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의 날 지정, 전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지름길”
‘세계 명상의 날’ 제정 진우 스님 제안서 유엔에 전달 선진국·종교 전통 계승 일부로 명상…세계 확산에 한계 유엔기념일 제정 전 세계인 모두에 향유 기회 제공해야
‘세계 명상의 날’ 제정을 제안하는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제안서가 유엔(UN)에 전달됐다. 조계종미래본부 사무총장 성원 스님과 조계종 기획실 홍보국장 덕안 스님은 10월 8일 오전 9시 뉴욕에 위치한 유엔본부 산하 문명연합(UNAOC)의 니할 사드 이사에게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의 제안서를 전달했다.
진우 스님은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에게 전달하는 제안서에서 “세계 명상의 날을 유엔에서 공식적으로 제정해 주실 것을 정중히 제안한다”며 “불확실한 시대에 명상을 통해 마음을 평안하게 하여 공동체의 평화를 강화하는 데 크게 기여할 수 있는 지름길”이라고 제시했다.
진우 스님은 “오늘날 경제적 격차, 환경 위기, 사회적·정치적 긴장이 날로 심화되는 가운데, 우리는 혼란과 불확실성으로 가득 찬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며 우크라이나 전쟁과 팔레스타인·이스라엘 분쟁, 미국 대선, 영국 내 폭동 등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 “전 세계의 사건들이 우리 모두의 삶에 물질적, 정신적으로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설명한 진우 스님은 기술의 발전이 이러한 문제의 해법이 되지 못하고 있음을 지적하며 “세대와 상관없이 우리는 정보의 홍수와 잘못된 정보, 그리고 이미지 조작이 만연한 이 새로운 시대의 불안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덧붙여 “‘모두가 행복한 항구적 평화를 실현할 수 있는 길’은 기술·제도의 발전을 넘어 제5차 혁명이라 할 수 있는 정신문명의 혁신을 통해 개인이 스스로 내면을 성찰해 마음이 평안해질 때 가능한 것”이라고 제시했다. 스님은 “수천 년 동안 명상은 사람들이 깊이 있는 삶을 살아가는 길을 제시해 왔다”며 명상의 효과에 대한 최근의 과학적 입증 움직임과 함께 온·오프라인 상에서 광범위하게 확산 되고 있는 명상에 대한 관심, 여기에 개인 또는 기업들의 명상 활용 움직임을 상세하게 제시했다.
특히 방글라데시, 유럽, 북미, 호주, 말레이시아 등지에서 5월 21일을 세계 명상의 날로 기념하고 있음을 주목하며 아울러 한국에서도 지난 9월 ‘국제선명상대회’를 통해 3만여 명의 대중이 한 자리에 모인 가운데 마음의 평안을 찾기 위한 ‘선명상’이 펼쳐졌음을 강조했다. 진우 스님은 “지금까지의 명상은 선진국과 종교적 전통을 계승해 온 일부 국가들을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한계가 있었다”며 “유엔에서 국제기념일로 공식 제정하여 전 세계인들이 함께 명상을 향유할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세계 명상의 날 지정으로 추구하게 될 가치가 유엔의 가치와도 일치함을 제시하며 “명상은 정신적, 감정적 건강을 증진시키는 강력한 도구이며, 이를 기념하는 날을 제정함으로써 유엔이 지향하는 평화, 균형, 평등, 웰빙의 가치를 더욱 확산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진우 스님은 “한국불교를 대표하는 조계종은 1700여 년의 한국 불교 전통을 계승하며 이를 현대사회와 연결하여 발전시키는 것을 사명으로 삼고 있다”며 “이제는 한국 불교의 가치를 전 세계에 전파하여 인류의 치유와 평화를 위해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자 한다”며 세계 명상의 날 지정을 통해 유엔과 함께 세계 공동체의 평화 강화에 기여할 것임을 강조했다.
한편, 이 제안서는 10월 8~15일 미국을 방문하는 진우 스님이 직접 UN본부를 방문해 전달할 예정이었지만 UN 측의 갑작스런 일정 조정 제안을 받아들여 선발대로 미국에 도착한 성원 스님과 덕안 스님이 전달했다.
뉴욕=남수연 기자 namsy@beopbo.com
[1749호 / 2024년 10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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