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종회 “해인도 왜곡 천주교 사과 촉구” 결의문 채택
11월10일, 226회 정기회서 만장일치 결의 “천주교는 법계도 왜곡 전시물 철거”요구 대구 팔공산 케이블카 설치 반대 결의문도 내년 예산 814억원 확정…회기 앞당겨 폐회
조계종 중앙종회가 최근 가톨릭이 한국불교 화엄사상의 집약체로 의상 스님이 창안한 해인도(법계도)를 무단 도용해 왜곡 전시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천주교의 사과 및 전시물의 철거”를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중앙종회는 11월10일 결의문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한국 방문과 한국 순교자 124위 시복을 기념하기 위한 전시물에 불교의 상징인 해인도를 도용한 것은 1000만 불자는 물론 일반 국민들도 납득하기 어려운 행위”라며 “천주교 목적만을 위해 불교 성보인 해인도의 가치를 훼손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천주교가 이 땅에 뿌리내리는 과정에서 큰 도움을 줬던 천진암과 주어사에 대해서도 그 사실을 숨긴 채 천주교의 성지로만 포장해 홍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교계는 천주교의 이런 행태에 대해 종교화합과 국민화합의 소중함 때문에 종교간 갈등으로 커지지 않도록 노력해 왔지만 돌아온 것은 우리 민족과 불교역사를 천주교 중심 역사로 만들려고 하는 천주교의 ‘종교역사 공정’이었다”고 비판했다.
중앙종회는 또 “해인도를 도용한 서소문역사박물관 등의 전시물을 철거해 달라는 불교계의 정중한 요청에도 지금까지 철거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며 “조계종 교구본사의 입장문까지 발표됐음에도 불구하고 응답이 없음에 우리 중앙종회의원들은 안타까움과 더불어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이에 중앙종회는 “△불교상징 해인도를 도용해 서소문 역사박물관, 옹청박물관, 바티칸 우르바노대학에 전시하고 있는 작품을 즉시 철거할 것 △천진암, 주어사, 서소문 역사공원 등의 천주교 성지화 추진과정에서 드러난 역사왜곡을 인정하고, 관련 당사자에게 사과할 것 △천주교는 종교역사공정을 즉시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중앙종회는 “요구사항이 이뤄질 때까지 전국교구본사와 함께 문제해결을 위해 정진할 것을 결의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중앙종회는 최근 대구 팔공산에 추진되고 있는 케이블카 설치 반대를 위한 결의문도 채택했다.
중앙종회는 결의문에서 “민족의 유구한 문화가 살아 숨 쉬는 팔공산은 우리가 영원히 후대에 소중하게 물려주어야 할 자랑스러운 영산”이라며 “자연환경 및 문화유산과 원만히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문명의 편리는 도리어 큰 폐해를 가져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팔공산 선본사 갓바위는 불교를 떠나 우리 국민 모두가 편하고 자유롭게 찾아와 마음의 안식처를 얻는 곳이고, 팔공산에는 천연기념물이자 멸종위기종인 수달과 하늘다람쥐, 독수리를 포함한 5천여 종의 생물이 서식하고 있는 자연생태의 중요한 보고”라며 “케이블카를 설치해 자연환경과 문화재를 파괴하는 것은 무지하고 몰상식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중앙종회는 “홍준표 대구시장에게 간절히 호소한다”며 “팔공산의 아름다운 자연환경과 민족의 문화유산 및 불교문화재를 소중하게 여기고 온전히 지켜달라”고 촉구했다.
중앙종회는 이에 앞서 종헌개정 및 종법제개정특별위원회 구성을 결의하고 위원장에 만당 스님을 선출했으며, 종교편향 불교왜곡대응 특별위원회 구성도 결의하고 위원장에 선광 스님을 선출했다. 각 특위위원 구성에 대해서는 의장단 및 위원장에게 위임하도록 했다.
중앙종회는 또 불기 2567(2023)년도 중앙종무기관 세입세출 예산안 승인의 건을 상정하고 원안대로 가결했다. 이에 따라 조계종의 내년 예산은 올해보다 4.8%(41억2351여만원) 감액된 814억 5089만원으로 확정됐다. 일반회계는 올해보다 4억166여만원(1.44%) 증액된 283억 2400만원이며 특별회계 예산은 올해보다 45억 2518만원 감액(7.85%)된 531억 2689만원으로 결정됐다.
이와 관련 중앙종회의원 정범 스님은 "현재와 같은 종단 예산구조로는 포교와 불교중흥을 하기 어렵다"며 "종단 차원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예산 전문가들을 통해 현재 종단예산에 대한 진단을 받아 내년부터는 개선된 예산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중앙종회는 예산안 승인을 끝으로 226회 정기회에서 상정된 모든 안건을 처리하고 회기를 앞당겨 폐회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657호 / 2022년 11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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