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5000여 불자, 수계·공양으로 대한민국에 상생·존중의 가치 제시
‘2024 불교도대법회’ 광화문광장서 성대히 봉행 국민오계 수계하며 생명 존중·상생 다짐 승보공양 실천으로 비움·존중 가치 제시
3만5000여 불자들이 수계·공양으로 대한민국에 상생·존중의 가치를 제시했다. 2024년 9월 28일, 서울 광화문광장 특설무대에서 열린 2024 불교도대법회(국제선명상대회)는 불자들과 시민들 3만5000여 명이 함께한 가운데 펼쳐진 상생과 평화의 법석이었다. 이번 행사는 국민오계 수계법회, 승보공양법회, 국제선명상대회 개막 및 음악회 등을 통해 생명존중·상생의 가치를 실천하는 동시에 이를 확산시켜 나갈 수 있는 선명상을 직접 체득험 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됐다.
광화문 앞에 세워진 메인무대를 중심으로 광화문광장을 가장 메운 3만5000여 명의 불자들은 수계와 공양, 그리고 선명상을 통해 우리사회에 구현할 수 있는 평화와 질서를 보여주려는 듯 시종 차분하고 질서정연한 모습으로 행사에 임했다.
오후 2시에 시작된 국민오계 수계법회는 조계종 포교부장 남전 스님의 개회선언으로 시작됐다. 도량을 맑게 하는 명종 5타가 울린 후동참대중들은 삼귀의를 합송한 후 장엄한 분위기 속에서 수계의식을 함께했다.
수계법사로 법상에 오른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국민 오계는 남에게 배우는 교훈이 아니고, 자기 자신을 완성하는 교육으로서 모든 국민들의 생활 지침”이라고 계의 의미를 설명했다. 이어 “모든 생명을 아끼고 존중하며, 남의 것을 탐하지 않고 나눔을 실천하는 것이 진정한 불자의 삶”이라며 오늘의 수계를 통해 각자의 마음을 정화하고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을 당부했다. 국민 오계는 △모든 생명을 아끼고 존중하자(불살생계) △남의 것을 탐하지 말고 나눔을 생활화하자(불투도계) △신의를 지키며 심신을 맑게 하자(불사음계) △나와 남을 속이지 말자(불망어계) △내 정신과 몸에 해로운 것들을 멀리하자(불음주계)의 다섯 가지다. 3만5000여 명의 수계제자들은 국민오계를 각자의 마음에 새기며 우리 사회에 새로운 가치를 제시할것을 발원했다.
이어서 동참불자들이 장궤합장한 가운데 연비의식이 진행됐다. 600여명의 불교계 지도자들이 불자들을 대표해 연비했으며 스님들은 전국에서 동참한 수계제자 모두의 팔 위에 삼보륜 도장을 찍어주며 부처님과의 약속을 증명했다. 참회진언 ‘옴 살바 못자모지 사다야 사바하’의 장엄한 울림이 광화문광장을 휘감는 가운데 연비 의식이 이어지는 동안 수계제자들은 오늘의 발원이 우리 사회로 회향되길 기원했다. 이날 수계한 이상순(57세) 불자는 “전국 각지에서 모인 불자들과 함께 여 스님들의 말씀을 들으며 수계하니 불자로서 자긍심을 갖게 된다 ”며 “오늘 수계를 계기로 부처님이 전하고자 하셨던 말씀을 공부학 전하는 진짜 불자가 되고자 발원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연비에 이어 수계제자들은 불전에 발원문을 고했다. “삼귀의계와 국민오계를 받은 공덕을 온 법계 모든 중생에게 골고루 베풀어 내 안의 평화와 국민 행복을 서원합니다. 늘 깨어 있는 마음으로 모든 만물의 실상을 바로 보고 약자의 고통을 보듬으며 헌신과 봉사의 삶을 살아가겠습니다. 나아가 신뢰와 존중, 존경과 공경의 사회를 이루어 공동체의 평화를 이끌고 세계평화를 염원하는 우리들의 서원을 모든 국민들과 함께하겠습니다. ”
3만5000여 명 불자들이 한 목소리로 고하는 발원문이 광화문광장을 가득 메웠다. 참석자들은 발원문을 통해 생명존중과 상생의 가치를 되새기며, 개인과 사회의 평화를 염원했다.
수계제자를 대표해 주윤식 조계종 중앙신도회장, 김영석 조계종 포교사단장, 장정화 대한불교청년회장, 주현우 한국대학생불교연합회장, 유승원(고1) 청소년불자 대표, 송다정(초4) 어린이불자 대표가 수계첩을 받았다.
수계 후 진우 스님은 법어를 통해 “오늘 설한 오계는 우리 국민이 다함께 지켜나가자는 국민오계”라며 “국민 한사람 한사람이 오계를 지켜 나갈 때, 온 국민의 마음은 평안해 질 것이며 밝고 맑은 사회, 지혜가 샘물처럼 솟아나서 세계 최고의 국민, 최강의 국가가 될 것”이라고 축원했다.
수계에 이어 오후 3시부터는 승보공양법회가 봉행됐다. 승보공양은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며 불자의 실천을 다짐하는 의식으로, 이번 법회에서는 내 것을 내려놓고 상대를 존중하는 마음을 통해 상생하는 공동체로 나아가자는 의미를 담았다. 앞서 수계를 통해 청정한 몸과 마음을 갖춘 불자들은 스님들께 공양을 올리며 ‘비움’을 실천했다. 동참대중을 대표해 어린이, 청소년, 대학생, 청년, 신도 대표 등이 공양을 올리는 동안 참석자들은 마음을 모아 공양게송과 진언을 합송하며 승보를 향한 공경의 마음과 우리사회의 모든 이웃을 향한 존중의 마음을 나눴다.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불영자광 스님은 공양을 받은 후 ‘축복경’을 독경하며 불자들의 보시공덕을 찬탄했다. 이어 조계종 중앙종회의장 주경 스님도 치사를 통해 “오늘의 승보공양은 스님들을 더욱 정진하고 보살도의 길을 걷게 하는 힘이 되고, 불자들에게는 큰 복전이 되는 것”이라며 “오늘 공양 올린 불자들의 공덕으로 세계 곳곳의 전쟁과 분규가 그치고 화해와 평화가 자라나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공양을 마친 후 스님들과 불자들은 ‘서로 존중합니다, 서로 존경합니다. 서로 공경합니다’를 합송했다. 이웃을 소중히 여기며 서로 존중하고 공경하는 공동체로 거듭나길 기원하는 불자들의 발원은 거대한 울림이 되어 광화문광장을 둘러싼 높은 빌딩 숲을 넘어 온 법계로 퍼져 나갔다.
불교도대법회가 끝난 후 김지현(46세) 불자는 “오늘 한 자리에 모인 불자들을 보니 부처님이 따로 계신 것이 아니라 우리 마음 모두가 부처라는 생각을 갖게 됐다”며 “오늘 이 축제와도 같은 법회를 계기로 불자가 아닌 일반 사람들도 불교에 대해 함께 알아가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불교도대법회는 사홍서원으로 마무리됐다. 수계와 보시로 거듭난 3만여 명의 불자들은 사홍서원 속에 오늘의 가르침을 실천하겠다는 다짐을 담았다. 동시에 불자들과 국민들의 마음에 상생과 존중가치를 전하며 막을 내렸다.
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사진=공동취재단
[1746호 / 2024년 10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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