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불교 정신적 가치·유산 국민과 공유하며 위상 확립
[마음의 평화, 세계평화 2024 불교도 대법회] 3.불교도 대법회 , 어떻게 진행되나 불교도 3만 여명 광화문 결집 수계의식·승보공양 법회 봉행 오계 재해석한 ‘국민오계’ 발표 의식은 전통방식으로 진행 예정 진우 스님 등 선명상 실참 지도 전국민 하루 5분 명상 실천 제안
한국불교가 1700년간 지켜온 정신적 가치와 전통문화를 공유하는 법석이 열린다. 9월 28일 개최되는 2024 불교도 대법회에서는 정신문화혁명을 이끌 K-선명상을 제시하고, 불교도 3만여 명이 광장에 결집한 가운데 전통불교의식을 재현한다. 조계종은 이를 통해 불교의 위상을 재확인하고 불교에 대한 신뢰를 회복, 존중받는 종교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수계법회
‘테라가타’에 “계율은 악을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는 경계선이고 울타리며 마음을 맑힌 모든 부처님의 나루터다. 그러므로 계율을 청정하게 따르라”는 구절이 나온다. 불문에 입문하면 살아있는 생명을 해치지 않으며, 남의 것을 빼앗지 않고, 음란한 행위를 하지 않으며, 어리석은 거짓말을 하지 않으며, 술에 취하지 않겠다는 도덕적 규범과 행위를 규정한 오계를 받는다. 이 계율을 지키는 것은 승속을 막론하고 수행의 첫 단계로 여겨져왔다. 지금도 불자들은 수계법회를 통해 계를 받고 계를 지키겠다고 서원하며 자기자신을 끊임 없이 점검한다. 공동체 붕괴, 인간성이 점점 상실돼가는 세태 속에서 최소한의 도덕적 규범은 무조건이며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조계종은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불교도 대법회에서 수계의식을 진행, 개인과 우리사회가 약속하고 지켜나가야 할 공동체 윤리와 규범을 제시하고자 한다.
오후 2시에 거행되는 수계법회는 원로의장, 전계대화상 스님이 증명을,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수계 법사로 나선다. 단상에 300명의 증명법사단이, 무대 앞에 계층별, 신도회, 각급 기관단체 등 사전 선발한 600명의 핵심수계대중이 자리한다. 대종 5타를 시작으로 개식, 거향찬, 청성, 청사, 개도, 연비, 귀의, 선계상, 발원, 계첩 수여, 총무원장 스님의 법어 순으로 진행된다. 수계법회의 여법함을 위해 무대 앞 중앙 600석은 좌식으로 준비되며, 핵심수계대중은 장궤합장, 큰절, 향 연비 등 전통의식으로 계를 받는다. 참석 대중들은 스님들이 향 대신 도장으로 연비를 받는다.
특히 이번 수계법회에서는 불자들이 지켜야 할 오계를 현대적 언어로 재해석해 공동체 사회가 지켜야할 최소한의 규범인 국민오계를 제시한다. 국민오계는 불살생계(不殺生戒) ‘모든 생명을 아끼고 존중하자’, 불투도계(不偸盜戒) ‘남의 것을 탐하지 말고 나눔을 생활화 하자’, 불사음계(不邪淫戒) ‘신의를 지키며 심신을 맑게 하자’, 불망어계(不妄語戒) ‘나와 남을 속이지 말자’, 불음주계(不飮酒戒)는 ‘내 정신과 몸에 해로운 것들을 멀리하자’이다. 이를 통해 국민 공감을 이끌어내고 인간성 회복을 주도하겠다는 계획이다.
◆승보공양법회
불교에서는 부처님, 가르침, 법을 전하는 스님들을 세 가지 보물, 즉 삼보라 부르며 공경하고 있다. 불자들은 불(佛), 법(法), 승(僧) 삼보에 대한 존경과 공경의 마음을 담아 정성스레 준비한 공양물을 올린다. 그 가운데 스님들에게 올리는 의식인 승보공양은 고통 받는 어머니를 위해 목련존자가 스님들께 정성을 다해 공양을 올림으로써 스님들의 수행력으로 어머니를 제도한 것에서 비롯됐다. 그렇다 보니 승보공양은 스님들에게 공양을 올리는 것 뿐만 아니라 어른 공경, 스승 존경, 부모 효도 등 정신을 담고 있는 것이다.
사회 양극화, 세대·이념·계층 간 갈등은 심화되고 증오와 무관심, 무한 경쟁으로 우리 사회 상호간 존중과 공경문화가 사라지고 있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심지어는 위법행위까지 서슴지 않는다. 때문에 이러한 불교의 정신이 그 어느 때보다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조계종은 불자들이 정성을 담아 스님들에게 공양 올리는 승보공양법회를 통해 의식에 담긴 의미를 공유하고,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하고자 한다. 조계종은 “공양의 참된 정신은 육바라밀 가운데 보시바라밀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는 물질적으로 가난한 이에게는 재시, 마음이 풍요롭지 못한 이에게는 법시, 두려움에 차있는 이에게는 무외시를 베푸는 것이 참된 공양”이라면서 “불교의 오랜전통 문화인 승보공양의식을 통해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반목과 질시, 대립과 갈등의 병폐를 극복하고 배려와 존중, 존경과 공경이라는 사회적 합의를 선언해 우리 사회가 더불어 상생하는 공동체 사회로 나아가고자 한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오후 3시에 봉행되는 승보공양법회는 개식, 인사말, 정법계진언, 공양게, 운심게, 보공양진언, 보회향진언, 축원, 전국연합합창단 축가, 치사 순으로 이어진다. 불자 대표 30명이 가사와 발우를 스님들에게 올리는 식으로 진행되며 보는 이로 하여금 경외심을 느낄 수 있도록 연출할 예정이다.
◆국제선명상대회
조계종이 심혈을 기울여 개발해온 선명상이 오후 4시 대중들에게 전면 공개된다. ‘선명상을 통한 마음의 평화, 세계 평화’를 주제로 국제선명상대회 개막식이 개최된다. 대회는 자유와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진관사 비천무팀의 여는 공연으로 막이 오른다. ‘선명상의 정의–지금, 여기 바로 마음평안에 이르는 명상’ ‘선명상 설명과 종류’ ‘한국 선명상의 정통은 간화선이다’ 주제의 영상을 상영하며 선명상에 대한 대중들의 기대감을 증폭시킨다.
행사를 주도한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단상에서 올라 ‘우선 멈춤’ ‘쉘패스명상’ ‘방하착명상’ 등 선명상 프로그램과 지도자 양성, 명상센터 건립 등 사업 계획을 발표하고, 선명상 안내서와 전용 홈페이지, 어플리케이션 등을 공개한다. 이어 전 국민 하루 5분 명상 실천을 제안한다.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선명상법을 제시해 국민들의 정신건강 질적 향상에 기여하겠다는 복안이다.
선명상의 마음가짐과 자세, 호흡 안내한 후 진우 스님, 미국 뉴멕시코주 산타페의 우 파야 선 센터 주지 로시 조안 할리팩스, 과학과 불교 교류를 위해 설립된 ‘마인드&라이프’의장 툽텐 진파, 구글 명상지도자 차드 멩 탄, ‘마인드풀니스 인 벨’ 편집장 팝루 스님, 티베트 불교 수행 안거센터 설립자 직메 린포체, 중앙승가대 교수 금강 스님, 선원수좌회 스님 2명 총 9명이 무대에서 선명상 실참을 지도한다. 광장에 모인 3만 여명의 대중들은 스님들의 지도에 따라 5분간 명상에 들며 ‘순간의 고요함’을 연출할 계획이다. 대중들 모두가 함께 ‘세상을 향한 평화의 기도’를 합송하며 고요했던 광장을 일순간에 깨운다.
◆음악회 / 부대행사
선명상 시대 개막을 축하하는 ‘선명상! 세계를 깨우다’ 음악회가 오후 7시부터 진행된다. 가수 겸 배우 이승기 씨의 사회로 진행되는 음악회에는 스님들로 구성된 선명상 포교 프로젝트 그룹 ‘비텐스’, 상월비보이 ‘이에이트 크루’, 국악인 최예림 씨, 트로트 가수 김태연 씨, 대한민국 대표 뮤지컬 배우 최정원 씨 등을 비롯한 대중가수들이 국민화합과 세계평화의 염원을 담은 감동과 환희, 행복의 무대를 선보인다.
부대행사로 한국불교 전통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행사와 전시도 운영된다. 의정부지 역사유적광장(광화문광장 옆)에서 9월 23~28일까지 전통등 전시가 개최된다. 9월 25~27일까지 명상마당, 연등회 전통마당, 템플스테이 마당 등을 주제로 AI 고민상담소, 사찰음식 체험, 연꽃등/컵등 만들기 체험 등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돼 시민들의 발길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김민아 기자 kkkma@beopbo.com
[1744호 / 2024년 9월 11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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