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 명상과 기업문화 - 상

직원 복지 핵심으로 우뚝 선 ‘명상’ 국내외 기업, 명상 도입 박차 차트멍 탄 등 수련 경험 반영 직원의 자기 회복 지원 목적 작은 멈춤, 회사 성과에 기여

2025-08-29     문진건 교수

“직원이 행복할수록 더 창의적이고 성과가 높아진다.”

현대 경영에서는 이미 상식처럼 받아들여지는 말이다. 그래서 많은 기업이 직원 복지를 혁신 중이다. 사내 피트니스센터, 심리상담 제도, 탄력근무제 등은 이제 흔한 풍경인데, 최근 몇 년 사이, 여기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한 키워드가 ‘명상’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는 이미 2010년대부터 명상이 직원 복지 프로그램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구글은 ‘Search Inside Yourself(내면검색)’라는 마음챙김 기반 교육을 운영했고, 페이스북과 세일즈포스는 사내 명상실을 만들거나 정기적인 집단 명상 시간을 운영했다. 이는 단순한 유행이 아닌, 직원의 감정 조절·스트레스 관리 능력을 높여서 더 창의적이고 안정적인 성과를 내려는 전략이었다.

한국 기업도 비슷한 흐름을 보이는데, 삼성과 LG 같은 대기업은 2015년 전후로 요가와 명상을 사내 연수 프로그램에 포함하기 시작했다. 대기업 직원들은 일정 시간 회사의 명상 세션에 참여하며, 업무 중간에 마음을 정리하고 재충전할 수 있다. 이런 시도는 직원들의 몰입과 만족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었다.

반면, 스타트업에서는 명상이 조금 더 색다른 방식으로 활용된다. 단순한 휴식이 아니라, 구성원의 신뢰와 유대감을 높이는 팀 빌딩과 창의적 아이디어 발굴의 도구로 쓰인다. 예를 들어, 신생 IT 스타트업에서는 주간 회의 전에 5~10분 명상을 하며 팀원들의 긴장을 풀고, 자유롭게 의견을 나누는 분위기를 조성한다. 이런 작은 ‘멈춤’ 하나가 아이디어의 흐름을 바꾸고, 팀 내 신뢰와 유대감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흥미로운 점은, 기업 명상이 단순히 “이윤 창출 수단”으로만 시작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이다. 실리콘밸리의 사례에서도 볼 수 있듯, 명상을 전파한 주요 인물들은 명상을 통해 자신의 삶을 바꾼 경험을 바탕으로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구글의 ‘명상 전도사’ 차드멍 탄, 애트나 CEO 마크 베르톨리니, 세일즈포스 CEO 마크 베니오프가 대표적이다. 그들에게 명상은 삶을 바꾸는 계기였다.

마크 베르톨리니는 명상이 스트레스 완화를 넘어 삶 전체의 태도를 바꾸는 힘을 가진다고 말한다. “명상 수련은 세상을 보는 방식과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를 극적으로 바꿨습니다.” 스키를 타던 중 입었던 심각한 사고와 만성통증 속에서 약물에 찌들어 살았던 그는 약물을 끊고 요가와 마음챙김 명상 중심의 심신치유를 시도했다. 그는 꾸준한 요가와 명상으로 마음의 근본적 변화를 일으켰고, 삶과 감정을 회복할 수 있었다. 이후 CEO로서 명상 기반 웰빙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도입했다. 또 마크 베니오프는 명상을 통해 자신이 경험한 심신의 평화와 행복을 모든 사람과 나누고자 회사 층마다 명상실을 설치하며 “이 공간은 직원들이 다시 자기 자신을 회복하는 쉼터”라고 설명한다.

오늘날 기업 명상은 점점 하나의 조직 문화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예전에는 사무실에 헬스장이 없었지만, 이제는 당연하게 설치되듯, 머지않아 기업마다 명상실이나 마음챙김 프로그램이 있는 것이 자연스러운 풍경이 될지도 모른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변화의 바탕에는 단순한 경영 전략이 아닌, 명상을 통해 삶이 바뀐 개인들의 진심 어린 경험이 있다는 사실이다. 이렇게 직원 한 사람 한 사람의 작은 ‘멈춤’과 회복이 모여, 회사 전체의 분위기와 성과까지 바꿔 놓을 수 있다.

문진건 동방문화대학원대 교수 cherryhill2736@gmail.com

[1791호 / 2025년 9월 3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
※ 이 기사를 응원해주세요 : 후원 ARS 060-707-1080, 한 통에 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