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교육원 “기본교육기관, 인위적 구조조정 없다”
교육원장 대행 지우 스님, 종책질의서 답변 “기본교육기관 조정은 민감…출가자 늘릴 것” “한국문화연수원, 코로나로 심각한 운영위기”
조계종 교육원이 “현행 기본교육기관에 대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교육원장 직무대행 지우 스님은 4월3일 제227회 임시중앙종회에서 교육원에 대한 종책질의에서 이같이 밝혔다. 스님은 이날 중앙종회의원 정운 스님이 “8대 교육원장 진우 스님은 법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공청회 등 여론수렴을 거쳐 2022년 연말까지 기본교육기관을 조정하겠다고 했었다”며 “9대 교육원에서는 기본교육기관 조정과 관련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지우 스님은 “출가자 감소에 따라 교육기관 조정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지만 9대 교육원에서는 인위적으로 기본교육기관을 조정하는 것을 유보한 상황”이라며 “대신 출가자를 늘려나가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고 했다.
이날 심우 스님은 “출가자가 갈수록 줄어드는 상황에서 교육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교육여건이 좋은 기관은 살리고, 그렇지 않은 승가대학은 강제적으로라도 폐교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지우 스님은 “사찰승가대학 운영 여부는 각 교구본사마다 첨예한 문제”라며 “교육원이 강제하기에는 어려운 부분이 많다. 현재 교육원은 기본교육기관을 강제 통폐합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다만 스님은 “9대 교육원은 우선적으로 출가자를 늘리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며 “총무원 등 3원을 비롯해 각 교구본사가 출가자 확대를 위해 함께 노력한다면 교육원이 2027년까지 목표로 삼은 출가자 200명도 가능할 것이다. 함께 노력해 나가자”고 했다.
이런 가운데 공주 마곡사에 위치한 한국문화연수원이 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면 심각한 운영위기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문화연수원장 현담 스님은 이날 종책질의에서 “한국문화연수원은 2019년 이후 종단 예산지원 없이 자체적인 수익으로 운영을 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를 이후 심각한 위기를 겪고 있다”며 “은행 채무가 16억에 달하고, 현재 인건비 지급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했다. 이어 “연수원 자체적으로 수익사업 등도 준비하고 있지만, 종단의 예산지원이 없으면 운영이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성행, 성원 스님 등은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있다고 하지만 16억원의 채무를 지고 있는 연수원이 정상화 되기 위해서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원장의 개인 원력에 맡겨서는 안 된다. 연수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채무탕감 등 지원방안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총무원 총무부 종책질의에서는 구족계 미수지자를 구제할 수 있도록 특별구족계를 시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총무부는 이날 심우 스님이 사미·사미니계를 수지하고 10년 이상 구족계를 수지하지 않은 스님들의 현황을 묻는 종책질의에 “1990년 12월31일 이전까지 40명이고, 1991년 이후 출가자는 155명으로 총 195명”이라고 답했다. 이에 심우 스님은 “구족계를 수지하지 않은 스님들의 상당수는 질병 혹은 외국 유학 등으로 시기를 놓친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이 스님들이 종단에 대한 소속감을 갖도록 특별구족계 수계산림을 진행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총무부장 호산 스님은 “총무원장스님의 지시로 특별구족계 수계산림 봉행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1991년 이후 출가자의 경우 구족계를 받기 위해서는 교육법, 법계법, 승려법, 승가고시법에 따라 여러 제약조건이 있고, 다른 스님들과의 형평성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이에 대한 충분한 논의와 검토를 거쳐 추진하겠다”고 했다.
이날 중앙종회 종책질의는 그동안 총무원, 교육원, 포교원, 산하기관 등의 순서로 진행되던 관례를 깨고 교육원, 포교원, 산하기관을 우선 시행했다. 이로 인해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던 산하기관 등에 대한 종책질의가 이어져 관심을 모았다.
그러나 문화부와 사회부 종책질의에서는 자리를 이석하는 종회의원들이 많아 성원부족 논란으로 서둘러 마무리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권오영 기자 oyemc@beopbo.com
[1676호 / 2023년 4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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