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 초월명상의 현황-중

비싼 수업료에 발길 돌리는 대중 입문 수업료는 960불이지만 최고 등급서는 100만불 필요  매일 4시간 이상의 수행 요구 대중에겐 진입장벽으로 작용

2025-03-07     문진건 교수

초월명상의 대중화에 걸림돌이 되는, 또 다른 요인으로는 값비싼 수업료를 들 수 있다. 초월명상에 입문하여 명상을 배우기 위해서는 먼저 960달러(한화 약 130만원)의 수업료를 내야 한다. 이 정도쯤이야 큰 비용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일단 명상 수련을 시작하고 등급이 올라갈수록 새로운 도전이 기다리고 있는데, 이러한 도전을 이겨내고 더 높은 경지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수업료를 내야 한다. 입문 과정의 수수료는 960달러이지만, 가장 높은 수준의 ‘의식 상태’를 얻기 위한 라자 프로그램(TM Rajas)을 추구하는 사람은 마하리시 단체에 100만달러를 기부해야 한다. 그리고 가장 기본적인 프로그램의 수행자는 아침에 20분, 저녁에 20분 동안 명상을 하며 조용히 만트라를 반복하는 것만으로 충분하지만, 고급 수행자에게는 매일 4시간 이상의 헌신적인 수행이 필요하다.

초월명상(TM)의 신봉자 중에는 유명하고 부유한 사람이 많아서 비용에 크게 구애받지 않겠지만, 일반 대중의 눈높이에서 보면, 장기간의 수행에는 많은 돈과 시간이 필요하다. 그 때문에 초월명상은 점점 접근하기 어려운 명상법이 되었다.

1977년 초월명상에 입문하여 꾸준한 수행으로 가장 높은 단계에 도달했다고 말하는 짐 시버는 마하리시의 가르침에 따라 ‘우주 의식’의 가장 높은 세 가지 수준에 도달했을 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충만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베트남 전쟁 참전 용사이자 한때 가톨릭 사제가 되기 위해 공부했던 시버는 초월명상에 더욱 집중하기 위해 입문한 지 5년 후에 아이오와주 페어필드로 이사할 만큼 열정적이었다. 페어필드에는 초월명상 운동의 본부 중 하나인 마하리시 국제대학(MIU)이 있다. 이곳의 명상 커뮤니티 일원이 되는 것이 그에게는 매우 중요한 일이었다. 그는 매일 두 번씩 수백 명의 명상 수행자와 함께 마하리시 국제 대학의 황금빛 돔으로 가서 명상에 참여하였다.

그는 뇌의 잠재력을 일깨우기 위해 고안된 TM 시디 과정(TM-Sidhi program)을 수료함으로써 자신이 그러한 높은 수준에 도달했다고 믿고 있다. TM 시디 과정은 파탄잘리의 요가수트라에 근거해 1975년에 마하리시가 만든 프로그램이다.

초월명상이 크게 발전했던 1970년대의 미국 대중은 초월명상의 정체성을 분명하게 이해할 수 없었고, 초월명상에 많은 것을 요구할 만큼 불안했다. 마하리시가 단순히 명상을 수행하는 것이 세상의 모든 문제에 대한 만병통치약이라고 주장했을 때, 그들은 그 말을 믿었다. 초월명상은 전반적으로 힌두교 전통에 뿌리를 둔 일관된 신념 체계를 가지고 있었지만, 추종자들은 그것을 완전히 이해하지 못했다. 다른 한편으로 마하리시는 초월명상을 가르칠 때, 종종 그것을 세속적인 기법이라고 불렀다. 그래서 초월명상은 힌두교에 기반을 둔 신비한 명상법인 동시에 누구나 쉽게 연마할 수 있는 간단하고 세속적인 명상법이었다. 이러한 이중적인 정체성 때문에 초월명상은 어떤 사람에게는 순전히 세속적인 스트레스 해소 기법으로 보이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마하리시 국제대학에서 공부하기 위해 아이오와주 페어필드로 이주할 만큼 중요한, 초자연적인 힘을 주는 명상이었다. 초월명상의 이처럼 모호한 정체성 때문에 추종자들은 자기 나름대로 초월명상을 이해하고 받아들였다. 1970년대에는 이러한 이중적인 정체성 덕분에 오히려 초월명상이 대중적인 인기를 누렸다.

문진건 동방문화대학원대 교수 cherryhill2736@gmail.com

[1768호 / 2025년 3월 1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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