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경 스님 “한국 사부대중, 달라이 라마 방한 기대”
11월2일 중앙종회 의장단-티베트하우스 만남서
조계종 중앙종회 의장 주경 스님이 티베트 망명정부의 지부 격인 ‘티베트하우스’ 대표자들을 만나 대한민국 사부대중이 달라이 라마 방한을 기다리고 있다는 뜻을 전했다.
아리야 체왕 걀뽀 티베트하우스재팬 대표와 티베트하우스코리아 원장 텐진 남카 스님이 11월2일 오후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종회의장실에서 의장 주경, 수석부의장 무관, 종회 사무처장 설도 스님을 만났다.
이 자리에서 주경 스님은 “대한민국 스님·불자들은 세계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한국에 모시고자 한다”며 “여러 가지로 쉽진 않겠지만 우리(중앙종회)는 달라이 라마 방한 추진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더 늦기 전 한국에 오셨으면 하는 마음으로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만남은 조계종 중앙종회가 올해 6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을 비판하는 성명을 낸 것에 감사를 표현하고자 티베트하우스 측의 요청으로 마련됐다고 알려졌다. 앞서 도종환·민병덕 의원을 포함한 7명의 민주당 의원들은 중국 티베트 라싸에서 열린 제5회 관광문화국제박람회에 참석해 “(티베트 인권 탄압은)1951년, 1959년에 있었던 일” “70년 전에 있었던” 등을 운운하며, 티베트 인권 탄압을 과거 일로 치부해 논란이 됐었다. 이에 중앙종회는 곧바로 ‘티베트 방문 국회의원들의 공인으로서의 답변 발언에 유감을 표한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냈다. 이에 민주당 방중단은 하루 만에 ‘티베트 문제에 가슴 아파하는 불자들께 죄송하다’는 사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아리야 체왕 걀뽀 대표는 이날 의장단에게 “(민주당 방중단 발언 논란으로)일본에서 이슈가 됐고 언론도 일제히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며 “한국 스님들의 성명 발표로 일본 내에서 다시 한 번 이슈가 됐다. 스님들께서 관심을 가져줘 감사하다. 당시 편지를 써 고마운 마음을 전했지만 이렇게 직접 뵙고 인사드릴 수 있어 더 기쁘다”고 말했다.
이에 주경 스님은 “대한민국 스님·불자들에게 티베트는 전혀 다른 나라, 먼 나라가 아니다. 부처님 제자라는 공감대를 갖고 있다. 형제 같은 나라”라며 “세계 불자들은 부처님의 자비정신을 함께 나누고 있다. 인권은 티베트나 한국이나 전 세계인들이 함께 누려야 하는 권리”라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티베트의 어렵고 힘든 순간을 함께하겠다. 조계종 행사에도 기회가 되면 초청하겠다”고 덧붙였다.
아리야 체왕 걀뽀 대표는 “대한민국에 부처님 가르침이 여전히 유지되고 있어 기쁘다”며 “부처님 가르침은 침략을 통해 전해진 적이 없다. 아소카왕은 인도, 중국, 한국, 일본, 티베트에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불교가 발전한 시기에는 평화가 있었다. 앞으로도 전법을 통해 세계에 평화를 전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주경 스님은 “인류 문화는 점차 발전하고 있다. 민주주의나 인권 의식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최근 편향된 시각을 가진 지도자들이 많이 있어 아쉽다. 전쟁이 일어나고 극단적인 생각을 가진 독재자가 등장하고 있다. 이분들이 세계 질서를 힘들게 하고 있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이어 “부처님의 지혜와 자비 정신이 세계 곳곳에 전해질 수 있도록 우리가 더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아리야 체왕 걀뽀 대표도 공감했다. 그는 “스님 말씀처럼 오늘날 종교가 그런 역할을 해야한다. 불교의 목적도 일체중생을 위해서다”고 화답했다.
주경 스님은 한국 사찰 체험을 권하기도 했다. 스님은 “한국에 오래된 절이 많다. 세계인이 한국 사찰을 온전히 체험할 수 있게 우리는 템플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다. 기회가 되면 소개하고 싶다. 템플스테이가 필요하면 언제든 제게 요청해달라”며 “티베트 스님이나 한국에서 활동하는 많은 티베트 사람들이 한국불교와 인연을 맺었으면 좋겠다.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703호 / 2023년 11월 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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