JTS의 활동 성과가 과연 무엇이냐고 질문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인도를 대표할만한 성공한 인물이 배출된 건 아닙니다. 대신 30년 전 초등학교 한 곳 없던 이 지역 문맹률은 이제 인도 평균보다 낮아졌습니다. 주민들은 교육, 복지, 의료, 건축에 동참하며 삶의 난관을 함께 극복합니다. 이처럼 마을 주민들의 전반적인 의식이 바뀐 점을 가장 큰 변화로 손꼽고 싶습니다.”

인도 불가촉천민 마을인 둥게스와리에서 수자타아카데미를 운영하며 교육과 복지, 의료사업에 매진해 온 JTS(이사장 법륜 스님) 인도 사무국장 보광 장도연 법사가 3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인도 JTS 국제구호사업의 총괄 책임자로 활약해 온 그는 이번 국내 첫 일정으로 2월4일 사단법인 미소원(이사장 장유정)이 주최하는 초청 특강에 참석했다. 그는 후원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며 코로나 전후 변화된 인도 JTS 활동을 소개했다. 

이날 보광 법사는 “보통 1년에 한 차례 한 달 정도 한국에 들어왔다가 인도로 돌아갔는데 코로나19여파로 3년 만에 한국에 들어오게 되었다”며 “대부분의 한국 봉사자들은 코로나 팬데믹이 시작될 때 한국에 들어왔으며 인도에는 저를 비롯해 한국인 3명과 인도 현지 스태프들이 의기투합해 코로나의 어려움을 견뎌낼 수 있었고 수자타 아카데미도 다시 안전하게 운영되면서 지난 1월 개교 28주년을 맞이했다”고 밝혔다.

인도 수자타아카데미. 사진출처=JTS 홈페이지.

인도 JTS는 부처님의 6년 고행지인 인도 전정각산 아래 둥게스와리 마을에서 30년 가까이 국제구호 사업을 펼치고 있다. JTS와 둥게스와리의 인연은 1991년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 스님이 인도 성지순례 당시 전정각산을 찾았을 때 마을에 교육기관이 없음을 발견한 것이 계기가 됐다. 마을 첫 교육시설 수자타아카데미를 개교한 이후 현재는 유치원 14곳에서 1000여 명, 수자타 아카데미 본교 및 분교에서 초·중등생 600여 명을 위한 무료 교육을 진행한다. 2003년 설립된 지바카병원도 마을 무료 의료시설로 결핵 환자 퇴치 등에 앞장서며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특히 인도 JTS는 교육, 의료와 더불어 마을 15곳의 복지, 주거환경 개선에 주력하며 불가촉천민이 80% 이상 차지하는 둥게스와리 주민들의 삶의 질 향상에 진력해왔다. 이밖에도 국제구호단체와 협력해 인도 타 지역 구호 지원에도 동참하고 있다.

국제구호단체와 협력해 인도 타 지역 구호 지원에도 동참해 온 JTS. 사진출처=JTS홈페이지.

특히 보광 법사는 코로나의 어려움 속에서도 둥게스와리 마을 주민들과 JTS의 신뢰는 더 단단해졌다고 밝혔다. 보광 법사는 “코로나는 둥게스와리 마을도 휩쓸고 지나갔다. 지바카병원에서는 의료캠프를 개설해 증세가 있는 분들에게 해열제 조치를 신속히 전개했고 의외로 마을 주민들에게는 코로나로 인한 중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드물었다”며 “무엇보다 저를 비롯한 한국인들이 마을에 남아 위기 극복을 위해 함께 노력한다는 사실 자체가 주민들에게 큰 힘과 위로가 된 것 같다”고 진단했다.

지바카 병원의 진료. 사진출처=JTS 홈페이지.

보광 법사에 따르면 JTS의 인도 둥게스와리 구호 사업은 철저하게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활동을 펼치기 위해 주민들의 자발적인 협력으로 진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해왔다. 예를 들면 핸드 펌프 설치비용은 JTS에서 부담하되 관리비용은 JTS와 주민이 각각 절반씩 부담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자타아카데미 역시 교육비와 제공되는 식사는 모두 무료지만 배식과 정리, 보충학습 등에 주민들과 고학년 재학생들이 봉사자로 동참한다. 무엇보다 주민들은 JTS활동가들을 형제로 호칭하며 JTS를 가족처럼 받아들인다.

코로나로 인해 한국 봉사자들의 동참율이 떨어진 반면 주민들의 참여도가 자연스럽게 높아진 점도 그동안의 신뢰를 반영한다는 것이 보광 법사의 설명이다. “인도 현지인들이 JTS 봉사자로 동참하는 비율이 늘면서 주민들의 책임 의식도 높아졌다”고 밝힌 그는 “봉사자 숙소였던 곳을 학생들의 집중학습 공간으로 사용하면서 자녀에게 집안일을 맡기던 학부모들도 학업을 독려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수자타아카데미 학생들. 사진출처=JTS 홈페이지.

미소원이 지속적으로 동참해 온 우물 파기와 결핵 환자 살리기 사업 현황도 소개했다. 보광 법사에 따르면, 핸드 펌프는 개당 150만 원 정도 설치비가 소요되며 10가구당 한 개 제작을 목표로 이제 마을 전역에 안정적으로 자리한 상황이다. 지금은 주민들과 협업해 설치된 핸드 펌프를 잘 사용하도록 보수, 관리를 중점적으로 진행 중이다. 결핵 환자의 경우 검사를 위해 환자를 이송하는 일부터 결핵 판정 후 격리 및 관리, 음식 제공, 완치까지 한 사람당 평균 15만 원이 소요된다. 그는 “결핵은 마을에서 퇴치에 가까운 비율로 떨어졌다가 최근 날씨가 추워지면서 조금 늘어나 현재 14명을 치료하고 있다”고 밝혔다.

둥게스와리 마을 전경. 핸드 펌프가 설치돼 있다. 사진출처=JTS 홈페이지.

 

보광 법사는 “역사, 기후, 환경과 사회적 요인으로 인해 둥게스와리는 아직 모든 것이 열악하지만 많은 후원자들의 오랜 정성 덕분에 주민들은 한국인을 가족과 이웃으로 생각한다”며 “둥게스와리와 더불어 국제구호 활동 전반이 체계적으로 진행되도록 항상 응원해주시고 후원해주신 모든 분께 깊이 감사드리며 인도 JTS는 앞으로도 변함없이 국제사회 어려운 이웃의 도반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발원했다.

보광 법사 초청강의를 기획한 사단법인 미소원은 그동안 회원들에게 결혼, 출산, 취업 등 집안 대소사가 있을 때 비용을 아껴 인도 우물 파기, 인도 결핵 환자 돕기로 회향하기를 제안했고 회원들도 자발적으로 이 후원에 동참해왔다. 이에 사단법인 설립 이전인 2002년부터 최근까지 20년 동안 미소원의 인도 JTS 후원금은 총 2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보광 법사는 이 같은 미소원 회원들의 한결같은 후원에 감사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이번 강의 요청을 기꺼이 수락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유정 미소원 이사장은 “어려운 시기에 인도 현지에서 목숨을 걸고 대한민국의 봉사자로 열심히 활동하는 보광 법사님께 존경의 박수를 보낸다”며 “바쁜 일정을 쪼개어 강의에 응해주신 법사님과 JTS 모든 관계자분께도 고마움을 전하며 미소원 역시 JTS의 든든한 가족으로 함께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보광 법사는 인도에서 1월 말 입국해 정토수련원에서 자가격리를 안전하게 마쳤다. 일정 기간 국내에 머물며 JTS 실무자들과 함께 인도 JTS 활동과 방글라데시 로힝야족 난민 마을 지원 사업의 구체적인 방향을 모색한 뒤 다시 인도로 돌아갈 예정이다.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620호 / 2022년 2월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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