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황옥 3일…’, 진재운 감독 시사회서 관객과의 대화

4월26일, 롯데시네마 부산오투점 조계종 종정 성파 대종사·정토회 지도법사 법륜 스님 관람 “가야불교 신화 벗어나 역사성 과학적 접근” 90분 다큐멘터리로 5월 중순경 극장 정식 개봉

2022-04-26     주영미 기자

 

“들여다보지 말았어야 할 불편한 진실을 본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진실은 불편하더라도 그 자체가 저를 자유롭게 해 주었고 결국 모두 자유롭게 해 줄 것임을 압니다.”

1세기 경 인도에서 출발해 해상루트로 전래된 가야불교의 역사를 신화에서 벗어나 과학적 방법으로 접근한 역사 다큐멘터리 ‘허황옥 3일 – 잃어버린 2000년의 기억’이 5월 중순 정식 개봉을 앞두고 시사회를 이어가며 해상루트를 통한 가야사의 재조명과 불교 전래의 가능성을 밝히고 있다.

진재운 감독은 4월25일 롯데시네마 부산오투점에서 ‘허황옥 3일 – 잃어버린 2000년의 기억’ 시사회 및 감독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다. 특히 지난 4월23일 김해 부원동 롯데시네마에서 개최된 첫 시사회에 이어 두 번째 불교 시사회로 마련된 이 자리에는 조계종 종정 성파 대종사,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 스님, 통도사 승가대학장 인해, 부산 안국선원 주지 석산 스님 등 스님들과 불자들이 참석했다. 


이날 관객과의 대화에서 진재운 감독은 “허황옥이라는 인물을 따라가는 작업은 흥미로우면서도 큰 가치를 느끼는 동시에 그동안 신화로만 알고 있던 이야기가 취재하면 할수록 역사를 새로 만난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며 “‘삼국유사’에서 그렇게 세밀하게 기록하고 있음에도 허황옥의 역사는 그동안 외면당하거나 의도적으로 숨겨진 불편한 진실”이라고 단언했다. 

 

또 진 감독은 “진실은 불편하더라도 그 자체가 저 자신을 자유롭게 해 주었고 결국 모두 자유롭게 해 줄 것이라고 믿는다”며 “다만 ‘허황옥 3일’은 허황옥이 가야 땅에 도착한 후 3일간의 기록을 지금의 관점에서 잠깐 살펴본 것에 지나지 않으며 3개월여 동안 이어온 바닷길 1만km 곳곳에 흩어져 있는 무수히 많은 역사적 흔적들을 꿰매어서 보석으로 완성하는 것이 우리의 소명”이라고 강조했다.

 

시사회 후 정토회 지도법사 법륜 스님도 “중국을 통한 전래에만 국한된 불교 역사가 아니라 해상루트를 통한 한국불교의 역사를 규명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며 “이 영화가 앞으로도 과학적, 역사적으로 해역을 통한 한반도 불교 전래에 더 많은 연구와 규명으로 이어지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소감을 밝혔다.

 

제작진은 영화에서 국내외 논문과 서적 100여 편을 조사하고, 7개월의 작업 끝에 2000년 전 김해평야 주변 지형과 ‘삼국유사’에 나오는 지명인 망산도, 주포, 만전, 왕후사 등의 위치를 복원해 냈다. 또 최근 30년의 월별 바람과 해류의 평균값을 분석해 터키와 인도, 대만을 거쳐 가야까지 이어지는 ‘고대 해양 철기 루트’를 검증하며 가야 문화와 가야불교를 조명한다.

러닝타임 90분에 달하는 이 다큐멘터리는 영화 개봉에 앞서 지난해 말 KNN을 통해 52분 길이로 방송된 바 있다. 해당 영상은 유튜브 ‘KNN PRIME 다큐멘터리’ 채널을 통해서 볼 수 있다. 이와 더불어 다큐 제작에 협력한 여여정사 김해포교당 주지 도명 스님도 최근 그동안의 가야불교 연구 성과를 모은 첫 저서 ‘가야불교 빗장을 열다(담앤북스)’를 출간해 ‘허황옥 3일…’ 개봉에 힘을 싣고 있다. 


진재운 감독은 다큐 영화 ‘위대한 비행’, ‘물의 기억’ 등 30여 편 이상의 환경다큐멘터리를 제작해왔으며 50여 회의 국내·외 수상 경력을 지니고 있다. 현재 KNN 기획특집국장을 맡고 있으며 ‘하나뿐인지구영상제’ 집행위원장을 겸하고 있다. 

부산=주영미 기자 ez001@beopbo.com


[1631호 / 2022년 5월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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