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개 불교학회·연구소 “서울시 가톨릭 편향” 비판

10월28일, 한 달간 의견 수렴해 광화문광장·서소문 등 우려 표명 “종교 편향 전담기구 마련” 촉구

2022-10-28     정주연 기자

한국 불교학계가 서울시의 ‘가톨릭 성지화’ 편향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29개 불교학회·연구소가 공동으로 성명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현재 가톨릭 편향이 위중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들 29개 불교학회·연구소는 10월29일 ‘서울시의 가톨릭 편향을 비판한다’는 제목의 성명에서 “한국은 대표적인 다종교 사회이고 헌법에 정교분리가 명시돼 있음에도 일련의 사태들은 어느 한 종교가 기존 역사를 매장하고 독점하는 것처럼 느껴진다”고 우려했다.

이들은 가톨릭 편향으로 설계된 광화문광장과 서소문역사공원·역사박물관을 비롯해 실제 역사와는 전혀 다르게 안내되는 광희문·형조·의금부·포도청 등 서울 유적지를 주요 예시로 제시했다.

이어 “주요 유적지와 시설물은 공공성이 우선돼야 한다”며 “우리는 서울시가 이 사안에 대해 전문가를 구하도록 요청한다”면서 서울시가 ‘종교편향’이 제기된 논란에 침묵하지 않고 조속히 실질적인 조사를 이루길 바란다고도 요구했다.

그러면서 “논란이 된 사안들은 역사학계에 자문을 의뢰해 개선해 나가고 유사한 사태가 재발하지 않도록 학계는 물론 종교계에도 자문을 구해야 한다”면서 “공식적인 논의 전담기구도 조속히 마련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임승택 불교학연구회장은 “기존 역사를 매장하는 서울시의 가톨릭 편향 시정은 역사의식 부재에서 비롯됐다”며 “더이상 두고 볼 수 없어 불교학자들이 행동에 나섰다”고 말했다. 이어 “불교학 29곳 단체들은 서울시의 대처를 지켜볼 것이며 연대와 논의를 통해 이번 사안이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학자들은 9월23일부터 한달 간 서로 의견을 조율하고 협력 방안을 세운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성명에 참여한 학회는 금강대 불교문화연구소, 대각사상연구원, 동국대 불교문화연구원, 동국대 세계불교학연구소, 동방문화대학원대 불교문예연구소, 동북아불교미술연구소, 동아시아불교문화학회, 보조사상연구원, 불교의례문화연구소, 불교학연구회, 성철사상연구원, 세계불학원 세계불학연구소, 원광대 마음인문학연구소, 원광대 원불교사상연구원, 원불교 평화연구소, 위덕대 밀교문화연구원, 인도철학회, 중앙승가대 불교사학연구소, 중앙승가대 불교사회과학연구소, 중앙승가대 불교학연구원, 한국교수불자연합회, 한국명상심리상담학회, 한국밀교학회, 한국불교사학회 한국불교사연구소, 한국불교선리연구원, 한국불교연구원, 한국불교학회, 한국선학회, 한국정토학회으로 모두 29곳이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55호 / 2022년 11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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