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 스님 ‘종교 관용 7원칙’으로 세계 평화 메시지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주도, ‘관용의 나라’ 회의 참석 타슈켄트서 각국 종교지도자와 평화 공존 방안 논의

2025-11-16     이재형 대표
중앙승가대 기획실장 지우 스님이 11월 15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관용의 나라’ 국제 학술실무회의에서 ‘세계 종교인들이 가져야 할 관용의 정신’을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우즈베키스탄 종교위원회가 주최한 이번 회의에는 각국의 종교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중앙승가대 기획실장 지우 스님이 우즈베키스탄 국제 종교 대화 회의에서 세계 종교인들이 실천해야 할 ‘관용의 7원칙’을 제시해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한국불교계를 대표해 참석한 지우 스님의 발표는 종교 간 화합을 통한 세계 평화 실현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지우 스님은 11월 15일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 열린 ‘우즈베키스탄-관용의 나라’ 국제 과학 실용회의에서 ‘세계 종교인들이 가져야 할 관용 정신’을 주제로 발표했다. 이 회의는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의 종교 간 대화 정책 일환으로 우즈베키스탄 종교위원회가 주최했으며, 기독교, 이슬람, 불교 등 10여 개 국의 종교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130여 민족과 16개 종교가 공존하는 다종교 국가인 우즈베키스탄은 미르지요예프 대통령 집권 이후 종교 관용 정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국제 관용의 날(11월 16일)을 맞아 열린 이번 회의는 종교 관용과 평화 공존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마련됐다.

지우 스님은 발표에서 “모든 종교는 인간 고통의 원인을 해결하고 바른 진리와 삶을 추구하며 자비와 베풂을 실천하려는 공통의 근본정신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종교의 다양성은 분열의 원인이 아니라 인류 문명의 아름다운 조화”라며 종교 간 화합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특히 스님은 세계 종교인들이 지녀야 할 ‘관용의 7가지 정신’을 제시해 큰 호응을 얻었다. △다양성 속 조화 △상호 존중과 이해 △대화와 협력의 자세 △겸허와 자기 성찰 △사랑과 자비 실천 △평화의 문화 확산 △인연법의 가르침이 그것이다.

스님은 “진정한 신앙은 자신만이 옳다고 주장하는 배타성에서 나오지 않는다”며 “자기 안의 진리를 체득하고 실천하면서도 타인의 길을 존중할 줄 아는 넓은 마음에서 출발한다”고 말했다. 또 “아무리 자신의 종교가 절대적 진리라 믿더라도 인간의 인식에는 한계가 있음을 자각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연법에 대해서는 “‘모든 것은 인연으로 생하고 인연으로 멸한다’는 부처님의 가르침은 우리가 서로 깊이 연결된 존재임을 일깨워준다”며 “변화하는 몸과 마음에는 고정된 ‘나’나 ‘내 것’이 없기에 탐욕·화·미움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중앙승가대 기획실장 지우 스님이 우즈베키스탄 국제 종교 대화 회의에서 세계 종교인들이 실천해야 할 ‘관용의 7원칙’을 제시해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회의 참석차 우즈베키스탄을 방문한 지우 스님이 타슈켄트 회의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스님은 이 자리에서 종교 관용의 7원칙을 제시하고 테르메즈 불교 유적 보존 방안을 제안해 참석자들의 호응을 얻었다.
한국불교계를 대표해 참석한 지우 스님의 발표는 종교 간 화합을 통한 세계 평화 실현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캡션: 지우 스님이 우즈베키스탄 종교 관용 국제회의 참석 종교 지도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지우 스님은 우즈베키스탄 남부 테르메즈 지역의 고대 불교문화유산 보존 필요성도 강조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소중한 불교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지만 많은 이들이 이를 알지 못한다”며 “테르메즈 지역의 불교 유적 보호와 활용이 시급하다”고 제안했다.

테르메즈는 1~7세기 쿠샨왕조 시대 중앙아시아 최대 불교 중심지였던 곳이다. 630년 현장 스님도 ‘대당서역기’에 이 지역을 기록하며 “10개 이상의 사원, 1000여 명의 스님, 수많은 탑과 불상”이 있었다고 남겼다. 그러나 현재 파야즈테파, 주르말라대탑 등 핵심 유적은 방치돼 훼손이 심각한 수준이다.

스님은 “테르메즈는 우즈베키스탄이 세계에 선물할 수 있는 선조들의 자랑스러운 유산이자 인류문화의 귀중한 자산”이라며 “세계 불자들이 순례할 수 있도록 보호하고 활성화한다면 우즈베키스탄 경제 발전에도 도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우 스님은 전쟁·증오·기후위기 등 인류가 직면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종교의 윤리적 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과학이나 정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관용과 자비 정신이 함께해야 한다”며 “대립 대신 대화, 차별 대신 존중, 무관심 대신 사랑을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다른 종교 배우기·체험하기’ 등 종교 간 교류를 확대해 서로의 신앙을 이해하고 우정을 쌓아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마지막으로 미르지요예프 대통령의 종교 간 평화 정책에 감사를 전하며, 우즈베키스탄 내 한국 사찰 수행 환경 개선에도 관심을 요청했다.

우즈베키스탄은 2018년 유엔 총회에서 ‘교육과 종교적 관용’ 결의안을 주도하는 등 종교 간 대화와 관용 문화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매년 9월 ‘선언의 대화’ 국제포럼과 11월 국제 관용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하며 종교 기구 간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지우 스님의 이번 참여는 한국 불교계가 국제 종교 대화 무대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확대해나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 있는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한편 지우 스님은 우즈베키스탄의 유일한 한국 사찰인 자은사를 방문해 법회 등에 참석했다. 그리고 이곳 자은사 주지이며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종교위원회 불교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조주 스님과 한국의 출가 교육에 대한 논의 및 한국 교육기관 입학 문제 등에 대해서도 협의했다. 조주 스님은 우즈베키스탄의 젊은이와 고려인 등을 다수 출가시키기도 했다. 

이번 회의는 샤브카트 미르지요예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의 종교 간 대화 정책 일환으로 우즈베키스탄 종교위원회가 주최했으며, 기독교, 이슬람, 불교 등 10여 개 국의 종교 지도자들이 참석했다.
우즈베키스탄의 이슬람지도자와 우즈베키스탄 자은사의 조주 스님(오른쪽). 조주 스님은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종교위원회 불교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지우 스님은 우즈베키스탄의 유일한 한국 사찰인 자은사를 방문해 법회 등에 참석했다. 그리고 이곳 자은사 주지이며 우즈베키스탄 대통령 종교위원회 불교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조주 스님과 한국의 출가 교육에 대한 논의 및 한국 교육기관 입학 문제 등에 대해서도 협의했다.

[1802호 / 2025년 11월 26일자 / 법보신문 ‘세상을 바꾸는 불교의 힘’]