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중앙종무기관 조직개편안 첫 공청회 개최
기획실·중앙종회 미래대비특위, 7월 17일 개최
조계종(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중앙종무기관 조직개편안을 놓고 전문가 의견을 청취하고 대중 의견을 수렴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조직개편안을 제시한 총무원 기획실이 원스톱 서비스로 종무행정 효율화를 강조한 가운데, 전법·교육과 4차 산업사회를 대비할 기능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조계종 기획실과 중앙종회 미래대비특위는 7월 17일 서울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중앙종무기관 조직개편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중앙종회의원과 중앙종무기관 교역직·일반직 종무원, 신도단체 임원진 등이 함께했다.
발제에 앞서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은 “조직개편은 시대적 과제”라며 “오는 9월 열리는 임시종회 전까지 법률을 다듬어야 내년 새로운 형태의 집행부를 출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대정부, 예산, 복지, 사회활동 등 전국교구본사의 힘을 합쳐도 할 수 없는 일을 중앙종무기관이 할 수 있다. 새로운 비전을 만들도록 총무원에 힘을 실어달라”고 말했다. 미래대비 특위 위원장 심우 스님은 “역사적인 종헌 개정을 여러분 손으로 이뤄냈다. 두 마리의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달라”고 주문했다.
기획실장 우봉 스님은 PT를 통해 ‘조계종 중앙종무기관 조직도’를 발표했다. 발제에 따르면 중앙종무기관의 조직은 현행 8부 4실 17국에서 8부 3실 18국으로 개편된다. 기존의 총무부·기획실·재무부의 업무가 재편돼 ‘종무행정부’와 ‘기획재정부’로 새롭게 구성됐다. 내년 4월부터 종법기구로 바뀌는 포교부에는 콘텐츠 개발 기능이 더해졌고, 교육부에는 승려복지 업무가 추가됐다. 문화부·사회부 업무는 세분화됐다. 대정부, 대사회적 기능에 주력하고자 산하에 문화정책국·문화유산국과 사회협력국·시민사회국을 설치했다. 이 밖에 사업부를 삭제하고 사찰부를 신설했다. 산하에는 사찰등록 및 세무·노무를 주관하는 사찰지원국과 자산관리 및 수익사업을 관장하는 자산국으로 구성했다.
사회 현안에 대응하고 종단 미래전략을 수립할 조계종 연구소는 별도 조직으로 구성해 총무원장 직속으로 편성했다. 불교사회연구소, 교육원 불학연구소, 포교원 포교연구실을 통합한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한다. 또다른 직속 기구로는 ‘미디어홍보실’을 신설했다. 불교 콘텐츠를 활용한 뉴미디어 홍보 역할을 부여했다.
기획실장 우봉 스님은 “이번 조직개편안은 기본행정 업무를 효율적으로 재편해 전문화된 종무행정을 구현하는 방향으로 설계하고, 전빕·대사회·문화콘텐츠 기능을 확장해 조계종의 미래를 대비하는 기능을 강화한 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직개편 종법개정을 마련, 8월 중 입법예고해 9월 10일 임시중앙종회에 상정하겠다”는 계획을 전했다.
발제에 이어 지정토론이 진행됐다. 김응철 교수의 사회로 교구본사주지협의회장 허운 스님, 종헌개정 및 종법제개정 특별위원장 만당 스님, 김상규 중앙신도회 부회장, 곽채기 동국대 정치행정학부 교수가 새 조직안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
허운 스님은 중앙종무기관 부서의 배열 기준과 종무행정부와 사찰부의 기능에 대해 질의했다.
만당 스님은 “교구본사로 업무를 이양해 중앙종무기관의 하중을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또 “번거로운 절차가 생략될 수 있도록 행정시스템 구축이 시급하다”고 했다. 이어 조계종연구소를 통합하더라도 포교연구실이나 불학연구소의 역할이 이어질 수 있도록 산하에 팀을 편성하는 방법을 제안했다.
김상규 부회장은 “조직 슬림화가 전향적으로 이뤄지지 않은 점이 아쉽다”며 “당장 구조 조정은 어렵더라도 5개년 계획을 세워 차차 조직을 축소해나가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포교원과 교육원 업무가 축소된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곽채기 교수는 “조직 개편을 통해 위기 요인은 일부 제거했으나, 미래를 설계하는 기회 요인은 반영되지 못한 것 같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이어 “인공지능이나 뉴미디어 등 4차산업혁명에 대응할 능동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사찰 재정방안 모색과 법률 문제에 대응할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정주연 기자 jeongjy@beopbo.com
[1738호 / 2024년 7월 24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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