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의원 “지혜롭지 못해 스님·불자들에 심려”

5월2일 김영배 의원·이규민 전 의원과 총무원장 원행 스님 찾아 재차 사과 문화재관람료 왜곡 발언 이후 첫 예방 정 의원 “이번 일로 많은 것 배웠다” 원행 스님 “전통문화 보호에 힘써달라”

2022-05-02     권오영 기자

지난해 문화재청 국정감사에서 사찰 문화재관람료에 대한 왜곡 발언으로 불교계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던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예방해 “지혜롭지 못해 스님과 불자들에게 심려를 끼쳤다”고 재차 머리를 숙였다. 이에 원행 스님은 “비록 서운한 과정이 있었지만, 앞으로 더 좋은 관계를 만들어가자”고 덕담했다.

정 의원은 5월2일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전통문화발전특위위원장, 이규민 전 의원과 함께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을 찾아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예방했다. 정 의원이 원행 스님과 공식적으로 마주한 것은 지난해 10월5일 국정감사에서의 발언 이후 7개월여 만이다. 정 의원은 국회가 올해 4월15일 가결한 ‘문화재보호법 일부 개정안’을 대표 발의해 60여년간 지속된 사찰 문화재관람료 논란을 해소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원행 스님은 “정 의원이 문화재보호법 개정안을 입법 발의했다. 수고하셨다”며 “앞으로도 문화재보호를 위한 정책을 입안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정 의원은 “이번 일을 계기로 불교와 많은 인연을 맺게 됐다”며 “그동안 22곳의 절을 찾아다니면서 주지 스님들로부터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그 속에서 불교의 역사와 문화, 스님들의 고충도 많이 알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해인사를 찾았을 때 팔만대장경을 보면서 (스님들께서) 매우 과학적으로 대장경을 관리하고 있다는 것도 알았다”고 덧붙였다.

정 의원은 또 “주지스님들로부터 문화재 관리정책을 단순히 점 단위가 아닌 면 단위로 변화시켜야 한다는 말씀을 듣고 공감하게 됐다”며 “(그런 말씀들로 인해) 우리 의원들과 합심해서 문화재관람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마리를 마련하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굉장히 큰 보람을 느꼈다”고 강조했다.

원행 스님은 해인사 팔만대장경이 갖는 가치를 언급하면서 “전통문화재를 관리하는 것은 여야를 떠나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찾는 매우 중요한 일”이라면서 “앞으로도 전통문화 보호하고 계승하는 데 더 많은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함께 자리한 김영배 의원은 “더불어민주당이 전통문화에 대해 체계적으로 살펴보는 계기가 된 것 같다”며 “야당으로 새롭게 출발해야 하지만 당 차원에서 전통문화의 보호와 전승을 위해 잘 살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규민 전 의원도 “당 차원에서 불교계의 숙원사업들을 해결하기 위해 앞으로도 노력할 것”이라며 “불교 전통문화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의 귀중한 자산이기에 저희들이 더 신경쓰고 보존하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정 의원은 학창시절 불교재단인 보문고등학교를 다니면서 부처님오신날 연등행렬에 참여했던 일, 전 종정 진제 대종사로부터 ‘지혜롭게 살라’는 의미의 지산(智山)이라는 법명을 받은 일을 소개하면서 “앞으로 스님의 말씀에 따라 더 베풀고 지혜롭게 살아가겠다”며 “전통문화 발전을 위한 일에 각별히 신경쓰겠다”고 말했다.

원행 스님은 “어째든 정치적인 변화가 있었지만, 세상의 인연이라는 것이 돌고 도는 것”이라며 “잘하면 좋은 기회가 올 것이다. 길게 호흡하면서 전통문화발전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거듭 당부했다.

한편 정청래 의원의 총무원장 원행 스님 예방에는 총무부장 삼혜, 기획실장 법원 스님이 배석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사진제공=조계종 홍보국

[1632호 / 2022년 5월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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