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계도 왜곡 전시물 철거하라” 명동성당서 1인 시위

오봉 스님, 11월11일 "사과·철거 때까지 지속할 계획"

2022-11-11     김내영 기자

한국불교의 대표적인 상징이자 수행체계인 법계도를 무단 도용해 왜곡 전시하고 있는 가톨릭계에 공식 사과와 즉각 철거를 요구하는 1인 시위가 시작됐다. 

오봉 스님은 11월11일 오전 서울 명동성당 앞에서 1인 시위를 진행했다. 가부좌를 틀고 눈을 감은 채 앉아 있는 스님 곁에는 ‘불교상징 법계도를 천주교 전시물에 도용한 서소문박물관과 천주교서울대교구는 이에 대해 사과하고 종교갈등을 조장하는 행위를 즉각 중지하라’고 적힌 팻말이 놓여있었다. 지나가던 이들은 걸음을 멈추고 팻말을 읽어보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스님은 “1인 시위를 위해 자리를 잡자마자 가톨릭 신자라고 하는 사람이 다가와 자신들은 불교의 역사·문화를 왜곡한 적 없다고 항의했다”며 “아직도 법계도 왜곡 전시가 종교 화합에 얼마나 큰 장애가 되는지 심각성을 전혀 모르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스님은 이어 “역사는 사실 그대로여야 가치 있다. 천진암, 주어사, 광화문 광장, 서소문역사공원 등이 특정종교의 성지로 고착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잘못된 역사를 바로잡고 종교간 화합과 평화를 이루기 위해선 지금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교계에서도 모두가 한마음 한 뜻으로 결집해 법계도 등 왜곡 문제 해결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말했다.

1인 시위는 직장인들의 퇴근 시간에 맞춰 오후 7시까지 진행되며, 가톨릭의 공식 사과와 철거가 이뤄질 때까지 지속할 예정이다.

한편, 조계종 전 사회부장 원경 스님은 법보신문을 통해 오봉 스님의 1인 시위 소식을 접한 후, 스님을 응원하기 위해 현장을 방문했다. 원경 스님은 “불교계 모두가 올바른 역사를 바로잡는 데 동참해야 한다는 오봉 스님의 결연한 원력에 응원과 지지를 보내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며 “가톨릭의 법계도 왜곡 전시에 더 큰 관심을 갖고, 문제 해결에 동참하겠다”고 말했다.

김내영 기자 ny27@beopbo.com

[1657호 / 2022년 11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