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우 스님, 조계종 교육원장 사퇴…총무원장 출마 임박

8월8일, 후보등록 하루 앞두고 이임식 총무원장 원행 스님 등 종무원 100명 참석 “현실적 승가교육 실현 노력” 소회 밝혀 “불교중흥 위해 작은 힘이라도 보탤 것”

2022-08-08     권오영 기자

조계종 제37대 총무원장 선거 후보등록을 하루 앞둔 가운데 진우 스님이 교육원장 사퇴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진우 스님이 총무원장 출마 의지를 굳힌 것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진우 스님은 8월8일 오후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공연장에서 제8대 교육원장 사퇴에 따른 이임식을 진행했다. 진우 스님의 교육원장 사퇴는 2019년 9월 216회 임시중앙종회에서 8대 교육원장으로 선출된 지 3년여 만이다. 이임식에는 조계종 총무원장 원행 스님을 비롯해 중앙종회의장 정문, 포교원장 범해, 고시위원장 수진, 장학위원장 종호, 중앙승가대 총장 원종, 총무부장 삼혜 스님 등 중앙종무기관 부실장 스님, 교육교역직 스님과 일반직 종무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진우 스님은 이날 이임사를 통해 지난 3년간의 소회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특히 스님은 “교육원장이라는 막중한 소임을 맡게 된 것도, 조용히 끝내려 했던 오늘 이임식을 성대하게 진행하게 된 것도 모두 총무원장 원행 스님의 배려 덕분”이라며 “이 자리를 빌어 총무원장 스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이어 “능력과 자질 있는 스님들을 배출해야 하는 승가교육은 삼보를 호지하는 신장의 도구와 같다”며 “저는 스님들의 자질 향상에 역점을 두는 현실적인 승가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고 밝혔다.

스님은 또 “현장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각급 교육기관을 직접 방문해 많은 교직자들과 소통했고, 심층적인 설문조사를 진행했으며, 승가교육 개선을 위해 연찬의 자리를 마련했을 뿐 아니라 효율적인 교육을 위해 교과목 개편도 과감히 단행했다”며 “그 결실을 보지 못하고 퇴임을 하게 돼 송구하고 아쉬운 마음이 있지만, 저보다 더 훌륭한 후임스님께서 잘해 나가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말했다.

스님은 “갈수록 출가자 감소로 학인들이 줄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불교의 미래를 위해 대승적 안목으로 개별적 이해득실은 과감히 내려놓고 각급 교육관계자들이 서로 조력해가면서 새로운 교육질서 수립에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한 뒤 “오늘 교육원장으로서 소임을 내려놓지만 앞으로 한국불교와 종단, 그리고 불교중흥을 위해 작은 힘이나마 보탬이 되도록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총무원장 원행 스님은 “2019년부터 8대 교육원장의 소임을 맡아 어려운 환경에도 불구하고 교육과 도제 양성에 진력해 준 진우 스님의 노고에 종도들의 마음을 담아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진우 스님은 교육원장으로 계시는 동안 출가환경에 맞는 승가교육과 현대사회의 변화에 대응하는 도제 양성에 매진했다”고 치하했다. 이어 “코로나19와 여러 종단 위기속에서도 핵심 소임을 맡아 책임을 다해 준 스님께서 오늘 퇴임 인사를 하게 되니 사부대중은 아쉬울 따름”이라며 “진우 스님께서는 모두의 기대에 따라 초심과 원력을 잊지 않고 사회와 함께 실천하는 보살이자 수행자로 다시 우리 곁에 돌아주길 바란다. 부처님 가피로 늘 행복하길 축원한다”고 말했다.

중앙종회의장 정문, 포교원장 범해, 고시위원장 수진 스님도 인사말을 통해 지난 3년간 교육원장 진우 스님의 여러 성과들을 열거하면서 승가교육 발전을 위해 노력한 노고에 고마움을 표했다.

이날 이임식에서 조계종 교육부장 서봉 스님은 진우 스님에게 공로패를 전달했으며, 교역직 스님 및 일반직 종무원들은 꽃다발을 증정했다.

진우 스님의 교육원장 사퇴는 총무원장 후보등록이 기정사실화 됐음을 시사한다. 현행 조계종 선거법에 따르면 총무원장에 출마하려는 종무원은 겸직금지 조항에 해당하는 종무직을 후보등록일 하루 전까지 사퇴해야 한다. 진우 스님이 사퇴하면서 교육부장 서봉 스님이 교육원장 직무대행을 맡게 된다.

이런 가운데 이번 총무원장 선거에서는 1994년 총무원장 선거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으로 선거절차 없이 총무원장을 선출할지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후보자가 한 명인 경우 중앙선관위의 자격심사를 거쳐 투표절차 없이 당선인이 확정된다.

현재 조계종 내부에서는 현 총무원장 원행 스님이 “출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뚜렷하게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군이 없는 상태다. 여기에 전국교구본사주지협의회도 8월3일 “총무원장을 선거 없이 추대하길 바란다”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추대론’이 강하게 작동하고 있어 단일후보 추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윤태훈 기자 yth92@beopbo.com

[1644호 / 2022년 8월17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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