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 삼보(三寶) 생각
수행의 첫 걸음은 삼보 생각하는 것 극락 새는 매일 수행법 노래 그 소리를 듣고 삼보를 생각 정토행자는 극락을 생각하며 일념으로 아미타불 칭명해야
“극락중생들은 이 새소리를 듣고 나서 모두 부처님을 생각하고, 법을 생각하며, 승가를 생각한다.”
극락의 새들은 오근, 오력, 칠각지, 팔성도분의 수행법을 극락의 주민들에게 들려줍니다. 그 소리를 들은 중생들은 삼보(三寶)를 생각합니다. 구마라집 번역과 범본에는 보이지 않지만, 현장 번역인 ‘칭찬경’에는 다음과 같은 구절이 덧붙여집니다.
“이 소리를 듣고 각자 염불(念佛)·염법(念法)·염승(念僧)하면, 무량한 공덕이 그 몸에 스며들어 수행된다[勳修].”
극락의 새소리가 전하는 수행법이 “삼보를 생각”하는 것에 집약되어 있다는 것으로 이해됩니다. 37조도품의 오근 중 신근(信根, śraddhendriya)은 “여래에게 일으킨 청정한 믿음의 근본이 견고하여 외력(外力)이 그 마음을 무너뜨릴 수 없는 것”입니다. 이는 사불괴정(四不壞淨)이라고도 하는데 불(佛)·법(法)·승(僧)과 계(戒)에 대한 견고하고 청정한 믿음을 의미합니다. 따라서 새소리를 듣고 삼보를 생각하는 것은 모든 공덕의 밑거름이 되며, 수행의 근본이 됩니다.
‘무량수경’의 태화단(胎化段)에는 부처님의 지혜를 확실히 믿지 않아서 극락의 변두리에 태어나는 중생에 대한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들이 극락 변두리에서 누리는 쾌락은 육욕천중 제2 도리천에 버금가지만, 500년 동안 부처님과 보살·성문을 뵐 수 없고, 경의 가르침을 듣지도 못합니다. 이 변두리 중생이 받는 고통 중에 가장 심한 것이 삼보를 늘 생각하는데도 바로 접할 수 없는 것입니다. ‘대아미타경’에서는 ‘바로 삼보를 뵐 수 없는 자신의 잘못을 탓하면서 멀리서 비춰오는 아미타불의 광명만 보고도 기뻐한다’고 하여 삼보에 대한 그리움을 애잔히 표현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범본 ‘무량수경’에는 이들이 자신의 처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는 절박함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극락은 삼보를 늘 가까이할 수 있는 곳인데 지척에 그런 곳을 두고 그리워하기만 하라니 정말 극락에 지옥이 없다고 하는데도 그에 맞먹는 괴로움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이렇게 따지고 보면, 불자로서 지켜야 하는 마음 중에 근본이 바로 삼보를 늘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왜냐하면 극락 중생은 이미 깨달음이 결정된 정정취인데도 수행법을 듣고 가장 처음 하는 행동이 삼보를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고 나면 그 공덕이 천천히 스며들어 깨달음에 이르게 된다는 맥락이 새소리를 듣고 나면 일어나는 수행의 수순인 것입니다.
성공을 설명하는 것 중에 “이미 성공한 사람을 모방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그 때문에 성공 사례를 소개하는 책이 자주 그리고 많이 출판됩니다. 석가모니불께서 중생에게 전한 고·집·멸·도의 사성제 가르침 중 도(道)의 방법으로 정토법문을 선택한 정토신자가 읽어야 할 성공사례집은 ‘정토삼부경’입니다. 이미 극락왕생에 성공한 중생이 새소리를 듣고 하는 행동이 삼보 생각이라면, 지금 우리가 비록 극락의 새소리를 들을 수는 없는 처지이지만 삼보를 생각하는 것은 따라 해볼 만합니다. 게다가 37조도품의 5근 중 첫째 수행법이기도 합니다. 정토신자는 아티타불을 믿고 따라야 합니다. 먼저 아미타불을 생각하고, 아미타불을 칭명하여 왕생할 수 있다는 법을 믿고, 그곳에서 수행하고 있는 왕생자가 있음을 믿는 것입니다. 이 모든 과정이 한 소리 “아미타불”에 담겨있습니다. 비록 극락이 아니어도, 지금 이 자리에서 ‘삼보(三寶)을 생각’합시다. 나무아미타불
미탄 스님 mitankha@gmail.com
[1774호 / 2025년 4월 2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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