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 정초 기도의 주인공은 관세음보살님

일심 기도하면 가피 헤아릴수 없어   한국불교는 ‘관음신앙' 기반 재앙 없애고 복 내리는 보살 서방정토 왕생 바라는 이는  한결같은 마음으로 기도해야

2025-02-07     덕산 스님

전국 사찰에서는 음력 설을 쇤 후 초 3일부터 초 9일까지 정초기도를 봉행한다. 기도 기간에 입춘이 들어있어 입춘일까지 입춘기도를 하기도 한다. 정초기도 기간에는 새롭게 시작되는 삼재자를 위한 삼재소멸 기도 또한 함께 봉행한다. 정초 기도, 삼재소멸 기도, 입춘맞이 기도 등 모든 기도 내용에서는 관세음보살님의 가피를 구하는 ‘관음기도’가 주를 이룬다. 새벽기도와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는 사시기도 이후에는 ‘관음예문’을 가지고 관세음보살님의 덕행을 찬탄하며 열 가지 죄업을 참회하는 십악참회 정진을 한다. 저녁예불 후 관세음보살님의 명호를 부르는 기도와 축원으로 하루를 마무리한다. 

이는 우리나라 불교 신행의 형태가 ‘관음신앙’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관세음보살이 자비를 대표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문수도량이나 지장도량이라고 특별히 이름 붙여지거나 설화가 있는 절이 아니라면 거의 모든 절에서는 관세음보살님의 가피를 구하는 기도를 한다고 보아도 무관하다. 왜 이렇게 많은 절에서 관음기도를 하며 전국의 불자들이 관음기도에 매달리는가? 이 질문의 해답은 ‘법화경’ 제25품 ‘관세음보살 보문품’에 나와 있다. 줄여서 ‘보문품’이라고도 하는데, 첫 구절부터 관세음보살에 대해 물음을 던지고, 부처님께서 그에 대해 답을 하시는 내용으로 전개된다.

관세음보살의 이름을 지니는 이는 혹 ‘큰 불’ 속에 들어가더라도 불에 타지 않을 것이니 이것은 보살의 신통력 때문이며, 혹 ‘큰 물’에 떠내려 가더라도 그 이름을 부르면 곧 얕은 곳에 이르며 혹 중생들이 금·은·유리·자거·마노·산호·호박·진주 등의 갖가지 보배를 구하기 위해 큰 바다에 들어갔더라도 큰 폭풍이 불어와서 그 배가 뒤집혀 나찰 귀신의 세계로 떠내려 가게 되었더라도 그 가운데 누구든지 한 사람이라도 관세음보살을 부르는 이가 있다면 모든 사람들이 나찰의 액난을 벗어나게 될 것이다.

여기에서 큰 불과 큰 물과 큰 폭풍은 자연재해에서 일어날 수 있는 세 가지 재앙, 즉 삼재(三災)다. 외적인 삼재도 피해야 하지만 내면의 재앙이기도 한 삼재는 성냄과 업의 바람인 업풍과 중생의 삶에서 끝내 채워지지 않는 목마름인 갈애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외적 삼재와 내적 재앙을 소멸하려면 올바른 기도를 해야 한다. 성냄은 인욕바라밀 수행으로 다스리고, 업풍은 지계와 정진과 선정으로 얻게 되는 반야바라밀 수행으로 다스리며, 갈애는 가져서 쌓는 작은 기쁨을 넘어 베풀어서 얻게 되는 큰 기쁨을 얻는 보시바라밀 수행으로 목마름을 채울 수 있다.

‘정토 삼부경’에서는 관세음보살님을 생각하고 그 이름을 부르면 중생이 얻는 이익이 이루 헤아릴 수 없다고 설하고 있다. ‘관무량수경’에는 ‘보살의 이름만 들어도 무량한 복을 받는데, 어찌 하물며 자세히 관함에 있어서야 말해서 무엇하겠는가?’라는 구절이 있다. 그럼 관세음보살님의 명호를 어떻게 불러야 가피를 많이 입을 수 있을까? 그 해답도 ‘정토삼부경’의 ‘아미타경’에서 명쾌하게 찾을 수 있다. 

한결같은 마음으로 흐트러지지 아니하면 그 사람이 임종할 때에 아미타불이 여러 성중(聖衆)들과 함께 그 사람 앞에 나타날 것이니라.

만약 서방정토 극락세계에 왕생하고자 하는 이가 있다면 마음이 산란하지 않고 한결같은 일심의 상태에서 기도를 해야 한다. 관세음보살님의 가피를 입어 모든 일들이 장애 없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지금도 불자들은 ‘일심불란’ 관세음보살을 부르고 있다.

덕산 스님 조계사 교육수행원장  duksan1348@nate.com

[1764호 / 2025년 2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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