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명상 이사장 마가 스님
“박수 쳐주고 감사한 마음 가지면 그 공덕이 내게 돌아온다” 사재 털어 불사한 보명하 보살 큰 원력이 이 아름다운 도량의 탄생 인연 지금 이 순간, 나의 행동과 나의 말, 나의 생각이 결국은 나의 미래가 돼 보시는 곧 회향이며 나쁜 생각을 좋은 생각으로 바꾸는 것이 바로 수행
손으로 꽃받침을 만들어 얼굴 밑에 대어보세요. 그리고 따라 해보세요. “부처님 저 예뻐요?” 부처님께서 “너 참 예쁘다” 할 때까지 계속 그렇게 해보세요. “이 어렵고 힘든 사바세계에서 참아내고 견뎌내서 참 예쁘다” 할 때까지 씩 웃어보세요. 마침 이 법당에 동백꽃이 만발합니다. “날 좀 보소. 날 좀 보소. 동지섣달 꽃 본 듯이 날 좀 보소” 하듯 부처님께서 여러분을 예쁘게 봐주실 때까지 웃어보는 겁니다.
자 이제 눈을 감습니다. 지금 이 순간, 내 마음이 어떠한지, 내 안에서 무엇이 나를 방해하고 있는지, “부처님 저 예뻐요” 하는 이 순간 나를 가로막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도대체 이 마음이란 게 무엇인지 가만히 들여다보세요. 나는 열심히 살아왔고, 살려고 노력했고, 꿈도 희망도 있는데, 왜 내 삶은 이렇게 풀리지 않고 어려운지, 내 안에 무엇이 나를 가로막고 있는지 가만히 살펴봅니다. 이제 눈을 떠도 좋습니다.
이곳까지 큰 걸음하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이 도량을 한번 쳐다보세요. 참 좋은 곳이죠. 많은 공덕이 깃든 보명사 도량을 여러분 모두 마음껏 누릴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이곳에 터를 잡고 사재를 털어 불사를 마련한 창건주 보명하 보살님과 보명학술문화재단에 정말 감사하다고 마음을 담아 박수 한번 보내드리세요. 이처럼 감사한 일에 박수를 쳐주고 고마움을 표시하는 그 마음을 수희찬탄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하고 찬탄을 하면 그 공덕은 다시 나에게 돌아옵니다. 마치 불이 붙지 않은 초를 불이 붙은 초 가까이 가져가면 불이 닿지 않아도 불이 붙는 것처럼, 고마운 것들에 박수를 쳐주고 감사한 마음을 가지면 그대로 나에게 돌아온다고 합니다. 다시 한번 수희찬탄하는 마음으로 박수를 보내줍시다.
보명하 보살이 이곳에 사찰을 창건한 것은 깊은 뜻이 있어서입니다. 이곳에 오는 모든 분들이 근심과 고통을 내려놓고,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되길 바라며, 또한 행복을 찾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자리에 이렇게 멋진 도량을 세운 것입니다. 그러면 이 자리에 와 있는 우리는 어떤 일을 해야 할까요. 나는 지금 어떤 마음으로 앉아 있고, 내 마음을 가로막고 방해하는 것은 무엇인지 잘 들여다보는 것입니다. 이것이 상구보리하는 마음입니다. 본래 청정한 내 마음을 밝히는 것, 청정한 내 마음에 끼어 있는 구름을 바로 보는 것, 그래서 본래 청정한 불성을 찾아가는 게 바로 선이고, 상구보리입니다.
이 자리에 오신 여러분들도 지금까지 숱한 우여곡절을 겪었을 것입니다. 지금도 밖에는 싸우고 힘들어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욕심껏 살다가 욕심이 채워지지 않으니 화내고 짜증내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이 자리에서 계신 분들은 참 감사하고, 행복할 것입니다. 여러분이 지금껏 공덕을 짓고 복전을 일구었기 때문입니다.
사실 살아 숨 쉬는 것 자체만으로도 어마어마한 복입니다. 그런데 오늘 보명사 법당에 함께 앉아 법문을 듣고 있으니 얼마나 복된 일입니까. 이렇게 너무 기쁘면 행복해서 막 눈물이 나죠. 그렇게 눈물이 나면 그때부터 내 삶이 달라집니다. 내 인생에 꽃이 피는 거죠. 오늘 보명사에 새로운 주지스님 취임을 기념해 많은 분들이 꽃을 공양 올렸습니다. 우리는 왜 부처님께 꽃을 공양 올릴까요? 며칠 후면 시들어버릴 꽃을요. 여기서 질문을 하나 드리겠습니다. 불자님들은 꽃이 시들면 어떻게 합니까? 돈 들여 산 것이 아까워 그냥 집에 둡니까, 아니면 쓰레기통에 버립니까? 쓰레기통에 버리시죠. 아까워 그냥 집에 두면 그것이 집착입니다. 여기서 제가 드리고 싶은 말은 활짝 핀 꽃을 보며 좋아만 할 것이 아니라 내 자신이 꽃처럼 웃고 있는지 스스로를 바라보라는 것입니다. 지금 이 순간, 나는 꽃처럼 웃고 있는지, 아니면 시든 꽃이 되어 찡그리고 살고 있는 건 아닌지 살펴보라는 말입니다.
이것이 바로 명상입니다. 지금 이 순간,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지 스스로를 살펴보자는 것입니다. 우리가 법당에서 기도를 하고, 법문을 듣고, 수행을 하는 것은 꽃처럼 활짝 피어나기 위해서입니다. 이 허허벌판 산중에 보명사라는 도량을 짓기 위해 첫 삽을 뜬 원력이 바로 그것입니다. 이곳을 찾은 모든 분들이 근심 걱정을 내려놓고, 행복했으면 좋겠다는 그 원력 하나로 이곳이 창건된 것입니다.
그러면 이 도량에 앉아있는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씨익 웃어보세요. 입꼬리를 올리고 씨익 웃어보는 겁니다. 그리고 손으로 꽃받침을 만들어 다시 얼굴 밑에 대어보세요. “방긋방긋 꽃처럼 방긋.” 오늘 집에 가시면 보명사에서 ‘방긋’ 하나 배워왔다 하면서 가족들 앞에서 방긋해 보세요. 회사에 가시면 직원들에게 사장이라고 폼잡지 말고, 방긋하고 웃어주세요. 그 웃는 얼굴이 우리를 행복으로 안내할 겁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나는 어떤 씨앗을 심고 있는지 늘 바라보라는 겁니다. 행복의 씨앗을 심고 있는지, 불행의 씨앗을 심고 있는지 말입니다.
자 저를 따라하세요. “지금 이 순간, 나의 행동, 나의 말, 나의 생각은 나의 미래가 됩니다.” 미래에 행복하고 싶죠. 그러면 지금 이 순간, 나의 행동으로 행복의 씨앗을 심으면 됩니다. 말 한마디에 행복의 씨앗을 심으면 되고, 생각 하나에 행복의 씨앗을 심으면 됩니다. 불교는 이렇게 단순한 겁니다. 지금 이 순간, 신구의 삼업을 잘 닦는 겁니다. 다른 게 아니에요. 팔만대장경 속 그 많은 방대한 내용들이 결국은 하나로 들어옵니다. 신구의 삼업을 잘 닦으라는 것입니다. 나쁜 행동을 좋은 행동으로, 나쁜말을 좋은 말로, 나쁜 생각을 좋은 생각으로 바꾸어 가는 것. 이게 바로 수행입니다.
살아있다는 것은 행운이고 선물입니다. 나에게 주어진 이 선물을 나누는 것이 보시입니다. 보시는 회향입니다. 회향은 또 다른 씨앗을 심는 행위입니다. 회향을 통해 내가 심어 놓은 씨앗들이 무럭무럭 자라서 건실한 열매를 가져옵니다. 회향이 없으면 아무리 좋은 씨앗을 심어도 열매를 맺지 못합니다. 마치 거친 흙에 씨앗을 뿌리는 것과 같습니다. 아직 딱딱한 흙에서는 싹이 발화되더라도 잘 클 수 없습니다. 그래서 땅을 일궈서 자갈과 가시덤불을 제거하고 흙을 잘게 다듬은 뒤에 씨앗을 뿌리고 거름도 주고 물도 주고 정성을 다해 보살피는 행위가 필요합니다. 바로 보살피는 행위, 가꾸는 행위, 거름을 주는 행위가 회향인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절에 오면서 씨앗을 뿌렸습니다. “부처님 저에게 이렇게 해주세요”라는 기도가 씨앗입니다. 이 씨앗이 잘 자라게 하려면 거름을 줘야 하는데 그것이 바로 회향이라는 의미입니다. 회향은 어렵지 않습니다. “성 안내는 그 얼굴이 참다운 공양이고, 부드러운 말 한마디 미묘한 향이로다. 깨끗해 티가 없는 진실한 그 마음이 언제나 한결같은 부처님 마음일세.” 회향은 또 다른 씨앗을 심는 행위고 선업 공덕에 씨를 뿌리는 행위입니다. 우리는 부처님께 육법공양을 올립니다. 또 음성공양도 올리고 법문공양도 올리는 등 공양을 많이 올립니다. 그런데 성 안내는 얼굴, 부드러운 말, 진실한 마음이야말로 공양 중에 최고의 공양이라는 것입니다. 이것이 불자의 길입니다.
이곳 보명사는 창건주 보명하 보살의 발원으로 불사를 시작해 조계종 제32대 총무원장을 역임한 지관 큰스님이 상량발원문을 작성하고, 인천 용화사 송담 큰스님이 주련과 현판을 썼습니다. 또 경내 팔각구층 대광보탑에는 자운 대율사의 원력으로 부처님 진신사리를 모셨습니다. 이 좋은 수승한 도량에서 우리 모두 근심 걱정을 다 내려놓고 주지 대현 스님과 함께 내 인생의 꽃을 마음껏 피우기 위해 정진하십시오. 분명 좋은 결과가 있을 겁니다.
자 따라하세요. “너와 나의 사이에 꽃이 핍니다. 내가 먼저 웃을 때 우리 집에 웃음꽃이 피어납니다. 얼굴과 낙하산은 펴져야 삽니다.” 이상 법문을 마치겠습니다.
충청지사=강태희 지사장
이 법문은 자비명상 이사장 마가 스님이 12월 28일 화성 보명사 대현 스님 주지 취임법회에서 설한 법문 내용을 요약 게재한 것입니다.
[1761호 / 2025년 1월 15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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