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명상과 기적, 그리고 검증되지 않는 이야기 - 상

아픈 이들의 희망, 명상 기반 치유 명상 통한 회복 경험 주장하는 디스펜자, 여러 프로젝트 지원 양자물리학·자발 치유 접목에 과학자들 “비유적 설명” 비판

2025-07-11     문진건 교수

57세의 데브라는 몇 년 전, ‘무증상 다발골수종’이라는 희귀한 병을 진단받았다. 혈액암으로 발전할 수도 있는 무서운 병이었다. 의사는 곧바로 항암 치료를 권했다. 하지만 데브라는 약물이 몸에 남길 부작용이 두려워 치료를 거부했다.

그 무렵 친구가 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명상으로 병을 고친 사람이 있어. 한번 해보는 게 어때?” 그 사람은 바로 조 디스펜자였다. 디스펜자는 “명상으로 몸을 치유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사람들에게 희망을 전해왔다. 데브라는 그의 수련회에 참여하기로 했다.

디스펜자가 명상으로 병을 고칠수 있다는 신념으로 이런 길을 걷게 된 데는 이유가 있었다. 30여 년 전, 그는 캘리포니아에서 열린 트라이애슬론에 출전했다가 끔찍한 사고를 당했다. 시합 도중 과속으로 달리던 한 차량이 그의 자전거를 들이받았다. 사흘 뒤 깨어나 보니 척추뼈가 여섯 개나 부러져 있었다. 의사들은 말했다. “수술하지 않으면 영구적인 마비가 올 겁니다. 수술해도 평생 고통 속에 살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수술 대신, 다른 길을 선택했다. 카이로프랙틱(척추교정술) 박사였던 그는 침대에 엎드린 채 매일 몇 시간씩 자신의 척추가 회복되는 모습을 떠올렸다. 뼈가 맞춰지고, 신경이 살아나고, 몸이 치유되는 장면을 머릿속에서 수없이 그렸다.

“척추 하나하나, 신경 하나하나가 회복되는 걸 상상했습니다.”

그렇게 석 달을 보낸 끝에 그는 기적처럼 일어섰다. 수술 없이 완전히 회복된 것이다. 이 경험은 그의 믿음을 바꾸어 놓았다. 그는 마음이 몸을 바꿀 수 있다는 강한 신념을 가지게 되었다. 그리고 그 신념을 뒷받침하기 위해 공부를 시작했다. 뇌의 신경가소성, 정신신경면역학, 명상, 그리고 후성유전학까지. 그는 이 지식을 토대로 수많은 책을 쓰고, 워크숍을 열며, 명상을 가르치기 시작했다.

그가 가르치는 명상법은 마음챙김, 시각화, 호흡법, 긍정심리학 등이 혼합된 형태다. 특히 그는 ‘에너지 중심’(차크라와 유사함)에 의식을 집중하며 척추를 따라 의식을 끌어올리는 수행법을 강조한다. 

또 자신이 원하는 미래를 이미 이루어진 것처럼 생생하게 상상하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병을 고치고 싶은 사람이라면 이미 치유된 듯한 기분을 느끼며, 몸이 재생되는 모습을 머릿속에서 생생하게 그려보는 것이다. 이제는 데브라도 마음이 병을 고칠 수 있다는 사실을 믿는다. “생각과 감정이 우리 몸을 병들게 할 수 있다면, 생각과 감정으로 몸을 건강하게 만들 수도 있어요.”

디스펜자는 자신의 경험을 과학적으로 증명하기 위해 수많은 과학적 연구를 후원했다. 지난 20년 동안 명상과 신체의 관계를 연구하는 여러 프로젝트를 지원해왔다. 그리고 이제는 자신있게 말할 수 있게 됐다. “신비로움을 신비롭게 만드는 것이 바로 과학입니다. 양자물리학, 신경과학, 정신신경면역학 등 모든 것을 합치면 새로운 가능성이 보입니다.”

하지만 그의 주장은 여전히 논란 속에 있다. 과학자들은 특히 그가 즐겨 인용하는 양자물리학과 자발적 치유에 대해 “그의 설명은 과학적이라기보다 비유적”이라며 비판적이다. 그의 이야기가 진짜 기적인지, 혹은 마음의 힘을 믿고 싶은 사람들의 환상인지, 아직 명확히 답을 내리기는 어렵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있다. 그의 이야기는 많은 사람들에게 여전히 희망을 준다는 점이다.

문진건 동방문화대학원대 교수 cherryhill2736@gmail.com

[1785호 / 2025년 7월 1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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