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역사왜곡 방치하면 불교 설자리 잃어”

의성 대곡사 주지 혜산 스님 불교 성보까지 왜곡하는 가톨릭에 참담함 감추지 못해 법보신문 보급으로 불자들 역사 인식제고에 앞장설 것

2022-11-28     권오영 기자
조계종 중앙종회의원이자 대곡사 주지인 혜산 스님이 최근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하고 김형규 법보신문 대표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가톨릭이 관공서와 조직적으로 종교역사를 왜곡하고 있다는 법보신문의 보도를 보고 큰 충격을 받았습니다. ‘한 번 길을 내면 그 길이 다시 길을 만들어서 누구도 거역할 수 없는 길이 된다’는 말이 있듯, 역사도 한번 왜곡되면 돌이킬 수 없습니다. 가톨릭의 역사왜곡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1700년 한국불교의 전통과 역사는 머지않아 이 땅에서 설 자리를 잃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조계종 중앙종회의원이자 의성 대곡사 주지인 혜산 스님이 최근 법보신문 법보시 캠페인에 동참하며 이같이 말했다. 스님은 “가톨릭이 광화문광장을 비롯해 서울의 공공지역에 자신들의 성지를 조성하고 순례길을 만들었으며, 서소문 역사박물관에서는 의상 스님의 법계도를 왜곡해 십자가를 매달아 전시하고 있다는 보도를 접하고 참담함을 감추지 못했다”며 “어떻게 다른 종교의 예경 대상까지 자신들 맘대로 왜곡할 수 있는지 안타까웠다”고 했다. 특히 의성 고운사를 본사로 두고 있는 혜산 스님은 가톨릭의 법계도 왜곡에 대해 강한 비판을 내놨다. 

스님은 “해동화엄의 초조로 추앙받는 의상 스님은 당나라 유학 이후 고운사를 창건했고, 입적할 때까지 고운사 말사인 부석사에 머무르며 한국 화엄학을 집대성했으며 ‘화엄경’의 핵심 교의를 간추려 만든 게송인 법성게를 도상화해 법계도를 창안하셨다”며 “법성게는 오늘날까지 고운사 본말사는 물론 전국의 사찰에서 의식 때마다 빠지지 않고 독송 되는 한국불교의 독특한 신앙”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의미가 담긴 법계도를 도용해 자신들의 종교적 의미를 드러내기 위해 십자가를 매달아 왜곡한 작품을 공공장소인 서소문 역사박물관에 전시하는 것은 다분히 의도적”이라며 “이것을 그대로 둔다면 머지않아 법계도마저 가톨릭의 성물로 둔갑할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때문에 스님은 “불교계가 힘을 합쳐 가톨릭의 역사 왜곡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의성 대곡사 주지로 부임한 스님은 대곡사의 옛 명칭을 되찾기 위한 운동에도 앞장서고 있다. 스님에 따르면 대곡사는 원래 통일신라 때 창건됐고, 고려말 공민왕 때 왕사였던 지공 스님과 나옹 스님에 의해 중창됐다. 원래 사찰명도 ‘대곡사(大谷寺)’가 아닌 중국과 우리나라 불교교류의 중심지였다는 의미에서 ‘대국사(大國寺)’였다. 창건 당시에는 부속암자가 9개가 넘을 정도로 큰 사찰이었다. 그러나 임진왜란을 거치며 건물의 대부분 소실되면서 사격이 크게 축소됐고, 조선 유생들의 반발로 사찰의 이름도 대곡사로 변경됐다는 게 스님의 설명이다. 

스님은 “1960년 경 사찰 부도터에서 통일신라시대 보살상이 출토돼 사찰의 창건 시기가 고려가 아닌 통일신라시대 임이 드러났고, 최근 대곡사 적조암을 일부 해체 복원하는 과정에서 ‘대국사 적조암’이라고 적힌 기와 막새가 발견됐다”며 “이런 것으로 볼 때 대곡사는 통일신라시대 때 중국불교와 교류하던 큰 사찰이었다. 그런 점에서 다시 대국사로 명칭을 변경해 재평가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스님은 이를 위해 내년부터 학술대회를 열어 역사적 고증작업을 지속하는 한편 불자들과 함께 사찰명칭 변경 운동을 진행할 계획이다. 

스님은 “잘못 정리된 불교역사를 바로잡지 않으면 끝내 왜곡된 역사를 수용할 수밖에 없게 된다”며 “지금이라도 불자들이 힘을 합쳐 바로잡아야 한다”고 했다. 이어 “가톨릭이 불교역사에 대해 왜곡하는 것은 한편으론 우리 스스로 불교역사를 선양하고 보존하는 일에 게을렀기 때문일 수 있다”며 “가톨릭의 역사왜곡을 비판하고 불교역사 선양에 앞장서고 있는 법보신문 보도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불자들이 불교역사를 재인식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659호 / 2022년 11월 3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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