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현 의원 “불교가 국가 위해 했던 일 제대로 평가돼야”
2월8일 교계기자간담회 논란 발언 해명 “목사·장로기도회서 했던 발언이지만 오해 소지 있었다…오해 없도록 할 것” “칠백의총·의승에 대해 잘 살펴볼 것”
국민의힘 대표 선출을 위한 전당대회를 앞두고 유력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김기현 의원이 교계기자간담회를 열어 최근 자신의 종교편향 발언 논란과 관련해 재차 유감의 뜻을 밝혔다. 다만 김 의원은 “그 자리에서 했던 발언은 정교분리의 원칙을 훼손하려는 것이 아니었고, 평소에도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해명했다. 김 의원은 또 ‘임진왜란 당시 금산전투에서 목숨을 바친 800의승에 대한 역사적 조명이 미진하다’는 지적에 대해 “개선방안을 찾아보겠다”고 약속했다.
김 의원은 2월8일 오전 교계기자 간담회를 열어 자신의 종교편향 발언 논란과 관련해 적극 해명에 나섰다. 김 의원은 “(정치인들은) 여러 종교 행사를 다니고, 그곳에서는 그 종교에 맞는 말을 하는 게 관례”라며 “목사와 장로님들이 개최한 기도회였기에 그에 맞추어서 했던 말인데, 듣기에 따라서는 편향적으로 들릴 수 있는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 그래서 즉각 사과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불교에서 가르치는 자비라든가, 기독교의 사랑 등 각 종교마다 추구하는 가치는 대동소이하다고 본다”면서 “개인 종교를 가지고 있는 정치인들이 정계에 들어가면 (자신들의 종교가 추구하는) 자비라든가 사랑의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고, (각 종교계에서도) 이를 잘 감시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로 했던 말이었다”고 했다. 김 의원은 “그럼에도 정교분리의 원칙을 훼손하는 것으로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있었다”며 “앞으로 오해의 소지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공직자의 종교편향 논란을 막을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과 관련해 “공적인 지위를 가진 사람이 공적인 자리에서 특정종교에 편향적인 언행을 하는 것은 절대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이런 것에 대해 어떤 경우에도 허용되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숙지할 필요가 있다. 이미 제도적으로 이런 부분이 마련돼 있는 것으로 알지만, 공직자가 스스로 주의해야 한다”고 했다.
김 의원은 또 ‘한국사에서 불교에 대해 왜곡된 부분이 많고, 임진왜란 당시 금산전투에서 조헌 장군과 더불어 활약한 800의승에 대한 역사적 조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채 칠백의총만 선양하는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칠백의총과 의승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했지만 한 번 살펴보겠다”며 “소홀함이 있었다면 시정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한국불교는 대한민국 역사에서 가장 오래된 종교이고, 임진왜란뿐 아니라 국가의 위기가 있을 때마다 호국불교로서 국난 극복의 중심체가 되어 왔다”며 “그동안 불교가 우리나라와 국민들을 위해 했던 역할은 제대로 평가되어야 하고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과거 스님들과의 인연을 소개하면서 “울산시장을 할 때 제가 기독교인이라는 이유로 불교계로부터 오해를 받지 않도록 더 관심을 가졌던 것이 사실이고 그 때문에 오히려 기독교로부터 비판을 받을 정도였다”며 “(개인적 종교가 다르더라도) 특정 종교에 편향되는 그런 일을 하지 않는다. 어느 종교이든 다른 종교에 대한 존중과 예의를 갖춰야 한다는 게 기본 생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668호 / 2023년 2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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