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의집, 역사관으로 새롭게 도약 준비”
12월 5일, 세영 스님 새 대표이사 선임 “역사적 교훈 전하는 새로운 길 모색”
사회복지법인 조계종 나눔의집이 변화의 기로에 섰다. 12월 5일, 나눔의집은 경기 수원사 회주 세영 스님을 신임 대표이사로 선출했다.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된 세영 스님은 나눔의집이 지닌 역사적 가치를 되새기며 새로운 운영 방향을 제시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위한 생활시설로 설립된 나눔의집은 이제 그 역할을 마무리하고 역사관으로의 전환을 준비 중이다.
나눔의집은 1992년 불교계와 사회 각계의 모금 운동으로 설립됐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에게 삶의 터전을 제공하기 위한 공간으로 시작해 지난 30여 년간 피해자들의 생활과 치유를 지원해 왔다. 그러나 올해 3월, 거주하던 할머니들이 건강 악화로 요양병원에 입원하면서 생활시설로서의 역할을 다했다.
세영 스님은 "나눔의집은 단순히 피해자들의 생활 시설을 넘어, 아픈 역사를 기억하고 추모하며 사회적 교훈을 전하는 중요한 공간"이라고 강조했다. 나눔의집의 역사적‧사회적‧종교적 의미를 되새기며 "역사관으로 전환해 그 행적을 기록하고 공유해야 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다. 사회복지사업법에 따르면 목적사업을 진행하지 않으면 법인 존속이 어려워진다. 또한 2022년 하반기부터 경기도의 보조금이 중단되고 후원금까지 줄면서 재정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세영 스님은 "현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각 분야 전문가들의 조언을 구해 나눔의집의 미래를 설계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행정, 복지, 법조 분야 전문가들의 의견을 듣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
나눔의집의 역사관 전환과 활성화는 단순히 시설의 형태를 바꾸는 것을 넘어선다는 점을 강조한 세영 스님은 "역사관 활성화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아픈 역사를 알리고, 함께 기억하고자 한다"며 "이를 위해 나눔의집이 가진 모든 자원을 꼼꼼히 분석해 실행 가능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의지를 밝혔다. 다만, 성화 스님이 제안한 '정부나 경기도 운영으로의 이관'과 관련한 구체적 논의는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것으로 전했다.
나눔의집은 단순히 과거를 기억하는 공간을 넘어 미래 세대에게 역사적 교훈을 전하는 공간으로서의 상징적 역할을 해왔다. 변화의 기점에서 나눔의집이 어떤 모습으로 거듭날지, 교계 안팎의 이목이 집중되는 이유다.
백진호 기자 kpio99@beopbo.com
[1757호 / 2024년 12월 18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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