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역사공원서도 "왜곡 법계도 철거" 1인 시위
11월11일, 서울 조계사 환희정 불자 "평화는 서로의 영역 존중서 비롯돼"
"해도 해도 이건 너무하잖아요."
환희정 불자도 11월11일 서소문 역사공원에서 "왜곡된 법계도 철거"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했다.
천주교서울대교구가 서울 중구청에서 위탁 받아 운영하고 있는 '서소문역사박물관' 상설전시실에는 화엄일승법계도 끝에 십자가를 단 대형 나전칠화가 걸려 "불교 왜곡" 논란이 일고 있다.
환희정 불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기사를 접한 뒤 '이건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자진해서 나왔다"고 밝혔다.
하지만 막상 현장에 와보니 시위 장소를 잡는 데만도 쉽지 않았다고. 환희정 불자는 "피켓을 들고 서소문 역사공원으로 들어가자 누군가 불러 세웠다”면서 “‘여긴 성지(聖地)니까 들어올 수 없다. 불자들이 반대하는 것을 알겠다. 하지만 이건 좀 아니다. 아주 예의 없는 행동’이라고 해 거의 쫓기듯 나왔다”고 했다. 그는 순간 기분이 좋지 않았지만 법계도 왜곡 상황을 많은 분들에게 알리는 게 우선이라고 판단, 내부로 들어가지 않고 서소문역사공원 입구에서 피켓을 들었다고 상황을 전했다.
가톨릭 신자로 보이는 한 중년여성은 그에게 다가가 “‘법계도’(해인도) 특허라도 받았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이에 환희정 불자는 “법보신문 기사를 보여드린 뒤 신라 의상 스님의 화엄일승법계도에 십자가를 달아 왜곡한 작품이라고 설명해줬다”면서 “종교 갈등을 일으키고 싶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다만 우리들 신앙 체계가 왜곡되는 것이 안타까워 바로 잡고자 나선 것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고 했다.
환희정 불자는 왜곡 법계도가 철거될 때까지 시위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알게 된 이상 바로잡을 때까지 함께 해야할 것”이라면서 “법계도는 묵주가 아니다. 종교평화는 서로의 영역을 존중하는 데서 온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657호 / 2022년 11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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