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신라 불교유산으로 드러난 함안 의곡사지, 발굴성과 공개

11월 25일, 불교문화유산연·함안군 함안박물관서 성과보고회·현장공개

2025-11-12     박건태 기자
함안 의곡사지 전경.[불교문화유산연구소]

불교문화유산연구소(소장 혜공 스님)와 함안군(군수 조근제)은 11월 25일 오전 10시 30분 함안박물관에서 ‘함안 의곡사지 조사성과 보고회 및 현장 공개’를 개최한다. 이번 행사는 국가유산청(청장 허민)이 기획재정부 복권기금의 지원을 받아 2013년부터 추진 중인 ‘중요 폐사지 시·발굴조사 사업’의 일환으로, 그동안 진행된 함안 의곡사지 발굴조사의 성과를 공유하고 현장을 일반에 공개하기 위해 마련됐다.

행사는 성과보고회를 시작으로 오후 2시 함안군 강명리 산1번지 일원 의곡사지에서 현장공개가 이어진다. 보고회에서는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에 걸쳐 진행된 함안 의곡사지 발굴조사의 주요 성과가 종합적으로 소개된다. 발표는 △‘함안 의곡사지 발굴조사 성과와 가람’ △‘함안 의곡사지 관련 문헌과 의지승 용례 검토’ △‘함안 의곡사지 출토 불상 고찰’ 순으로 진행된다.

‘의곡사 의지승 진기’명 기와.[불교문화유산연구소]

당초 절의 이름이 알려지지 않아 ‘강명리사지1’로 불렸던 이 유적은 2021년 1차 시·발굴조사에서 ‘의곡사(義谷寺)’라는 사명을 확인할 수 있는 명문 기와편이 출토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이어진 연차조사를 통해 의곡사지의 중심 건물지를 비롯한 사역(寺域)의 구조가 점차 드러났으며, 통일신라시대의 탑지·금당지·(추정)강당지·이방형(耳房形) 건물지·대형 석축·기와가마 등과 함께 다양한 불교유물도 확인됐다. 지금까지의 조사로 총 9구의 통일신라시대 불상과 고려시대 청동소탑, 철제종, 청동풍탁 등이 출토됐으며, 이는 함안 지역 불교문화의 융성과 사찰의 위상을 보여주는 중요한 고고학적 근거로 평가된다.

의곡사지 출토 청동불두.[불교문화유산연구소]
의곡사지 출토 금동불입상.[불교문화유산연구소]
의곡사지 출토 막새.[불교문화유산연구소]

함안 의곡사지 발굴조사는 의곡사가 단순한 사찰 유적을 넘어, 함안 지역의 역사와 불교문화의 중심지로 기능했음을 실증적으로 밝혀낸 중요한 사례로 평가된다. 특히 당시 왕경 경주에서 사용된 것과 동일한 양식의 치미편과 기와편, 그리고 고려시대 의곡사 중창(重創)을 입증하는 ‘의지승 진기(依止僧 眞奇)’ 명문 기와의 출토는 의곡사가 통일신라에서 고려로 이어지는 지역 불교사의 핵심 사찰이었음을 보여준다. 이번 조사 성과는 의곡사의 위상을 재조명하고, 함안을 중심으로 한 남해안 불교문화의 전개 과정을 새롭게 규명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함안군은 “이번 보고회와 현장공개를 통해 지역민들과 그간의 조사 성과를 공유하고, 지역 문화유산에 대한 관심과 자긍심을 높이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라며 “향후 추가 발굴조사와 함께 사적 지정 등의 절차를 적극 추진해 의곡사지를 함안을 대표하는 역사문화자원으로 육성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박건태 기자 sky@beopbo.com

[1801호 / 2025년 11월 19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