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 아유월치(阿惟越致)

극락왕생하면 모두 정정취 된다 정정취 되면 깨달음은 확실 그래서 극락선 누구나 해탈 정정취 되는 건 쉽지 않지만 정토문 통하면 바로 정정취

2025-08-18     미탄 스님

“극락국토 중생으로 태어나는 자는 모두 아비발치이다. 그 중에는 일생보처(一生補處)가 많다. 그 수가 매우 많아서 세어서 알 수있는 정도가 아니라서 단지 무량무변 아승지겁이라고 말할 수 있을 뿐이다.”

‘아비발치’ 또는 ‘아유월치’라는 말은 ‘avinivartanīya’ 또는 ‘avaivartika’ 를 음사한 것으로 ‘정정취(正定聚)’입니다. ‘무량수경’의 제11원과 그 과문(果文)에 의하면 극락에 왕생하면 모두가 ‘정정취’에 머물게 됩니다. 그 원인을 경전에서는 다음과 같이 정확히 밝힙니다.
“저 극락에 태어나면 모두 정정취가 된다. 왜냐하면 그 국토에는 사정취(邪定聚)와 부정취(不定聚)가 없기 때문이다.” 

극락에는 나쁜 것이라고는 이름조차 없습니다. 깨달음에 도달하는 데는 ‘정정취’가 가장 확실하므로 그 외 다른 지위에 머무르는 대중은 없다는 말입니다. 대승불교에서 정정취가 되는 일은 해탈로 가는 필수요건입니다. 대승의 요체라 평가되는 ‘대승기신론’의 일심(一心)을 바르게 믿는[正信] 경지 또한 정정취가 되어야 비로소 이룰 수 있습니다. ‘금강경’의 사향사과(四向四果)에서는 예류(預流)인 수다원(須陀洹)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정정취를 가장 정확하게 설명한 말은 ‘아미타경’에도 나오는 “불퇴전어아뇩다라삼먁삼보리(不退轉於阿耨多羅三藐三菩提)”입니다. 

우리말로 풀이하면 ‘위 없이 높고, 올바르면서, 견줄 것이 없는 깨달음의 길에서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싯다르타가 보리수 아래서 마라의 끊임없는 유혹에 굴복하지 않고 깨달음으로 나아간 그 굳건한 마음입니다. 극락에는 성불(成佛)할 인연이 없는 ‘사정취’가 없고, 성불할 인연이 아직 결정되지 않은 ‘부정취’도 없습니다. 모두 반드시 깨달을 인연뿐입니다. ‘일생보처’는 ‘ekajātipratibaddha’로 ‘한 생에만 묶여 있다’는 의미입니다. 다음 생에는 반드시 부처가 된다는 말이므로, 사향사과에서 보면 일래(一來)인 ‘사다함(斯多含)’이라 하겠습니다.

‘아미타경’을 보면 극락 대중이 ‘아비발치’이기는 하지만 모두가 ‘일생보처’는 아닌 것 같습니다. 그러나 범본에서는 ‘아비발치’인 동시에 ‘일생보처’라고 했고, ‘무량수경’에도 제22원에서 극락왕생하면 모두 ‘일생보처’가 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보살이 중생을 구제하기 위해 서원을 세워 여러 번 태어나고자 하는 경우는 제외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아미타경’에서는 중생을 제도하겠다고 서원을 세운 보살까지 포함해 일생보처가 아닌 극락 대중도 있다고 한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극락에 왕생하면 모두가 깨달음의 길에서 물러서지 않는 ‘정정취’가 되는 동시에 ‘일생보처’가 되어 다음 생에 반드시 부처가 되는 것입니다. 

극락에 왕생하면 바로 ‘정정취’가 된다고 하는데, 원래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십주비바사론’의 ‘아유월치상품’에는 ‘아유월치’의 형상을 성취하기 위해서는 “선근을 닦고 모아 선근이 더욱 깊어져야 한다”고 합니다. 이에 ‘이행품’에서 “오래도록 여러 어려운 행을 해야 비로소 아유월치가 되니, 쉬운 방법을 알려달라”고 합니다. 그때 제시되는 방편이 정토문(淨土門)으로서 “아미타불의 명호(名號)를 칭(稱)”하는 것입니다. 
정리하면, 불퇴전지(不退轉地)인 정정취가 되는 일은 쉽지 않은데다, 시간도 오래 걸리지만, 정토문을 통하면 바로 정정취가 될 수 있다는 말입니다. 해탈로 가려 애쓰고 있는데 이생에 보살 초지(初地)인 정정취가 되지 못할까 해서 불안하시다면 불러봅시다.

“나무아미타불”

미탄 스님 mitankha@gmail.com

[1789호 / 2025년 8월 20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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