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산불 피해에 깊은 위로…“생명안전·문화유산 보호가 최우선”

총무원장 진우 스님 담화문 발표 고운사 방문…피해 규모 파악 봉정사 성보 대비 현황도 점검

2025-03-26     유화석 기자
경북 의성에서 발생한 산불로 제16교구본사 고운사의 주요 전각이 전소됐다.[사진=조계종]

최근 영남지역을 강타한 산불로 조계종 16교구본사 고운사의 우화루와 연수전 등이 전소되는 등 불교계의 피해도 확산되는 가운데,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이 긴급 담화문을 발표하고 피해 사찰과 국민들을 향한 깊은 위로와 함께 정부와 종단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을 약속했다.

진우 스님은 3월 26일 발표한 담화문에서 “영남 북부 지역을 휩쓸고 있는 화마로 인해 16교구 본사이자 천년고찰인 고운사를 비롯해 운람사 등 여러 사찰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예경의 대상이자 후대에 온전히 전해야 할 성보들이 돌이킬 수 없는 안타까운 피해를 입었다”고 밝혔다. 또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 곳곳의 산불로 인해 산중의 여러 사찰과 국민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며 안타까움을 드러냈다.

고운사.[사진=조계종]

조계종은 특히 산불로 인해 유명을 달리한 희생자들을 향해 극락왕생을 발원하고, 화재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정부기관과 사찰의 스님들을 비롯한 모든 사부대중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전했다. 진우 스님은 “국가유산청 등 정부기관과 긴밀한 협조를 통해 이동이 가능한 성보들을 선제적으로 이운하여 피해를 줄이고 있다”며 “여러 성보들의 이운에 힘써주신 사찰 스님들과 관계기관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어 “문화유산의 보호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생명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며 “정부 당국은 구조 인력과 진화대원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주기를 바라며, 재난 지역의 사찰에서는 인명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진우 스님은 반복되는 화재 피해 등 재난 예방에 종단의 역량을 더욱 기울일 것을 강조했다. “지난 낙산사 화재 이후, 종단은 지자체나 국가유산청 등 여러 유관기관과 함께 사찰의 재난 방지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마련해왔다”고 설명한 진우 스님은 “그럼에도 다시금 이러한 일이 발생해 매우 안타깝다”며 “피해를 입은 사찰들이 다시 법등을 이어갈 수 있도록 총무원에서는 가능한 모든 지원과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향후 재난에 대한 문화유산 관리시스템을 더욱 세밀히 보완해 나갈 계획임을 덧붙였다.

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스님은 3월 26일 고운사를 직접 방문해 피해 현장을 점검했다.[사진=조계종]
[사진=조계종]

담화문과 함께 진우 스님은 3월 26일 직접 피해 사찰을 방문해 현장 점검과 위로를 전한 사실도 공개했다. 진우 스님은 제8교구본사 직지사 주지 장명 스님, 문화부장 혜공 스님과 함께 전날 화재로 큰 피해를 입은 16교구본사 고운사를 찾아, 주지 등운 스님,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만나 피해 현황을 확인하고 화재 진화에 힘쓰고 있는 관계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후에는 안동 봉정사를 찾아 최응천 국가유산청장과 함께 화재 대비 현장을 점검했다.
현장 확인 결과, 3월 26일 오전 9시 기준 고운사는 국가유산 보물인 가운루와 연수전을 비롯해 극락전 등 주요 전각이 전소되는 큰 피해를 입었지만, 일주문, 대웅보전, 삼성각 등 일부 전각은 존치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 고운사의 세부 피해 현황은 계속 조사 중이다.

유화석 기자 fossil@beopbo.com

다음은 담화문 전문.

전국 산불 확산에 대한 대한불교조계종 담화문

영남 북부 지역을 휩쓸고 있는 화마로 인하여 우리 종단의 16교구 본사이자 천년 고찰인 고운사를 비롯하여 운람사 등 여러 사찰이 막대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예경의 대상이자 후대에 온전히 전해야 할 성보(聖寶)들이 돌이킬 수 없는 안타까운 피해를 입었으며, 지금 이 시간에도 전국 여러 곳의 산불로 인하여 산중의 여러 사찰과 국민들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화마로 인하여 유명을 달리하신 희생자분들의 극락왕생을 발원합니다.

먼저 산불 진화를 위해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는 정부기관과 사찰의 여러 스님들을 비롯한 사부대중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국가유산청 등 정부기관과의 긴밀한 협조를 통해 이동이 가능한 성보들을 선제적으로 이운하여 피해를 조금이나마 줄이고 있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지켜주신 성보는 미래세대가 지켜나갈 소중한 유산입니다. 여러 성보들의 이운에 노력해 주신 여러 사찰 스님들과 관계기관 여러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문화유산의 보호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도 생명이 가장 우선되어야 합니다. 정부 당국에서는 인력의 구조와 진화대원의 안전을 먼저 생각해주기를 바라며 재난 지역의 사찰에서는 인명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히 주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지난 낙산사 화재 이후, 우리 종단은 지자체나 국가유산청 등 여러 유관기관들과 함께 사찰의 재난 방지를 위하여 다양한 방안들을 마련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재로 인하여 다시금 이러한 일이 발생하게 된 점에 대하여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총무원에서는 피해를 입은 사찰들이 다시금 법등(法燈)을 이어 갈 수 있도록 가능한 지원과 노력을 다할 것입니다. 또한, 이번 화재를 계기로 우리 종단은 유관기관과 긴밀하게 협조하여 재난에 대한 문화유산 관리시스템을 더욱 세밀하게 보완해 나갈 것입니다.

현재 전국적인 산불로 인하여 큰 상처를 입으신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위로의 말씀을 전합니다. 우리 종단은 전 국민의 아픔을 함께 보듬고 극복해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산불이 완전히 진화되기를 기원하며 산불 진화 이후 유관기관과 함께 일상으로의 복귀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하겠습니다.

불기2569(2025)년 3월 26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

[1771호 / 2025년 4월 2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