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미읍성 가톨릭 성지화’ 서산시에 시정 요구한다
조계종 중앙종회 종교편향특위, 11월9일 회의서 결의 서산시에 공문 발송하고 위원들 직접 현장답사하기로
순교역사를 덧씌우기 위해 조선시대 충남 내포지역(서북부) 방위의 역사를 훼손하고 있는 ‘서산 해미읍성’ 가톨릭 성지화 폐단에 조계종 중앙종회가 강한 우려를 표명하며 이완섭 서산시장에게 시정을 요구하기로 했다.
중앙종회 종교편향 불교왜곡 대응 특별위원회(위원장 선광 스님)는 11월9일 오후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2층 회의실에서 제12차 회의를 열고 해미읍성의 공공역사 복원 방안을 논의했다.
서산 해미읍성은 충청 지역의 최후 방어를 위해 지어진 옛 읍성이다. 태종 17년(1417)부터 세종 3년(1421)까지 축성됐다. 조선시대 지어진 읍성 가운데 가장 잘 보존된 성으로도 평가된다. 이순신 장군도 선조 12년(1579) 충청병마절도사 군관으로 부임할 때 해미읍성에서 10개월간 근무했다. 1914년까지 호서좌영으로 내포지방 군사권을 행사하던 요충지였다. 그러나 고종 3년(1866) 병인박해 때 가톨릭신자 일부가 처형당했다는 이유로 공공역사는 사라지고 있다. 한국 가톨릭계 주도 아래 ‘해미순교 국제성지’로만 강조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해미읍성을 답사한 설해 스님은 “현장에서 공공역사 왜곡의 심각성을 절감할 수 있었다. 해미읍성 역사를 설명하는 모든 안내(설명)판이 가톨릭 역사만 서술하고 있었기 때문”이라며 “대한민국 국민 전체가 공감할 수 있는 내용으로 공공안내판을 바꿔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에 특위 스님들은 서산시에 시정 요구 공문을 발송하기로 했다. 또 단순히 시정 요구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위원 전원이 현장을 답사하고 관계자 면담, 체계적인 연구·조사를 이어가기로 했다.
이날 총무원 사회부로부터 ‘광화문광장 성지화 논란’ 관련 경과 보고를 받은 선광 스님은 여전히 문제 개선이 되지 않는 점에 강한 유감을 표했다. 선광 스님은 “광화문 광장 한복판에 심어진 시복식 표지석(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순교자 123위 시복 1주년 기념 바닥돌)이 왜 아직도 제거되지 않고 있느냐”며 “언제까지 기다리기만 할 것인가. 오세훈 서울시장과 면담할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사회부에 주문했다.
11월2일 열린 제229회 중앙종회 정기회에서 만장일치로 채택된 ‘교회 내 영유아 돌봄시설 추진 철회 성명'은 여야 당대표에게 발송하기로 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704호 / 2023년 11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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